경찰행정학과 출신의 정세영 학우가 들려주는 세무사 시험 합격 수험기
▲ 정세영 학우
전문직 시험이 열풍이다. 올해 세무사 1차 시험에는 1만 8천여명이 몰렸다. 이는 5년 전 대비 약 106%나 증가한 수치다. 시험 난이도 역시 몰리는 응시자 수만큼이나 어려워지고 있다. “가시밭 길 같은 고시밭 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그럼에도 매년 궂은 길을 꿋꿋이 참아가며 결승점에 도착하는 우리대학 합격생들이 있다. 지난 11월 13일에는 경찰행정학과 출신의 17학번 정세영 학우가 세무사 시험 합격 소식을 알렸다. 비전공자로서 준비한 세무사 시험이라 어려운 점도 많았을 텐데 그는 2년만에 세무사 시험을 합격했다. 그만의 합격 비결은 무엇일까. 축하의 인사를 건네며 정세영 학우의 합격 수험기를 들어보았다.
Q1. 안녕하세요 정세영 학우님, 세무사 시험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고된 수험기간 끝에 이뤄낸 합격증이라 기쁨이 남다르실텐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언젠가 세무사 시험을 합격해서 이런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희망이 이뤄져서 기쁩니다. 운이 너무나도 따라줘 요번 시험에 붙을 수 있었기에 저보다 훌륭하신 분들이 차고 넘쳐서 이런 인터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인생에 있어서 한 걸음 성공적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돼서 행복합니다. 저보다 주변 분들께서 더 기뻐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2. 경찰행정학과로서 세무사 시험을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저는 학창 시절 경찰 또는 검사 등 사법기관과 관련된 직무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 경찰행정학과에서 공부해 경찰이 되고 싶었습니다. 다만, 실제로 학교를 다니면서 경찰이라는 직업과 제 성격 및 가치관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고, 경찰이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하는 동기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스스로가 경찰이라는 직업에서 요하는 사명감을 갖고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이후 다른 직업을 고민하던 중 급여와 같은 현실적인 측면 외에도 세무사라는 직업의 장점 중 다양한 직군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제 성격과 잘 맞을 것 같다는 판단 하에 세무사 시험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2-1. 전공과 다른 시험을 준비했을 때 오는 어려움은 없었나요?
많았습니다. 저는 회계라는 학문을 처음 접했기에 관련 용어부터 익숙하지 않았고, 단순한 내용을 이해하는데 세네번 이상을 다시 보아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관련 전공을 공부한 사람들이 비교적 간단하게 넘어가는 회계원리를 공부하는 것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전공자와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걱정도 공부를 함에 있어서 부담으로 다가왔고, 한동안 이미 공부를 하고 시험에 진입한 전공자들을 부러워하기도 했었습니다.
Q3. 세무사 시험 공부기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저는 22년 1학기에 회계원리를 공부한 후 22년 7월부터 전업으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해 24년 8월까지 공부를 했습니다.
Q3-1. 세무사 시험 합격을 위한 본인만의 공부 전략이 있었다면 말씀해주세요.
세무사 시험을 공부할 때 저는 지치지 않고 달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일주일 단위로 루틴을 만들어 공부를 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들지 않게 노력했습니다. 아침잠이 많은 저는 오전 10시부터 공부를 시작했고 보통 오후 10시까지 공부를 했습니다. 대략 일주일에 열품타 기준으로 55시간 정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공부를 하게 되면 반드시 체력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일주일에 3회 이상 1시간씩 운동을 했습니다. 다만, 시험 직전 몇 달 전부터는 그 모든 전략을 무시하고 하루에 12시간 이상 최선을 다해 공부했습니다. 많은 양을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시험 직전에 최대한 머리 안에 많은 내용이 담겨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3-2. 세무사 시험에 필요한 역량이 있을까요?
엉덩이 7, 운 2, 머리 1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머리가 좋을수록 시험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세무사 시험은 많은 양을 시험 직전까지 계속해서 반복 복습을 해야 하기에 그 과정을 이겨낼 수 있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3-3. 다음 세무사 1차 시험이 5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1차 시험 수험생들을 위해 해주실 조언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는 수험생활 동안 전부 인터넷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다만, 학원의 스케쥴을 최대한 따르려고 노력하는 편이었습니다. 또한, 정인국 강사의 조언 중 시험 직전 2달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따라서 4주 내 1회독, 2주 내 1회독, 1주 내 1회독, 마지막 1주일 간 마무리 복습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2달 이내에 모든 강의를 완강하겠다는 공부 계획을 짰습니다.
하루에 대략 6개의 강의를 듣고, 중요도 우선 순위에 따른 복습 및 며칠 전 내용 누적 복습이 하루 일정의 대략적인 틀이었습니다. 또한 가장 머리가 잘 돌아가는 시간대에 아웃풋 공부 또는 가장 어렵고 중요한 과목을 복습했고, 집에 가기 직전이나 가장 공부가 안될 때 강의와 같은 인풋 공부 또는 행정소송법 및 재정학을 공부했습니다. 저는 인터넷 강의를 들었기에 멈춰놓고 이해가 안되면 혼자서 다시 한번 이해하거나, 강사가 풀어주는 문제를 먼저 풀어보는 등, 최대한 인터넷 강의의 장점을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Q4. 고된 수험생활인 만큼 여러 방면의 고비가 찾아오기도 했을텐데요. 그럴 때마다 어떻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낮은 세법학 모의고사 성적에 시험을 합격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좌절감이 들어 3주 정도 공부를 아예 하지 않았고, 차라리 더 늦기 전에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과 함께 시험을 포기하려고 했었습니다. 그 때 친한 친구가 “10년 이상 봐왔던 너 중에 오늘이 제일 못났다. 요번 시험까지는 최선을 다하고 나서 그때 고민해도 늦지 않다.”라는 말을 해줬고, 스스로도 도망치려고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도 고비가 찾아오거나 공부를 하기 싫을 때에도 딱 시험이 끝날 때까지만 참고 공부해서 그 이후에 다른 진로를 찾더라도 후회를 만들지 말자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Q5. 대학 생활에서의 잊지못할 추억이나 펼쳐보고 싶었던 꿈이 있었을까요?
선후배 및 동기들과 매주 밤마다 캠퍼스를 순찰하고 같이 대화하던 봉사활동이 너무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또, 기타와 같은 악기를 연주하며 밴드 동아리에서 공연을 해보고 싶었는데 악기를 다룰 줄 몰라 도전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 혜화관 구름 다리 앞에서 동기들과 함께 (가운데 정세영 학우)
Q6. 세무사 시험 진입을 고민 중인 후배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경기가 좋지 않기에, 취업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제가 세무사를 준비한 이유 중 하나 역시 취업 시장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확실한 전문직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은 매우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은 맞는 것 같습니다. 다만, 취업을 짧게나마 준비해보았던 제가 느낀 바로는, 취업을 준비하는 것과는 다르게 시험을 준비하는 것 역시 괴롭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취업이 어려워서 대안으로 세무사를 준비하는 것은 상당한 기회비용을 수반하는 일이기에 충분한 고민을 미리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세무사 시험을 진입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비전공자인 저도 합격한 것처럼 노력과 적절한 시기에 따라주는 운이 함께라면 여러분들도 모두 세무사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응원합니다!
Q7. 끝으로, 앞으로의 목표와 세무사로서의 포부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세무사로서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계속해서 정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능한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싶습니다. 거기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아가면서 조금 더 견문이 넓고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세무사로서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싶습니다. 그런 세무사가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웹진기자 이태건(국어국문문예창작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