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만에 13번째로 지정된 우리대학 소장 보물을 알아보자
지날달 26일 문화재청이 우리대학 중앙도서관 소장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4~6’을 보물로 지정했다.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은 중생이 살아가면서 저지른 원한이나 온갖 죄를 참회법을 통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영혼천도용(靈魂薦度用)으로 사용되는 불교 의식집이다. 중국 양나라 무제가 황후 치씨(郗氏)를 위해 편찬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선 1316년(충숙왕 3년) 이래 여러 번 간행되었다.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은 고려 말과 조선 초 불교 문화 연구와 불경 인쇄술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대학 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4~6은 1316년(충숙왕 3년) 음력 8월 보현사(普賢寺)의 승려 석련(釋連)이 주도하여 변산에서 개판한 판본으로, 전체 10권 중 권4~6이 보물로 지정되었다. 그 중 권4와 권6은 기존의 보물 지정 판본 가운데 확인되지 않는 권차로 자료적 희소가치를 지니고 있어 보물로 지정해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대학 중앙도서관에서 불교 기록 문화유산과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4~6’ 보물 지정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은 어떤 내용을 지닌 불교 문화유산인가요? 이번 보물 지정은 어떤 의미를 갖는 지 궁금합니다.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은 죽은 자의 영혼을 극락세계로 천도할 때 사용하는 불교 의식집으로 중국 양나라(AD 502~549) 무제가 죽은 황후 치씨(郗氏)를 애도하기 위해 여러 법사들이 지은 <자비도량 참법>을 편집한 책입니다. 이후,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여러 판이 간행되었는데 그 중 우리학교 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은 1316년 고려 충숙왕 때 개판(改版)한 것으로, 2022년 현재 기준 국내 보물로 지정된 판본 중 가장 오래된 판본입니다.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은 전체 10권으로 이루어진 책이며, 1316년에 개판한 판본 중 보물로 지정된 권은 권 5, 권 9, 권 10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보물 지정에서 우리 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권4~권6이 모두 보물로 지정됨에 따라 권 4와 권 6이 처음 지정이 되었고 이에 희소가치를 지닌다고 문화재청에서는 판단하였습니다.
우리학교 중앙도서관은 1970년부터 소장 중이었던 귀중본이 국보 및 보물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는데, 1989년 이후 약 34년 만에 13번째 지정된 보물로 뜻깊은 의미를 갖습니다.
2.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외에도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 ‘법화현론 권 3~4’이 보물로 지정되고,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과 복장유물’이 국보로 지정되는 등 최근 많은 불교 문화유산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우리대학 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불교 도서 중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이나, 향후 문화재 지정이 유력한 것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불교 문화유산은 이미 오래전부터 주목받아왔으며, 우리대학 중앙도서관 역시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 총 17종 중 13종이 불교와 관련한 문화유산입니다. 소장 중인 자료 중 귀중하고 특별한 불교 문화유산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하나를 꼽으라면 ‘불교’ 잡지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불교’는 1924년부터 1944년까지 간행된 대표적인 불교 종합 잡지로서 당대 불교계의 동향과 인식을 알 수 있는 귀한 자료입니다. 해당 잡지는 우리 학교 초대 총장이자 ‘조선불교사’를 저술한 권상로 선생이 발행을 시작하였으나 휴간되었고, 이후 1931년 한용운 선생이 인수하여 속간하였습니다. 해당 잡지가 특별한 이유는 조선 불교계의 대표적인 잡지이자 일본의 불교 탄압과 종교 간섭을 비판하여 불교계의 발전을 촉구했던 논설을 게재하였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일제 강점기에 불교정책과 그에 대응하는 불교계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을 다수 수록하였다는 점이 특별합니다.
우리학교 중앙도서관은 ‘불교’의 창간호부터 폐간호까지 전부 소장하고 있으며 해당 자료는 그 완결성을 인정받아 지난 2020년 5월에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3. 우리대학 구성원에게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보물 지정, 중앙도서관 소장 도서, 불교 문화유산과 관련해서 특별히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학교 중앙도서관은 1906년 불교계 선각자들이 설립한 명진학교 도서실을 전신으로 하며 현재 국내 최대의 불교학 자료실을 운영 중입니다. 국내외에서 출판되는 많은 불교 관련 자료를 수집하여 약 10만여 권의 불교 자료를 바탕으로 불교학 연구자들을 지원하고, 3만 여 책이 넘는 고서와 400여 책의 귀중본 및 17종의 국보, 보물, 국가등록문화재 등을 보존·관리하여 후대로 계승될 수 있도록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서에 대한 열람은 동국대학교 구성원뿐만 아니라 불교학을 연구하시는 모두가 중앙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가능하며, 자료의 훼손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열람일 하루 전에 신청하시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귀중본 및 문화재는 훼·망손 방지를 위해 열람은 금지하고 있으며 대신 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서 URL을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우리학교 중앙도서관은 앞으로도 소장 중인 자료를 바탕으로 불교 자료가 더욱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동국대학교 구성원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글 : 웹진기자 중어중문학과 18 장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