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에서 시작한 작은 아이디어, 지속가능한 브랜드 ‘서리내’가 되기까지
버려지는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환경 문제를 사업으로 연결하는 지속가능한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동국대학교 인액터스에서 시작한 환경 프로젝트를 실제 기업으로 발전시킨 학생창업 사례가 눈길을 끈다. ‘우트’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팀은 생태계교란식물의 활용 가능성에 주목했고, 이후 서스티랩을 설립해 생물자원을 화장품 원료와 제품으로 연결하는 ‘서리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작은 교내 프로젝트에서 시작한 아이디어가 어떻게 하나의 브랜드와 기업으로 성장했을까. ‘우트’라는 팀을 만나 그 시작부터 서리내에 담긴 가치, 학생창업의 경험과 앞으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학생창업으로 ‘서리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 김나래(좌 경영학), 김설희(우 불교학) 학우.
Q1. 먼저 ‘우트’라는 팀은 생태계교란식물을 활용한 환경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동국대학교 인액터스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어떤 계기로 팀을 만들게 되었고, 처음에는 어떤 활동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인액터스 활동을 하면서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방법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생태계교란식물이 제거된 이후 대부분 폐기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제거되는 생물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뷰티 회사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아니었고, 하나의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프로젝트에 가까웠습니다.
가장 먼저 서울시에서 생태계교란식물 제거사업을 진행하는 각 자치구의 환경 관련 부서에 일일이 연락했습니다. 열 곳에 전화하면 한 곳 정도만 연결될 만큼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현장에 참여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직접 제거사업에 참여했습니다. 현장에서 식물을 제거하고 수거하는 것부터 시작해, 가져온 식물을 분류하고 세척·소독한 뒤 추출물 시제품을 만들어보는 과정까지 직접 진행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경험이 서스티랩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우트’ 팀의 리더로서 해결 방법을 직접 기획하고 필요한 협업 구조를 구축하며, 현장에서 실행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경험을 처음 쌓았습니다.
Q2. 처음에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는데, 이후 서스티랩을 설립하고 사업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실제 사업으로 이어가기로 결정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단순히 환경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프로젝트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더 많은 사람과 시장으로 확산되려면, 결국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실제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사업으로 발전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이디어를 사업계획으로 구체화하고, 필요한 기술과 원료를 검토하고, 제품 개발과 판매를 위한 과정을 직접 하나씩 만들어갔습니다.
물론 아이디어가 있다고 바로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원료를 실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지, 소비자가 구매할 만한 제품인지, 지속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지 등을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을 거쳐 서스티랩을 설립하고 브랜드를 구축해왔습니다.
Q3. 서스티랩은 처음에는 생태계교란식물이라는 하나의 소재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생물자원을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고 그 가능성을 제품과 브랜드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으로 사업을 발전시키게 된 계기와, 서스티랩이 만들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생태계교란식물이라는 하나의 소재에서 출발했지만, 사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특정 식물 하나를 활용하는 데 머무르기보다 다양한 생물자원의 가능성을 제품과 브랜드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시야를 넓히게 됐습니다.
서스티랩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새로운 원료를 찾는 것만이 아닙니다. 생물자원이 가진 특성과 가능성을 파악하고, 이를 화장품의 관점에서 해석해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구현하는 것입니다. 원료 단계의 가능성을 제품과 브랜드의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것이 저희가 하고자 하는 역할입니다.
현재 기획하고 있는 연꽃 유래 성분을 활용한 핸드크림과 립밤도 이러한 방향의 하나입니다. 연꽃은 불교에서 깨달음과 청정함을 상징하는 의미있는 소재이자, 화장품 원료로서 보습과 진정, 노화 방지 측면의 기능 지닌 소재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연꽃이 가진 상징성과 원료로서의 특성을 함께 고려해, 이를 제품에 어떻게 담아내고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특정 소재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생물자원을 탐색하면서, 원료의 가능성을 실제 제품과 브랜드의 가치로 연결하는 사업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Q4. 서스티랩의 사업을 바탕으로 서리내를 만들면서,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이런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가치나 기준이 있었나요?
좋은 원료를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소비자에게 그 가치를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가 일상에서 직접 경험하고 선택할 수 있는 제품과 브랜드가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서리내’를 만들게 됐습니다.
서리내는 민감한 피부를 가진 소비자도 자신의 피부 상태와 필요에 맞춰 신뢰하고 선택할 수 있는 스킨케어 브랜드를 지향합니다. 특히 피부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성분과 저자극성, 편안한 사용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향료와 색소 등 불필요한 요소는 줄이면서도 제품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고자 하며, 다양한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제품의 효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정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단기적인 유행을 좇기보다는 피부를 꾸준히 관리하는 슬로우 에이징(Slow Aging)의 관점에서 제품을 기획합니다. 소비자가 제품 자체의 품질과 효용을 경험하고 만족해 다시 찾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원료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단계부터 제품 개발과 검증,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까지 일관된 기준을 유지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오래 선택받는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Q5. 최근 비건·클린뷰티를 지향하는 브랜드가 많아지는 가운데, 서리내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특히 원료의 탄생 과정과 활용 방식에서 서리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비건이나 클린뷰티라는 키워드만으로는 브랜드를 차별화하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결국 소비자는 브랜드의 철학 뿐만 아니라, 제품의 만족도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서리내는 민감한 피부를 고려한 제품 설계와 성분 중심의 접근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동시에 서스티랩이 다양한 생물자원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이를 원료와 제품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브랜드의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 프로젝트에서 주목했던 생태계교란식물은 국유특허를 활용한 원료 개발로 이어졌고, 그 경험은 생물자원을 바라보는 저희의 관점을 넓혀줬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원료의 특성을 파악하고,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며,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원료에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고 해서 제품의 경쟁력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원료의 의미와 제품의 기능, 품질, 사용 경험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서리내는 이 균형을 지키면서 지속가능성과 제품 경쟁력을 함께 갖춘 브랜드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Q6. 서리내는 비건·클린뷰티 어워즈 1위, 3개국 수출 등 다양한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학생창업팀으로서 어려움을 극복했던 경험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은 아이디어로 시작했던 활동이 실제 제품과 브랜드가 되고, 외부에서도 그 가능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비건·클린뷰티 어워즈에서 120개 브랜드사 가운데 1위를 한 것은 저희가 만들어온 제품과 방향성을 다시 점검하고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도 제품을 소개하고 수출을 추진하면서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더 넓은 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반면 학생 신분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자금과 경험이 부족했고, 하나하나 직접 부딪히면서 배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들이 오히려 사업을 바라보는 현실적인 감각을 키워준 것 같습니다.
제품을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생산, 품질 관리, 판매 채널 구축, 마케팅, 자금 운용 등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특히 초기 브랜드는 인지도와 고객 접점이 부족하기 때문에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 판매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체감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무엇이 부족한지 점검하고, 필요한 일을 우선순위에 따라 실행하면서 사업을 운영해왔습니다. 지금도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실제 시장에서 고객을 만나고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Q7. 서리내를 학교 공식 기프트나 입학·졸업, 동문 행사 등 다양한 교내 행사에서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동국대학교는 현재의 서스티랩과 서리내를 만드는 데 어떤 의미가 있었나요? 또한 서리내가 동국대학교와 함께 성장하면서 학생들에게 어떤 브랜드로 남았으면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동국대학교 경영학과에서 전공 수업뿐 아니라 창업 관련 교양 수업을 통해 배운 이론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동국대학교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활용했습니다. 창업교육센터의 창업동아리 지원부터 캠퍼스타운의 사무공간 지원과 멘토링까지, 찾아보면 학생 창업자가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정말 많습니다.
저는 지금도 충무로역 인근 캠퍼스타운 사무실을 지원받으며 임대료 부담을 덜고 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회들이 지금의 서스티랩과 서리내를 만들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또한 동국대학교 축제 기간에는 부스를 운영하며 학생들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서리내를 반갑게 맞아주시고 응원해 주실 때마다, 학교에서 시작한 브랜드가 학교 구성원들과도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 서리내가 동국대학교의 입학·졸업 기념품이나 공식 행사에도 함께할 수 있다면 더욱 뜻깊을 것 같습니다. 동국대학교에서 시작해 성장한 기업으로서, 학교 구성원들에게도 좋은 가치를 전하고 학교와 함께 성장해나가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Q8. 처음에는 인액터스의 작은 프로젝트였지만, 이를 실제 사업으로 발전시키고 기업과 브랜드로 만들어오셨습니다.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구체화하고 실행해온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있는 동국대학교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처음부터 완벽한 사업 아이디어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계속 방향이 바뀌었고, 직접 부딪히면서 사업의 형태를 만들어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과 실제로 구현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해도 시장에서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고,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결국 사업은 처음 세운 계획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창업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큰 사업을 시작할 필요도 없습니다. 작은 규모라도 직접 시도해보면 책이나 강의만으로는 알기 어려웠던 문제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고, 그 경험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일단 실행해보세요. 성공과 실패를 여러 번 경험하며, 다음 시도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9. 앞으로 서스티랩과 서리내를 어떤 기업과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은지,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금까지는 국내 시장에서 제품과 브랜드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수출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서리내만의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서스티랩 역시 특정 생물자원에 한정하지 않고, 우리나라의 다양한 생물자원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이를 제품화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자원과 스토리를 세계에 알리며, 세계에서 사랑받는 K뷰티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연구소(Sustainable Lifestyle Lab)’라는 서스티랩의 이름처럼,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가고 몸과 마음이 더욱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서리내가 피부를 건강하게 가꾸는 일상에 함께하는 브랜드라면, 서스티랩은 그보다 더 넓은 관점에서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기업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생태계교란식물을 활용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작은 아이디어는 서스티랩이라는 기업과 서리내라는 브랜드로 이어졌다. 처음부터 완성된 사업 모델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장에서 직접 가능성을 찾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왔다. 이들의 이야기는 창업이 거창한 발상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동국대학교 인액터스에서 시작한 프로젝트가 실제 제품과 브랜드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동국대 학생들에게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교내에서의 경험과 배움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관심이 새로운 가능성이 되고, 그 가능성이 꾸준한 실행을 통해 가치로 완성되기 마련이다. 서스티랩과 서리내의 여정은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동국대학교에서 시작된 이들의 도전이 앞으로 어떤 지속가능한 가치를 만들어갈지 기대된다. 더불어 캠퍼스 곳곳에서 시작된 또 다른 작은 아이디어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웹진기자 : 배수빈 (경제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