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소식

불교미술, 종교를 넘어 예술로 피어나다.

등록일 2026.06.04. 조회 65

제21회 불교미술대전 우수상 수상자, 불교미술전공 김민지 학우를 만나다
"불교미술은 마음의 수행... 대중에게 휴식이 되는 작품 쓰고파"

 

 

캠퍼스를 걷다 보면 우리 학교 곳곳을 수놓은 연등과 불교 문양들을 마주하게 된다. 동국인들에게 전통은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일상의 풍경과도 같다. 하지만 막상 '불교미술'이라는 전공을 떠올리면, 수천 년의 역사만큼이나 깊고 어려운 미지의 영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여기, 불화(佛畵) 속 부처님의 미소에서 고요한 쉼표를 발견하고, 붓을 잡는 시간 자체를 즐거운 수행으로 여기며 묵묵히 자신만의 선을 그려가는 동국인이 있다. 최근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한 '불교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우리 학교의 명예를 높인 김민지 학우(불교미술전공 21학번)를 만났다. 동국이라는 이름 아래 전통의 가치를 현대의 감각으로 이어가는 그의 열정, 그리고 우리가 미처 몰랐던 불교미술의 진짜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민지 학우(불교미술전공 21학번)

▲ 김민지 학우(불교미술전공 21학번)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본인이 정의하는 '불교미술'이란 무엇인지 한마디로 표현해주신다면?

안녕하세요. 동국대학교 불교미술전공 21학번 김민지입니다. 2025년에 졸업 후 현재는 대학원에 재학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정의하는 불교미술은 한마디로 '수행'입니다. 불교미술은 단순한 종교화를 넘어,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수행으로 봅니다. 붓으로 선을 긋기 전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집중하는 그 찰나 속에 불교미술의 본질이 담겨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한 이미지 안에 수많은 상징과 의미가 층층이 쌓여있다는 점에 매료되어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최근 큰 상을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수상작 소개와 준비 과정에서의 노력을 들려주세요.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주최한 '불교미술대전'에서 <신중도>를 모사한 작품으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을 쏟아부었습니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계에 부딪힐 때도 많았지만,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교수님의 세밀한 1:1 피드백은 물론, 작품 제작에 필요한 방대한 참고 자료들을 학교 측에서 제공해주신 덕분에 1년이라는 긴 호흡의 작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Q. 일반 학생들에게 '불교미술'은 조금 생소할 것 같습니다. 실제 학과 분위기는 어떤가요?

저 역시 입학 전에는 수업 분위기가 매우 엄숙하고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경험해본 우리 학과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매우 열려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작업실은 전통의 기법을 배우는 동시에, 현대적인 미감으로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동기들의 열기로 가득합니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벽을 깨나가는 동료들을 보며 매일 좋은 자극을 얻고 있습니다.

 

 

김민지 학우의 작품

▲ 김민지 학우의 작품

 

 

Q. 불교를 잘 모르는 대중이나 입시생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감상 포인트가 있을까요?

작품 속 인물의 '상호(얼굴)'를 중심으로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부처님이나 보살의 표정은 도상적 지식이 없어도 그 자체로 깊은 고요함과 자비로움을 전달합니다. 또한 불교를 잘 모르는 후배들도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깊은 지식 없이 호기심으로 시작했습니다. 지식은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쌓이는 것이니, 그저 이 미학적 세계에 대한 관심만 있다면 충분합니다.

 

 

Q. '불교미술은 올드하다'는 편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 편견을 깨는 것이 작가로서 저의 숙제입니다. 저는 전통적인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해 대중에게 자연스러운 재미를 주고 싶습니다. 특히 제 작품이 관람객에게 잠시 일상을 내려놓을 수 있는 '휴식'이 되길 바랍니다. 저 또한 작업을 하며 고통을 느끼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깊은 쉼을 얻거든요. 관람객이 제 작품 앞에 서서 말없이 고요해지는 그 순간이 창작자로서 가장 보람찬 찰나입니다.

 

 

Q. 20년 후,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불교미술의 영역을 현대적으로 확장하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전통의 뿌리는 단단히 지키되, 새로운 표현 기법과 해석을 끊임없이 제시하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불교미술의 길을 고민하는 학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불교미술은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수개월, 때로는 수년이 걸리기도 하죠. 하지만 그 긴 시간을 견디며 작품을 완성했을 때, 이전보다 훨씬 단단하게 성장한 자기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불교미술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의 가치를 지키며 그 안에서 현대인의 휴식을 찾아내려는 김민지 학우의 노력은, 단순히 '옛것을 그리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붓 끝에 실린 그의 정성이 20년 후 우리 시대의 새로운 전통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웹진 기자: 서성우(정치외교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