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는 공부로 완주한 2년 6개월
- 5급 공채 보호직렬 합격자 김학중 동문 이야기 -
동국대, 2025년 5급 공채 보호직렬 합격자 김학중 동문 배출
정보·선례 부족한 소수 직렬 속에서도 자기 맞춤형 학습으로 합격 이뤄
김 동문 "지피지기백전불태… 나를 아는 공부가 가장 중요"

▲ 2025년 5급 공채 보호직렬 합격자 김학중 동문(경잘행정학부 18학번)
2025년 5급 공채 보호직렬에 합격한 김학중 동문(경찰사법대학 경찰행정학부 18학번)은 수험 생활을 “자신을 정확히 이해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정보와 선례가 거의 없는 소수 직렬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는 끝내 자신만의 방식으로 합격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김학중 동문을 만나 행정고시 도전의 계기부터 수험 전략, 그리고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2025년 5급 공채 보호직렬에 합격한 경찰사법대학 경찰행정학부 18학번 김학중입니다.
Q2. 행정고시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경찰이 제 꿈이었습니다. 이후 의경으로 군 복무를 하며 현장에서 경찰분들과 가까이 지낼 수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경찰의 모습과는 다른 현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전역 후 학생회 활동을 하며 진로에 대해 다시 깊이 고민하게 되었고, 전공 탐색 수업을 통해 처음으로 행정고시를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시험 구성 자체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1차 시험인 PSAT은 정말 공부해 보고 싶은 시험이었고, 선배님의 “야망이 있으면 도전해 보라”라는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같은 해 10월, 보호직렬 합격 선배와의 상담을 통해 본격적으로 진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PSAT에 대한 흥미, 5급이라는 직급의 장점, 그리고 직업 안정성이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Q3. 행정고시 준비 기간과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2023년 초부터 2025년 6월 2차 시험까지 약 2년 6개월 정도 준비했습니다. 보호직렬은 소수 직렬이다 보니 정보가 거의 없었고, 학원이나 첨삭 시스템도 없어 대부분을 혼자 해결해야 했던 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교재 선정과 대략적인 공부 방법은 먼저 합격하신 선배님께서 많이 도와주셨지만 2차 논술은 모범 답안도, 첨삭도 전혀 없어 방향을 잡는 것부터 막막했습니다. 3차 면접 역시 짧은 기간 동안 혼자 스터디를 구하고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이렇게 정보가 없는 상황 속에서의 기다림이었습니다. 특히 올해 2차가 끝나고 스스로 만족할 만큼 잘 썼음에도 불구하고 채점기준이나 같은 직렬의 다른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썼는지, 각 과목의 난이도는 어땠는지 알 수 있는 길이 하나도 없어 ‘미지의 불안’ 속에서 버티는 것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 정도 썼으면 당연히 붙겠지”라는 마음도 들고, “내가 모르는 채점 기준이 있어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불안함도 있었습니다.
Q4. 수험 생활 중 슬럼프나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없으셨나요?
슬럼프나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없었습니다. 저는 애초에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에너지를 투입하자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심리학을 공부하며 과도한 스트레스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되었고, 버티지 못할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으려 했습니다.
공부가 안될 때는 과감히 쉬었고, 새벽형 인간인 제 성향에 맞춰 새벽까지 공부하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 방식을 유지했습니다. 또한, 고확률의 행동인 취미와 여가를 보상으로 설정해 저확률의 행동인 공부를 강화하는 ‘프리맥 원리’를 스스로에게 적용했습니다. 즉, 정해진 학습량을 끝내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생활을 설계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자기 구실 대기’라는 심리학적 전략도 활용했습니다. 만약 이러한 방식으로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 원인을 제 생활 방식과 공부법에서 찾고 이를 수정해 나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슬럼프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틈이 없었습니다. 저에게 심리학은 2차 과목인 동시에 수험 생활 전반을 지탱해 준 든든한 기반이었습니다.
Q5. 최진식 장학금 장학생으로 선발되었을 당시 소감은 어떠셨나요?
정말 기뻤습니다. 휴학 중이라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재학, 휴학, 졸업 여부와 관계없이, 1차 합격만으로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다음 해 시험을 금전적인 걱정 없이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힘이 되어 떳떳한 고시생이 될 수 있었습니다.
Q6. 장학금이 수험 생활에 어떤 도움을 주었나요?
2024년에는 생활비와 수험비를 위해 과외를 병행했지만, 2025년 1월 장학금이 지급된 이후에는 금전적인 부담 없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으로부터 도움받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고, 감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돌려드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최진식 장학금은 합격 이후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최종 합격 후 연수원 입소 전까지의 기간 동안, 많은 합격자가 생활비나 휴식을 위해 이른바 ‘합격자 대출’, 즉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장학금이 있었기에 별도의 대출에 의존하지 않고도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Q7. 앞으로 공직자로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동국대학교 출신으로서 선배, 후배, 주변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공직자가 되고 싶습니다. 차선으로는 부끄러워 마땅한 상황에서 부끄러워하는 공직자가 되고 싶습니다. 잘못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만약 잘못했다면 이를 인정하고 책임질 줄 아는 떳떳한 공직자가 최종 목표입니다.
Q8. 행정고시 또는 공직 진출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험에 대해 아는 것(지피)도 중요하나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가장 잘 공부하며 최적의 능력치를 발휘할 수 있는지 아는 것(지기)이 더 중요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남들처럼 공부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부하고, 다른 고시생들의 공부 시간을 보며 그 시간보다 제 공부 시간이 부족하면 불안해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남들 따라 억지로 공부할 바에 ‘그냥 나에게 잘 맞는 방식으로 공부하자’라고 마음을 먹었고, 공부 방법부터 생활 방식까지 저에게 맞게 바꿨습니다.
집중도가 높은 장소인 집에서만 공부했고, 새벽형 인간인 성향에 맞춰 새벽 4시까지 공부하고 다음 날 오후 12시에 기상했습니다. 많은 양을 공부하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 남들보다 공부량을 적게, 질적으로는 풍부하게 공부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행정고시에 대해 잘 알았고(지피), ‘나’에 대해 잘 알았더니(지기), 위태로움 없이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후배분들도 본인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 적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비교는 남이 아닌 과거의 나와 하고, 본인의 상태를 살펴 가며 공부하면 위태로움 없이 수험 생활을 끝마칠 수 있을 것입니다.
김학중 동문의 수험 이야기는 흔히 떠올리는 ‘고시 합격 신화’와는 다르다. 그는 스스로를 정확히 파악하고, 남과의 비교 대신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삶 전체를 설계했다.
‘지피지기백전불태’라는 그의 말처럼, 김학중 동문의 여정은 시험을 넘어 삶의 방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앞으로 공직자로서 걸어갈 그의 행보 역시 ‘부끄럽지 않음’과 “떳떳함’이라는 기준 위에서 묵묵히, 차분히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웹진 기자: 정세영(영통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