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소식

동국대 윤재웅 총장, 미당 서정주와 동국 문학 관련 서적 4권 출간

등록일 2024.11.26. 조회 282

문학을 통해 꽃피운 은사에 대한 그리움과 모교 사랑
 

1. 질마재 이야기2. 동국문풍

3.  서정주학파1         4. 서정주학파2

 


윤재웅 동국대 총장이 은사에 대한 그리움과 모교 문학의 전통에 대한 애정으로 책 4권을 동시에 출간했다. 미당 서정주 문학의 기원을 찾아가는 문학 여행기 『질마재 이야기』(도서출판 깊은샘), 미당을 주제로 그간 집필해온 21편의 논문을 집대성한 『서정주학파 1, 2』, 마지막으로 동국 인문학의 전통과 계보를 인물 중심으로 재편한 『동국문풍』(동국대학교출판부)이 바로 그것이다.

 

동국대는 118년의 역사 동안 만해 한용운부터 대한민국 문학을 대표하는 수많은 문인을 배출했으며 지금도 매년 꾸준히 신춘문예 당선자를 양성하고 있는 대학이다. 유구한 문학 전통과 인맥을 자랑하는 동국대의 윤재웅 총장은 동국대 국문과에 입학해 미당 서정주 시인의 마지막 제자로 수학했고, 이후 모교의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20여 년간 후학을 길러온 국문학자이자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질마재 이야기』는 미당 시의 질감과 마음결을 따라가는 여행기이자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읽는 미당문학 입문서이다. 또한 미당의 자전적 일대기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 희귀 자료도 수록되어 문학 사료적 가치를 갖고 있다.

 

『서정주학파 1, 2』는 20세기 한국 시인들 가운데 최선봉에 서 있는 미당 서정주의 업적을 기리면서, 개인적인 존경과 열정을 넘어 우리 사회가 영구적으로 기억해야 할 문화유산이자 지적 자산으로서 ‘미당학(學)’을 구축하고자 하는 저자의 열망이 담겨있다. 

 

『동국문풍』은 석전 박한영을 시작으로 만해 한용운, 미당 서정주, 조지훈, 장호, 마지막으로 무산 조오현 스님까지 동국의 흔적을 간직한 여러 대문호의 작품을 분석하고 비평하면서 문학의 알짬과 세상의 미래를 진단하는 책이다.

 

윤재웅 총장은 “저 자신이 동국 문학의 일원이자 살아있는 증인이면서, 한편으로는 총장으로서, 모교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동국의 정신을 온 누리에 밝혀야 할 사명과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책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1. 질마재 이야기

서정주 문학의 기원을 찾아가는 문학 여행기

나보고 명절날 신으라고 아버지가 사다 주신 내 신발을 나는 먼
바다로 흘러내리는 개울물에서 장난하고 놀다가 그만 떠내려 보내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마 내 이 신발은 벌써 변산 콧등 밑의 개 안
을 벗어나서 이 세상의 온갖 바닷가를 내 대신 굽이치며 놀아다니
고 있을 것입니다.
―「신발」, 『질마재 신화』(전집 2), 32쪽

  한국 현대시의 큰 바다에 도달한 미당 서정주 문학의 발원지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그가 일군 시냇물이며 강물을 거쳐 도저한 큰 바다에 이르는 유장한 발자취를 찾아 나선 저자의 시선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한국 문학계의 대표적인 미당문학 연구가인 동국대학교 윤재웅 총장이 펴낸 『질마재 이야기』는 서정주 문학 탄생의 흔적을 꼼꼼히 훑어 나선 미당 시문학 로드 에세이이다.
  미당의 고향 질마재 마을은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라는 한국시의 명문장의 탄생지이자 시집 『질마재 신화』를 잉태한 곳이다. 질마재 마을에서 여정을 시작한 저자는 줄포, 곰소, 고창읍성, 선운사, 하전 개펄 등을 찾아가 시인에게 정신적·문학적 영향을 미친 사람들―어린 시절 이야기 선생님인 외할머니와 진영이 아재, 서운니 누이, 스승인 석전 박한영 스님 등등 인연의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서정주 문학의 기원을 탐색한다. 미당의 시와 자서전, 산문, 소설 등을 가로지르는 저자의 풍성한 입담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독자들은 ‘서정주’라는 한국 현대시의 큰 바다에 다다를 것이다.

미당의 시의 질감과 마음결을 따라가는 여행기
  저자가 길어 올린 미당 문학의 매혹적인 성과물은 한 편의 잘 만든 로드 에세이를 연상케한다. 스물세 해 동안 미당을 키운 ‘팔할의 바람’이 머물던 곳들에 아름답고 시적인 문장을 물들인다. 미당의 탄생지인 질마재 마을에선 시인의 외롭고 가난한 천성을 지니게 된 흔적을 더듬고, 칠산 바다에선 마음의 번뇌를 식히던 쓸쓸한 충만의 바다를 관조한다. 줄포와 고창에선 청소년 미당의 항일정신과 방황하던 질풍노도의 시기를 돌아보고, 선운사에서 처연한 동백의 붉은빛 낙화와 자신을 시인의 길로 인도한 석전 박한영과의 인연에 주목한다. 그리고 동리국악당에서 미당시가 도달한 전통의 세계가 가야금과 판소리로 이어진 미당의
전통 소리에 대한 깊은 사랑에 있었음에 주목한다.
  저자가 훑어가는 미당의 지리적, 정신적 여정은 그대로 한 편의 시이고 감성으로 버무린 다큐멘터리이다. 저자는 스승 못지않은 아름다운 문장을 앞세워 미당의 시적 성취에 이르는 단단한 여정을 때로는 번민하는 시인의 마음으로, 때로는 깨달음에 이르는 철인(哲人)의 육성으로 영롱하게 색칠한다. 여기에 미당 시문학의 질감과 마음결을 헤아리듯 곳곳에 배치된 인상적인 사진들도 아름다운 시문학의 또 다른 절경이다.

『질마재 신화』라는 한국문학의 원형과 공간의 시학
  이 책은 명시가 탄생하게 되는 과정에 대한 환경 인문학적 고찰이다. 이는 연구논문이나 학술 저서와는 또 다른 시도로서 시인의 경험과 추억을 실제의 현장을 통해 추적해 가는 방법이다. 시가 탄생한 공간, 시인이 지나쳤던 길가에 가서 시인과 시를 다시 불러내는 호명의례와 비슷하다. 연구도 이론도 비평도 창작도 아닌, 그동안 우리 문학의 울타리에서 잘 시도하지 않았던 ‘공간의 시학’이다.
  저자는 서정주 문학에 진한 자양분을 제공한 질마재를 한국문학사의 중요한 현장으로 꼽는다. 미당의 고향마을엔 시인이 『질마재 신화』를 통해 이야기한 사건 현장들이 대부분 남아 있다. 생가, 외가터, 서당터, 도깨비집터, 신발 떠내려 보낸 냇물, 부안댁터, 알묏집, 「간통사건과 우물」의 현장인 우물, 소자 이생원네 마누라님이 오줌 누워 키우던 무밭…. 저자는 미당의 문학과 인생에 영향을 미친 주변의 공간에 주목하게 해 이 책을 문학 지리학이자 서정주 문학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로 탈바꿈시킨다.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읽는 미당문학 입문서
  이 책은 미당 문학정신의 기원을 찾아가는 입문서이기도 하다. 미당의 시를 탄생하게 만든 자연환경, 그가 만난 사람들과 그가 겪은 사건의 현장 탐방을 통해 명시 감상의 새로운 시각을 경험해 보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읽고 책에서 언급된 현장을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동백나무가 사라진 고창읍성의 빈터에 가서 「나의 시」를 읊으면 시인이 떨어진 동백꽃을 주워 장모님의 펼쳐진 치마폭에 올려다 놓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고, 물 빠진 하전 개펄에 가면 빈 바다의 ‘쓸쓸한 충만’을 느껴 보는 특별한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된 「바다」, 「조금」, 「행진곡」, 「영산홍」 등을 꼭 읽어보고 갈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봄철 동백 질 때, 초가을의 상사화 필 때, 늦가을의 단풍철에 선운사에 들러 자연이 주는 감성의 세례도 흠뻑 맞고 오기를 권한다.
  한국 탐미시의 대가가 문학적 영향을 받은 지역과 인물을 찾아가는 인문교양 에세이답게 문장과 사진에서 빼어난 아름다움의 질감을 더한다. 저자의 질마재 마을과 고창 일대를 세심하게 훑어본 시적인 문장도 발군이지만, 여기에 더해 질마재 마을의 시적 운치를 더하는 장치로 고창 출신 사진 에세이스트 박성기의 사진도 빼놓을 수 없다. 눈부시게 빛나는 질마재 갯벌과 지천으로 흐드러진 노란 국화꽃밭, 선운사의 눈 내린 마당 풍경, 칠산 바다의 쓸쓸한 충만, 좌치 나룻터의 홀로 매어둔 나룻배, 노을 지는 서해바다 풍경, 한적한 고창읍성의 오후, 줄포의 쓸쓸한 거리, 미당시문학관 내부에 전시된 유서 깊은 미당 가야금, 한문
필적이 좋은 아버지 서광한의 편지 등 귀한 사진이 이 책의 또 다른 볼거리다.


2. 서정주학파 1, 2권

“밤새워 미당을 읽어보라. 인생을 詩처럼 살고 싶다면”

서정주 학파 1·2, 윤재웅 지음  

미당 서정주(1915~2000)는 한 시대를 풍미한 시인이었다. 20세기 시인들 가운데 최선봉에 서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화 옆에서’든 ‘자화상’이든, 한국어를 다듬고 벼리면 얼마나 아름다운 시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몸소 보여줬다. 시문학사의 거성(巨星)은 여전히 찬연하게 빛난다. 그의 애독자들은 오늘도 그 눈부신 별빛을 바라다보며 감동하고 흠모한다. 때로는 별빛을 자신의 삶에 비추어보며 추억을 밝히고 방향을 잡는다. 
동국대학교 윤재웅 총장은 그 별빛을 가장 앞장서서 관측해 온 사람이다. 미당의 수업을 직접 들은 마지막 세대다. 동국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면서는 <서정주 ‘질마재 신화’에 미친 삼국유사의 영향> 등을 연구했다. 애제자이자 수제자로서 예술적 기재(器才)와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성취한 미당의 작품에 집요하게 천착해 왔다. 매정하고 부박한 시류 속에서 이런 사랑은 흔치 않다.      
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유품들을 정리해 동국대 도서관과 고창군 미당시문학관, 남현동 자택에 나눠서 보관했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서는 전집 20권을 새로 출간했다. 미당기념사업회를 만들어 20년 가까이 추모행사를 열어왔다. 스승을 향한 순정은 지치지 않고 의심하지 않는다. 근간 <서정주 학파>(전 2권)는 또 하나의 두텁고 단단한 헌정(獻呈)이다. 그동안 집필해 온 미당을 주제로 한 11편의 논문을 집대성했다. 개인적인 존경과 열정을 넘어 우리 사회가 영구적으로 기억해야 할 문화유산이자 지적 자산으로서 ‘미당학(學)’을 구축하기 위한 큰 걸음이다.
미당 서정주는 이 땅에서 86년을 살다가 갔다. 열아홉 살 때 ‘그 어머니의 부탁’이 동아일보 1933년 12월24일자에 처음으로 발표됐다. 창작기간만 70년에 이른다. 시만 1000편이 넘고 다양한 장르의 글을 남겼다. 미당의 문학은 곧 미당의 인생이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과 독재와 근대화의 물결을 견디며 끈질기게 써왔다. 10대부터 80대까지 장구한 세월 동안의 감정과 정서와 웃음과 주름이 만화경의 조각들처럼 수북하게 담겼다. 시편마다에는 완전무결한 시인이 되기 위한 분투도, 시절인연을 잘못 만난 오욕도 고스란히 솔직하게 묻어난다. 삶의 다채로운 면모와 더불어 심오하고 내밀하면서도 광활하다. 
그래서 미당을 읽는 것은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정진(精進)이고 순례다. 문학적 즐거움을 누리는 함께 세상 이치에 관한 정견(正見)과 삶의 참맛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서정주 학파>는 위대한 성취의 속살을 파고들고 뼈대를 탐구한다. 미당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쓸 수 있는지, 왜 이렇게 썼는지, 왜 이렇게밖에 쓸 수 없었는지…. 작품 하나하나의 역사적 배경과 내면의 기저를 조명하며 자세하고 꼼꼼히 서술한다.
저자는 미당의 제자이자 후배이자 전문 연구자다. 스승이 만년일 때 자택에서 함께 기거하는 복도 부렸다. 해로한 아내와 사별한 슬픔을 달래주는 말벗 역할을 하면서 마지막 가는 길까지 평평히 다지고 청소하며 편안하게 모셨다. 나이 든 스승과 나이 들어가는 제자 사이에 오간 이야기는 ‘팔할’이 시 아니면 시인에 관한 이야기였고 서로가 지닌 문향을 받들고 다독이면서 ‘금란지교’는 무르익었다. 부인이 떠난 지 두 달 만에 운명한 시인의 빈자리는 허망하지 않아 미래가 남았다.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미당학의 새로운 출발을 꿈꾼다. ‘서정주’란 이름은 문학사에서 충분히 값지고 “언젠가 이 땅에 서정주 학파가 탄생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이다. 작은 씨앗을 심는 심정으로 학술논문을 한 자리에 모았다. 섬세함과 황홀함의 극치이자 모국어의 절정이 국민적 관심사로 확장되기를 바란다. 

찬란히 틔워 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우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트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미당이 스물 살 때 지은 ‘자화상’의 한 구절이다. 세파에 찌들더라도 행여 피를 흘리더라도, 빼어난 시를 써내고야 말겠다는 다짐이 서려 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이 시처럼 아름답기를 원한다. 하지만 고통과 슬픔이라는 글감 없이는 손톱만큼도 이룰 수 없는 소원이다. 서정주처럼 앞서가야만 혁신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좋은 시는 아름답기 전에 아프고 처연하다. 물론 그래야만 넘어설 수 있다. 저자는 “한 시절 밤새워 미당을 읽어보라”며 모두가 ‘서정주 학파’의 일원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미당을 오래 읽으면 삶을 예술로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서다.   


3. 동국문풍

대학교 총장이 된 문학평론가의 ‘문학사랑’ 그리고 ‘모교사랑’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문학이 한류(韓流)의 또 다른 미래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어로 빚어낸 문자예술이 국경과 이념을 초월해 전 세계인들에게 본격적으로 환영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알고 보면 한국문학의 산실 가운데 하나가 동국대학교다. 매년 신춘문예 당선자들을 살펴보면 동국대 국문학이나 문예창작학 전공자들이 한두 명쯤은 꼭 끼어있다. 문학청년들의 꿈과 열정이 뛰어난 교수자들의 가르침 속에서 숙성돼 걸출한 문인으로 자라났다. 가히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문풍(文風)이라 상찬할 만하다. 물론 문학이란 단순하고 말초적인 글 솜씨가 아니라 든든하고 웅숭깊은 지성과 인문이 전제되어야만 가능한 결실이다. 동국대가 조계종립 사학인 만큼 그 바탕에는 불교가 사상적 근간을 이루고 있다. 문학을 넘어 인문학 전반에 아로새겨진 동국 정신을 조명하는 신간이 나왔다.
<동국문풍>은 동국대학교 윤재웅 총장이 동국대 인문학의 전통과 계보를 인물 중심으로 서술한 책이다. 저자는 동국대 국문과에 입학해 미당 서정주 시인 등에게서 수학했고 모교의 국어교육과 교수로서 20여 년간 후학을 길러왔다. 스스로 유구한 전통과 인맥을 자랑하는 학교의 뛰어난 문사들을 배출한 주역인 셈이다. 바야흐로 이제는 학교 전체를 운영하는 총장에 취임한 저자는 동국 역사의 살아있는 증인이자 동국의 정신을 온 누리에 밝혀야할 사명을 더욱 무겁게 안게 됐다. 
거대 조직의 행정과 관리로 방학 중에도 아침 7시에 출근하는 ‘워커홀릭’은 ‘둥국문풍’에 대한 책임감으로 여전히 책을 들추고 펜을 든다. <동국문풍>이 그 근면과 인품과 안목을 새삼스레 보여주는 기대작이다. 흩어져 있던 인물과 생각의 구슬들을 동국의 이름으로 모았다. 인생의 멘토이자 거목인 미당 서정주를 비롯해 석전 박한영, 만해 한용운, 정지용과 조지훈 등 동국대에서 문학을 배웠거나 가르쳤던 이들의 역작에 불을 밝혔다. 대학교 총장이자 고위인사 이전에 교육자이자 평론가로서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동국문풍의 중심에는 미당 서정주 시인이 서 있다. 20세기 한국 시인 가운데 맨 앞줄을 달리는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저자는 동국대에서 미당의 강의를 마지막으로 들은 세대이자 평생을 바쳐 미당을 흠모해온 애제자다. 미당 덕분에 문학을 사랑하게 됐고 절절한 사제지간으로서 평생을 모시고 교유했다. 저자와 미당이 인연 맺고 훈향(薰香)을 피워낸 곳은 동국대학교 교정이다. 곧 미당의 문학적 성취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동국대가 꾸준하고 면면히 생산해온 ‘글월’의 역사와 마주친다. 
저자에게 은사(恩師)가 있듯이 미당에게도 은사가 있다. 서정주를 연구하다 보면 그의 스승인 석전 박한영의 법력(法力)을 느낄 수 있다. 선교겸전(禪敎兼全)의 대석학으로 미당의 불교적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님의 침묵’ 만해 한용운과도 맥이 닿는다. 국가와 민족과 불교를 개혁하려던 혁신과 저항의 자세가 동국대의 오늘을 일군 혼백(魂)이다. 미당과의 동시대에 시 잘 쓰기로 어깨를 견주던 조지훈·정지용 시인도 동국문풍의 명실상부한 선두주자다. 스스로 현대시조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루고 만해의 시 정신을 오늘날 계승한 설악무산 조오현 스님도 신심(信心)으로 살펴보았다. 파격적 도전으로 새로운 차원의 미학을 장호 시인에 대해서도 선배에 대한 존경심으로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동국의 흔적을 간직한 여러 대문호들의 작품을 분석하고 비평하면서 문학의 알짬과 세상의 미래를 진단하는 책이 <동국문풍>이다. 국내 유수 대학교의 총장이 된 문학평론가. 흔치 않고 영광스러운 이력의 소유자는 오늘도 문학을 사랑하고 모교를 사랑한다. “이 기쁨과 자랑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고유했으면 한다”는 소감이 참으로 순정하다. 그 힘과 진정성이 오늘의 윤재웅과 동국대학교를 더 나은 곳으로 밀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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