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비결이 뭘까? 2024년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천귀희 학우를 만나다
지난 9월 제59회 공인회계사 시험(이하 CPA 시험) 최종합격자 1,250명이 발표됐다. 천귀희 학우(경제학 17)는 떨리는 마음으로 본인의 응시번호 일곱 자리를 합격자 조회란에 입력했다. 잠깐의 흰 바탕 뒤에 파란 글자가 보였다. “합격” 지난 5년 간 고달픈 수험기간의 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잇따른 전문직 열풍 속 올해 CPA 1차 시험에는 1만 6,914명이 지원했다. 이는 10년 전 대비 약 7,600명 증가한 수치다. 우리대학에서도 매년 20명 안팎의 CPA 시험 합격자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점차 주위에서 CPA 시험을 준비하거나 관심있어 하는 학우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험 진입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을 망설이는 학우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지금 신입 회계사 천귀희 학우를 만나 합격 비결을 물어봤다.
▲ 천귀희 학우 (경제학17)
Q1. 안녕하세요, 천귀희 학우님 우선 제59회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고된 수험기간 끝에 이뤄낸 합격증이라 소감이 남다르실텐데요, 합격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합격한 날은 올해 눈물을 다 흘린 것처럼 오열했었는데요, 기뻐할 새도 없이 회계법인에서 적응하고 교육을 받느라 합격했다는 사실을 간혹 잊게 됩니다. 그래도 주변에서 저보다 더 기뻐해주고 축하해줘서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하며 합격한 이후의 삶을 즐기고 있습니다.
Q2. CPA 시험 준비기간은 어떻게 되셨나요?
저는 평균 수험기간인 3-4년 보다는 조금 오래 걸렸는데요, 재시 1차 합격 이후 2차 시험 직전에 갑자기 허리디스크가 터져서 불가피하게 1년 쉬게 됐습니다. 2019년부터 시작해 약 5년 넘게 수험기간을 보냈습니다.
Q2-1. 시험에 진입하기 전 미리 준비하면 좋을 것과 진입한다면 보통 어느 시점에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시나요?
저는 학교 수업이나 기존 지식이 이 시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수험 기간 동안 다양한 유혹이 많기 때문에, 본격적인 수험생활에 앞서 후회 없이 대학생활을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CPA 시험에 진입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22세라는 이른 나이에 준비를 시작했는데, 그때 제 마음가짐은 2-3년 최선을 다하고 안 되더라도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Q2-2 CPA 시험에 필요한 역량이 있을까요?
CPA 시험에 필요한 역량은 단순한 사고방식과 자기 객관화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시작하면 대량의 정보가 들어오는데, 이때 "왜?"라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되면 공부 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다른 과목을 배우고 나면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잘 이해되지 않더라도 넘어갈 수 있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또한, 각자에게 맞는 공부법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을 잘 파악하고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공부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어떤 방식으로 공부할 때 가장 잘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는지, 어떻게 쉴 때 가장 잘 쉴 수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수험기간 중 하루일과와 공부시간은 어떻게 되었나요?
제가 가장 열심히 했던 초시 때의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6시반에 기상해서 적어도 8시까지는 고시반에 도착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11시에 점심, 17시에 저녁식사를 1시간씩하고 23시에 집으로 귀가하였습니다. 평균 하루에 10-12시간 정도 공부한 것 같네요.
Q3-1. 공부를 하다보면 휴식도 중요할 텐데요, 본인만의 휴식방법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세요.
저는 사람들과 만나면 체력소모가 있어 일요일 하루는 무조건 혼자 누워있거나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예능프로그램을 보며 쉬었던 것 같습니다. 휴식도 수험기간에 일부인 만큼 본인 공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끔 잘 쉬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4. 각 과목별로 중요한 공부법과 본인만의 공부 노하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1)재무회계 및 정부회계
재무회계는 1차, 2차 모두 챕터별로 문제유형을 정리해 유형별 문제풀이를 연습하고 자주 틀리거나 개념을 까먹는 부분은 따로 노트에 정리해 상기시키도록 노력했습니다. 답안지를 활용해 챕터별로 개념을 정리해 뒀고 새로운 개념이 나올 때마다 추가해 정리했습니다.
(2)원가관리회계
저는 김용남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원가관리회계를 공부했습니다. 선생님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풀이법을 가르쳐주신 점입니다. 1차에서는 연필을 사용하지 않고 계산기만으로 답을 도출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회계 시험은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방법이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또한 객관식 문제를 여러 번 회독해 비슷한 유형이 나왔을 때 빠르게 풀 수 있도록 훈련했습니다.
2차에서는 1차 때 연습한 풀이 구조를 연습장에 깔끔하게 정리하는 연습을 했고, 연습서를 진도별로 하루에 6문제씩 2-3회독 한 후 주 1회 실전 모의고사를 풀며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3)세법
세법은 노력 대비 산출이 명확한 과목입니다. 서브노트에 있는 세부사항들을 꼼꼼하게 외운다면 안정적으로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는 2차 연습서를 많이 풀어보면 1차 실력도 자연스럽게 향상됩니다. 1차에서는 국세기본법과 기타 세법을 전략적으로 준비하면 고득점을 노릴 수 있습니다. 틀린 문제는 서브노트를 보며 개념을 재암기하고 1주일 뒤 까먹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풀어보았습니다. 개념은 보통 서브노트를 참고하지만, 저는 별도로 유형별 풀이와 구조를 정리한 노트를 만들어 2차 문제를 풀 때 이를 기반으로 연습장에 깔끔하게 쓸수있도록 연습했습니다.
(4)재무관리
저는 재무관리를 잘 못한 편이라 남들보다 커버리지가 좁은 편이었는데 저는 기본에만 충실하게 1차때는 기출이랑 객관식 문제만 풀었고, 2차는 김종길 연습서 기본 문제랑 기출문제만 계속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2차에 가까워질 때는 챕터별 개념을 노트에 정리하고 모르는 문제가 있는 부분은 책을 찢어서 따로 계속 풀어봤습니다.
(5)상법
상법은 헷갈리는 개념이 많다고 생각해서 앞글자를 주로 따거나 서브노트에 이미지로 기억하기 쉽게 그림을 그려 암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알고있는 개념을 제대로 외웠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험 한달 전부터는 기출 10개년을 하루에 하나씩 풀고 틀린 문제만 추려서 반복해 풀이하였습니다.
(6)경제학 및 경영학
경제학 또한 암기과목이라 생각해 각 단원별 문제풀이 방법을 단권화했습니다. 경제가 가장 약한 과목이라 점수가 초반에는 잘 나오지 않았는데 풀이 유형을 단권화하고 점수가 많이 향상됐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맞춘다는 생각보다는 아는 것을 확실히 맞추자는 생각에 지엽적인 주제는 버리고 자주 나오는 유형의 문제를 많이 풀어보았습니다.
경영학은 서브노트 한권에 기출문제나 모의고사에 나온 개념을 정리하고 밥먹을 때나 자투리시간을 활용해서 몇번이고 반복하여 암기했습니다. 경영학은 문장 하나하나에 헷갈릴 수 있으므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해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7)회계감사
회계감사는 처음 공부했을 때 가장 좌절감을 많이 안겨준 과목이었는데요. 인강을 들어도 무슨 소리인지 이해도 안되고 그냥 맨땅에 헤딩하면서 글자 그 자체를 외우는 느낌이 들어 힘들었습니다. 근데 주변에서 꾸준히 하면 계단처럼 성장한다는 말을 듣고 꾹 참고 말터디(통화스터디)를 하며 공부를 했습니다. 초반에는 글자 자체를 외우는 느낌이 들어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 의문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회독 수가 점점 늘면서 4,5월에 모의고사를 풀며 제일 점수가 많이 올랐습니다. 회계감사 과목은 인내하며 계속 기준서를 암기하는 것이 고득점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5. 고된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흔히 슬럼프라는 것이 올 수도 있는데요, 그럴 때 자기 자신을 어떻게 통제하고 극복하셨나요?
저는 슬럼프가 자주 오는 편이었는데 해결책으로는 공부장소를 바꿔보거나 단시간에 집중해서 문제를 풀어야하는 스터디를 해서 주로 극복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노력도 못할 정도의 슬럼프라면 저는 공부일정을 일주일 정도 미루고 집에서 쉬면서 극복하였습니다. 커뮤니티의 합격수기를 보면서 동기부여 받는 것도 종종 도움이 되었답니다.
Q6. CPA 시험 진입에 고민중인 후배들을 위해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가짐으로 시험에 진입을 한다면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나는 이 길이 아니면 안되겠다 하는 간절한 마음가짐이 있으신 후배분들이 진입하는 것이 합격에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현실적인 부분에서 아르바이트나 학기와 병행하기 힘든 시험이므로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이 시험에 몰입하실 수 있는 분들이라면 진입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Q7. 끝으로, 향후 계획 및 앞으로 새롭게 펼쳐질 회계사로서의 삶의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막상 법인에 입사하고 보니 공부가 제일 쉬웠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비록 지금은 말하는 "감자"이지만 추후 회계법인에서 잘 적응하고 잘 배워서 뛰어난 전문가로 성장해 높은 곳까지 승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게 주어진 기회를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생각하며 다시 한번 최선의 삶을 다하겠습니다.
웹진기자 이태건(국어국문문예창작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