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이해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죠”
▲ 2020학년 1학기 강의에서 우수한 강의평가를 기록한 법학과 김상겸교수
2020년 1학기,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가 심각해짐에 따라, 동국대학교는 WebEX를 활용한 비대면 강의 도입을 결정했다. 다른 대학들이 대면과 비대면을 저울질하며 혼란에 빠져 있을 때, 빠른 대처를 통해 교원과 학생의 혼란을 막고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바뀐 강의 방식에 대한 혼란은 필연적인 결과였다. 새로운 장비와 강의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교원들과, 원격강의에서의 의사소통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 인터넷 연결 문제를 비롯한 하드웨어적 문제로 인한 수업 결손, 현장감 부족한 강의 등 원격강의의 한계는 여전히 존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며 양질의 강의를 진행해 높은 평가를 받은 교원들이 있다. 법학과 김상겸 교수를 비롯한 10여 명의 전임교원이 190점이 넘는 강의평가를 획득한 것이다. 특히 김상겸 교수는 200점 만점에 197점에 평가받는 등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원격강의의 한계를 넘어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교수는 “일방적인 강의가 되지 않도록 가장 주의했다”고 말하며 “미리 교안을 이클래스에 업로드하고, 채팅창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불편사항을 수시로 체크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오프라인 강의처럼 현실의 사례나 문제점 등을 교재의 내용과 섞어서 수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학교에 제대로 나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한 고민이 컸기에, (학생들이) 캠을 켜는 문제, (수업을 하며) 현장에서 강의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다양한 제스처를 사용하여 문제를 치열하게 학습했다”며 강의평가 결과가 좋게 나온 원인을 분석했다. “법의 모토는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며 개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발현하는 것이기에, 학생 개개인의 생각을 최대한 존중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이야기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김 교수는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며 강의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강의가) 끝난 이후 10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여 학생들의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말로도 답변을 해 주고, 긴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채팅이나 이메일을 통해 답을 주었다. 비대면이지만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해당 강의를 수강한 박현조(법학 16) 학생은 “교수님의 이러한 배려로 인하여 (비록 원격 강의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업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원격수업 적응에 자연스러웠던 이유는 “다수의 방송 출연 경험 덕에 카메라를 보며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법을 알아 다른 사람들보다 적응이 빨랐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카메라가 눈높이보다 더 높이 위치해 있어 학생들과 눈을 마주하며 수업한다는 느낌이 부족했다”고 말하며 “다음 학기에는 삼각대 등의 장비를 추가적으로 마련하여 직접 시선을 맞추고, 카메라를 더 마련하여 보다 현장감 있는 강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상 중에 있다”는 2학기 강의계획도 밝혔다.
미디어법을 수강한 박현조(법학 16)학생 역시 “평소에 듣던 대면 강의와 크게 다를 바 없이 교재는 물론 수업 진행방식과 평가 방식에 대해 명확하게 제시해 주신 덕분에 안정적으로 평가를 대비할 수 있어 원활한 수업을 제공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평했다. 또한 강의평이 우수했던 이유에 대해 “원격 강의 평가 방식의 가장 큰 화두는 부정행위 방지였는데 교수님께서 처음부터 부정행위가 불가능한 방식으로 평가하셔서 좋았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원격수업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김 교수는 “온라인이더라도 상대방이 내 앞에 실제한다는 전제 하에 생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은 채팅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대면 강의에서는 질문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편하게 질문하는 것이 좋겠다”며, “비대면 강의가 부족하거나 미비하다는 거부감을 없애고 더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하였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현조 학생 역시 “원격강의를 효율적으로 듣기 위해선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원격강의는 현장감이 없어 쉽게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도 하고, 때로는 수업에 불성실하게 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 면학 분위기를 가질 수 있는 곳에서 원격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간적인 의미의 학교는 점차 사라지고,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하는 학교”로 나아가는 것이 미래 교육의 방향이 아닐까라는 박현조 학생의 평에서 우리는 ‘상황을 피할 수 없으니 관점을 바꾸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대변화의 조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동국인의 자세를 살필 수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상겸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예상하지 못했던 온라인 강의도 하고 과거처럼 동기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부분이 안타깝다”며 “처음에는 답답하고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위기를 기회 삼아 하나라도 더 배우고 건강 잘 챙겨서 앞으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로 삼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원격교육 지원을 책임지고 있는 교수학습개발센터 김현석 센터장은 “에듀테크를 활용한 미래대학교육 모델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코로나19 대응이라는 두 가지 큰 배경에서 대학의 원격수업이 주목받고 재해석되고 있음을 전하며, 이를 대학교육의 새로운 전환기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면대면 강의 내용을 원격수업으로 바로 전환하기보다는 원격수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실시간과 비실시간 학습 활동을 구분하고, 토론과 반복학습 등 온라인의 유연한 학습 기능을 장점으로 활용하는 교수-학습 방법의 구성이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더불어 “교수학습센터에서도 원격수업이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교원과 학생의 개별적 요구에 귀 기울이고, 동국대 구성원들의 교수-학습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여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서 우리 사회는 비대면 재택근무의 확대와 학교 수업의 온라인 강의로의 전환, 화상 면접을 통한 기업의 신규 채용 등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변화들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은 같을 수 없다. 두 방식의 다름과 차이점을 인지하고 인정함으로써 온라인 수업과 스마트 교육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우리에겐 새로운 교육 환경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동국대는 2학기 원격강의 진행을 준비하며 1학기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혼란을 방지하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학교와 교원의 노력도 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자세이다. 이번 2학기, 준비된 교원과 준비된 학생이 만나 이뤄낼 2학기 원격강의의 하모니를 기대한다.
웹진기자 신승제(법학과), 김세윤(법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