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대한민국 만드는 공직자로 성장하고 싶어···
▲ 좌측부터 박지원, 김명관, 라호선 학생
“도전하고, 함께하는 동국인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13,478명 중 270명. 고위공직자로 입성하는 등용문으로 작용하는 행정고시(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서 동국대학교는 올해 김명관(경제·11·재경), 라호선(생명과학·12·일반행정), 박지원(법학·12·출입국관리), 박지훈(경찰행정학부·12·보호관찰) 학생 등 4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번 인터뷰는 치열했던 경쟁을 뚫고 합격한 영광의 주인공들 중 김명관, 박지원, 라호선 학생을 만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반갑습니다. 우선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명관 : 안녕하세요. 경제학과 11학번 김명관입니다. 오래 준비했는데, 이렇게 합격하고 인터뷰 할 수 있어 기쁩니다.
호선 : 생명과학과 12학번 라호선입니다. 반갑습니다.
지원 : 법학과 12학번 박지원입니다! 반갑습니다.
Q. 공무원이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명관 : 아버지께서 공직에 계셔서, 어렸을 때부터 국가, 우리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고, 군대에서 전역한 이후 진지하게 고민하다 ‘국가에 대한 봉사,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갖고 싶다고 확신하여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호선 : 몇 년 전, 연구에 흥미가 있어 실험실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연구’를 하기보다는 ‘투자한 걸 회수할 수 있는 연구’가 중심이 되는, 여러 간섭 때문에 좋은 연구들이 진행조차 되지 못하는 현실을 보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다,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연구할 수 있는 공무원이 되고자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지원 : 저는 처음부터 공직에 관심이 있어 법학과에 진학했습니다. 그리고, 변종필 교수님 형법, 형사소송법 수업을 듣다가, 5급공채 2차 시험 유형과 동일한 케이스 문제를 접하게 되었고, 적성에 잘 맞다는 생각을 하여 자연스럽게 고시에 도전하겠다는 결심을 하였습니다.
Q. 어떤 직렬에 응시했고, 어째서 해당 직렬을 선택하였나요?
명관 : 재경직에 응시했습니다. 제 전공이 경제학인데, 아무래도 시험을 보면서 전공을 살릴 수 있으면 더욱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수업 시간에 들었던 다양한 경제학 관련 내용이 (시험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호선 : 일반행정직에 응시했습니다. 과학기술 분야 연구정책을 관리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일하고 싶었는데, 관련 정책을 누가 입안하는지 알아보니 대부분 연구자가 아닌 일반행정직 공무원이 실무를 맡아 추진한다고 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관련 전공자로서 해당 부처에서 일하고 싶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지원 : 출입국관리직에 응시했습니다. 처음 시험 시작했을 때는 일반행정직을 준비했는데, 공부하다 보니 출입국관리직의 2차 과목이 법학과 관련된 과목들이어서 제 전공을 더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고, 평소 어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최근 출입국과 관련된 이슈들이 많이 발생하고, 국제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제 적성을 살리기 적합한 직렬이라고 생각하여 (해당 직렬 응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시험에 합격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어느 정도 되나요?
명관 : 총 수험기간은 4년 반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시험은 4번 응시했습니다.
호선 : 3년 반 준비한 것 같습니다. 시험은 3번 응시했습니다.
지원 : 총 3년 반, 직렬 변경 이후로는 일년 반 준비했습니다.
Q. 고시 공부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거나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명관 : 가장 힘든 건 불안감이죠. 합격에 대한. 사실 3번 떨어질 때마다 절망감, 좌절감을 극복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 지원을 받아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죄송한 마음도 있지요. 그래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부모님의 변함없는 지지와 응원이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하고자 마음먹을 수 있었습니다.
호선 :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공부해야 하니까,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을 참는 게 힘들었고, 아무래도 이것은 합격해야만 해소되는 부분이 있죠. 준비하는 기간 동안 이를 잘 참아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지원 : 1차 시험에서 여러 번 고배를 마셨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마킹 실수, 한 문제 차이로 떨어졌는데요. ‘붙은 사람은 실수하고도 붙었다’라고 생각하면서 실수도 실력인 점을 인정하고, 1차 시험에서의 실패를 2차 시험의 기초를 다질 기회로 삼고자 발표 다음날부터 바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뭐든지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긍정적인 생각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시험을 준비하며 학교에서 받은 도움이 있다면?
명관 : 3차 면접 준비하면서 특히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곽채기 교수님의 응원부터 김영현 국장님 등 비롯한 다양한 선배님들이 하나하나 멘토처럼 이야기해주시고,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시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호선 : 2차 준비할 때 행정법 가르쳐 주시는 정선균 교수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3차 때 면접 준비 특강 역시 합격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지원 : 고시반에서 24시간 개방된 학습공간을 제공받는 것, 그리고 강의료에 대한 지원이나 분기별로 시행되는 장학시험과 장학금이 교재비나 강의비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또한 입반시험에서 교수님께 직접 채점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도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고시반 내에서도 실원끼리 서로 응원하며 함께 공부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학교에서 다양한 기관에서 진행되는 1차 모의고사를 전부 응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는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Q. 공부할 때 하루의 일과는 어땠나요?
명관 : 저는 따로 시간을 재면서 공부하지는 않았고, 자취방에서 혼자 공부했습니다. 눈 뜨면 눈 감을 때까지 종일 책상에 붙어있고자 했고, 점심, 저녁 시간에 식사하고 커피 마시면서 잠깐 쉬고, 마음가짐을 다잡았던 것 같아요.
호선 : 평소 잠이 많아서 일찍 일어나지 못했는데, 그걸 바꿀 수는 없으니까 공부할 때 집중적으로, 효율적인 학습을 하고자 해서 시간을 줄였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공부하되, 식사시간을 조금 길게 잡아 휴식을 취했으며, 이를 제외한 시간에는 진짜 학습에만 집중했습니다. 1차 합격하고 나서는 공부량을 1시간 늘렸고, 준비하면서 배운 내용을 종이에 쓰고, 정리한 내용에 빈칸을 만들어 모두 채워 넣을 수 있도록 철저히 학습했습니다.
지원 : 1차 전까지는 7시에 책상에 앉아서 24시에 귀가하는 형태로 공부했습니다. 직렬 바꾼 이후로는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학교를 떠나있는 시간이 5시간 이하가 되도록 했어요.
Q. 수험생활 동안 체력/건강관리는?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게 하셨나요?
명관 : 주기적으로 가까이 사는 친구들과 축구, 볼링 등 운동을 했습니다. 또한 부모님께서 챙겨주셨던 다양한 영양제들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호선 : 3년 내내 요가 다녔습니다. 계속 앉아있으면 몸이 굳기 때문에 요가를 하면서 유연성을 늘리고, 허리가 아프지 않도록 자세교정을 했어요. 오랜 시간 앉아있는 고시생에게 가장 필수적인 운동이 요가라고 생각합니다.
지원 : 일주일에 3번, 30분 정도씩 운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체력을 관리하기 위해 일요일에 쉬었는데, 오후 3~4시까지 잠들었던 것 같아요. 다만 2차를 준비하면서는 시간이 부족하여 운동을 하지 못하고 쉬는 형태로 대체했습니다.
Q. 나만의 합격 비결이 있다면?
명관 : 재경직은 전략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과목 다 잘한다는 건 진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 때문에 저는 3과목을 확실하게 공부해서 점수를 받고, 나머지 2과목을 방어 과목으로 정해 어느 정도의 마지노선을 두고 최대한 끌어올리는 형태로 전략을 짰습니다. 요즘 시험은 이처럼 전략적인 학습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호선 : 개인적으로 공부법이나 합격비결은 따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행정고시는 스트레스가 심한 시험인 만큼, 이것을 푸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붙을 것이다’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준비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필수입니다.
지원 : 다섯 과목 고르게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취약 과목 위주로 점수를 올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고, 양이 많은 과목은 매일 비슷한 시간에 해당 과목만 학습하여 익숙해질 수 있도록 했어요.
Q. 합격 후 기분이나 주위 반응은 어땠나요?
명관 : 합격 문자 받았을 때 기분이 멍했습니다. 처음에는 실감이 안 났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실감이 났어요. 이후 부모님께 소식 전했고, 가족들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호선 : 발표를 6시에 하는데, 6시가 되어도 문자가 안 와서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몇 초 뒤 문자가 왔는데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후 부모님께 소식 전해드렸는데, 어머님이 우셨다고 하더라고요.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스스로 잘했다기보다는 부모님이 좋아하시니까 기분이 좋았고, ‘대견한 일을 했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양구군 출신인데, 초, 중, 고 통틀어 최초로 합격한 것이라 군수님이 직접 축하해 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지원 : 기쁘다기보다는 다행이라는 마음이 먼저였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무척 기뻐하셨고, 먼 친척들까지 축하해주시는 걸 보고 무언가 대단한 일을 이뤄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아직은 잘 실감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은지
명관 : 경제관계부처에서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싶고, 우리나라의 취약산업이나 약점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재정정책을 고민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호선 : 지금 당장 무언가 큰일을 한다기보다는, 중요한 위치에서 정책을 위한 활동을 하며 묵묵히 역할을 수행하는, ‘일 잘하고, 성실하고, 우리 과로 왔으면 좋겠다.’ 하는 공무원이 되는 것이 작은 목표입니다. 이후 제가 생각했던 정책들을 현실로 바꿔나가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
지원 : 공부하면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받은 걸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공직에서 일하면서 만나게 될 국민, 외국인, 거쳐 가는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참 괜찮은 나라다’라고 생각하는 데 일조할 수 있는 공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Q.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동국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명관 : “도전이 불가능한, 이뤄낼 수 없는 일이 아닙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면 충분히 다들 합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학교 전공 수업에서 관련된 교수님들의 말씀도 잘 듣고, 강의 내용과 전공을 잘 활용하여 준비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전공수업내용은 공부할 때 진짜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저도 잘하지는 못했지만, 수업 열심히 들읍시다!
호선 :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동국인이 조금 더 많이 보이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학교 사람들과 고시를 준비하는 다른 학교 사람들의 능력 자체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겁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열정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지원 : 시험을 준비하는 인원 대비 합격하는 인원이 타 학교에 비해 적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준비하는 인원 자체가 적어서 그런데, 우리 학교 사람들끼리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동료라고 생각하며 함께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공부가 본질적으로 혼자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옆 사람의 열기 없이는 지속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고시반이 더 활성화되고, 다 같이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Q. 고시를 준비하기 전 재학 중에 어떤 활동을 해보는 것이 좋을까요?
명관 : 단체생활이나 소모임 하면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것.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직 생활 경험은 면접에서도 필요하고, 봉사활동 역시 기회 되면 많이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호선 : 다양한 활동도 물론 좋지만, 본격적으로 시험 준비하기 전 있는 힘껏 다 놀아보고, 더 이상 후회 없을 때 시험 준비를 시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원 : 법학과에서 학회 활동 했던 게 시험준비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합격자들은 공통적으로 고시반에서 진행되었던 다양한 특강과 면접 대비반이 합격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하며,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별도로 시간을 내 특강을 진행해주신 강동욱 교수님, 박명호 교수님, 김준석 교수님, 곽채기 교수님을 비롯하여 전공수업에서 좋은 가르침을 주셨던 교수님들과 특히 고시반 배광빈 지도교수님께 감사인사를 전해달라 밝혔다.
그들의 꿈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결국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공통점이 있다. 개인별로 맡은 역할과 해야 하는 일은 다르지만, 우리 모두가 하나의 가치를 공유하고, 대비해나갈 수 있다면 이루어질 수 있는 꿈이 아닐까. 사인사를 전해달라 밝혔다.
합격자들은 2020년 5월부터 12월까지 연수를 받고, 이듬해 부서배치를 받는다. 동국대학교 학생으로서, 그리고 장차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갈 미래 공직사회의 리더로서 언제나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 온 그들의 미래를 응원하며, 앞으로 펼쳐나갈 정책을 통해 변화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웹진기자 신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