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 소원을 걸고 떠오르다
봄을 맞은 우리대학은 다채로운 연등으로 수놓아져 있다. 매년 열리는 연등회 때문이다. 학생들은 ‘재학생 연등달기’ 행사에 참여해 연등 하나에 소원등표 하나를 달아 소원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연등의 색깔만큼이나 다양한 소원들을 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이번 연등달기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사회과학관 앞 부스에서 만난 박규리(광고홍보학과) 학생은 “하고 싶은 일을 끝맺을 수 있는 끈기와 열정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나’를 사랑하며, 더 멋진 자신을 가꿔나가는 것”을 희망했다. 이런 소원을 쓰게 된 이유를 물어보자, “이전까지 남들과 저 자신을 비교하면서 많이 우울했어요. 그래서 이제는 좀 더 자신에게 집중하고 행복해지고 싶어서 이렇게 적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연등 달기 행사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부담 없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축제 분위기도 나고요.”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곧바로 사회과학관 앞 부스에서 행사를 도와주는 학생들을 만났다. 행사 도우미 일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냐고 묻자, 권동현(경찰행정학과) 학생은 “시험기간 때에도 누군가는 자리를 지켜야 하는게 조금 힘들긴 했지만 그 외엔 딱히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열심히 도우미 일을 하는데 소원 지는 달았느냐고 물었다. 허지은(의생명공학과) 학생은 ‘학점 4.0 이상’과 ‘행복’을 소원지에 적었다고 답했다. 학교 곳곳에 달려있는 연등이 너무 예뻐 보여서 소원 지를 한번 달아보고 싶었다며, 또한 이 행사에 참여한 계기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어 권동현 학생은 연등 달기 행사에 대해, “각자 소원을 비는 시간을 가지는 게 의미 있는 것 같다”며, “주위 사람들의 소원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정각원 앞에서 오수진(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학생을 만났다. “저는 저와 제 친구들을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소원지를 작성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하며 소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저는 이번 여름 방학 때 중학교 때 친구와 유럽 여행을 가기로 했어요. 그래서 안전하고 즐겁게 다녀왔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고, 또 다른 친구들도 외국으로 나가게 될 것 같아서, 다들 건강하게 자기고 하고 싶었던 것들 마음껏 하고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성껏 쓴 소원은 종이 뒤편 까지도 이어졌다. “소원 지 반대편에는 제 친구를 위한 소원을 빌었어요. 이 친구가 얼마 전부터 칵테일 만드는 ‘믹솔로지스트’ 일을 시작했는데, 건강하고 적게 일하면서, 많이 벌고, 또 명성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어요. 그리고 그 친구가 만들어 주는 칵테일을 마셔보고 싶다는 꿈을 담기도 했어요.” 연등 달기 행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연등이 알록달록하게 달려 있는 걸 보는 것 자체로도 기분이 좋아져요. 소원을 빌고 나면 힘을 얻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라고 답했다.
신공학관에 이르자 행사 부스에 있는 다른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일 하면서 힘든 점은 없느냐고 묻자 “여기는 시원해서 괜찮아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지민(불교미술전공) 학생은 “정말 없지만 굳이 고르자면, 가끔 소원 지의 유료/무료 상품 구분을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걸 설명하면서 약간 힘든 적은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팔정도에 들렀다. 거기서 만난 이기연(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학생은 ‘인생 한방 크고 강렬하게’라는 소원을 적었다. “1학년 때 선배님들이 소원을 쓰시는 걸 보고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동국대가 아니면 언제 이렇게 연등에 소원을 달아볼까 싶어서 매년 적게 되는 것 같아요.” 소원에 대해서는, “전에는 가족에 대한 소원을 적었는데, 이번에는 저 자신을 위한 소원을 적고 싶었어요. 저에 대한 걸 쓰니까 스스로에게 힐링과 자극을 주는 효과도 있고요. ‘이렇게 빈 소원대로 되기 위해 더 열심히 하자, 내년에 또 소원을 달 때까지 더 힘내자’ 하는 식으로요.”라고 말했다. 행사에 대한 의견을 묻자, “연등 행사 때마다 캠퍼스 내 풍경이 예뻐져서 너무 좋아요. 그리고 이게 우리 학교만의 이벤트라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코끼리 동상 위에 황금색 등표를 단 이윤정(경영학전공) 학생은 건강 기원과 함께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해달라는 소원을 적었다. “막 학년이라 이제 연등달기 행사에 참여할 기회는 잘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이렇게 부처님께 소원을 빌어보자, 하는 생각으로 소원을 쓰게 되었어요.” 그렇게 말하며 약간의 아쉬움을 내비추었다. 또 연등 달기 행사는 동국대학교의 전통인 만큼,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타 학교 학생들도 많이 보고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말했다.
‘재학생 연등달기’ 행사에서 쓸 수 있는 소원등표에는 ‘무료 등표’, ‘5,000원 이하 등표(노랑, 핑크, 초록, 파랑)’, ‘5,000원 이상 등표(황금색)’로 총 세 종류가 있다. 이 중 ‘5,000원 이상 등표(황금색)’를 쓴 사람들에겐 추첨으로 아이패드가 지급되는 행사를 정각원 사무실에서 진행 중이다. 추첨은 5월 30일에 이루어진다. 소원등표 접수는 5월 18일까지 진행되며, 매주 평일 10시에서 16시까지 부스가 운영된다.
연등달기 행사 외에도,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동악의 아름다움’을 소재로 영상을 공모할 수 있는 ‘2018 봉축 108초 동영상 공모전’이 진행 중이다. 참가 대상은 동국대학교 재학생 및 교직원으로, 총 7명에게 상장 및 부상을 시상할 예정이다. 영상 촬영이나 현재 진행되는 봉축행사에 관심이 있다면 참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현재 학교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가지각색의 연등들은 교내에 7000여개가 있고, 그중 팔정도에만 3000여개가 있다. 이 연등들은 6월 2일에 철거될 예정이다.
알사탕 같은 빛깔을 내며 하늘에 알알이 걸린 연등을 볼 때면 낮이나 밤이나 그 영롱함에 감탄했는데, 이제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것도 3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소원을 적어서 연등에 다는 것도 좋고, 연등을 풍경으로 친구들과 같이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기는 것도 좋다. 각자 자신에게 가장 즐거운 방식으로 이 연등 행사를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웹진기자 이정민(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