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연구

석원경 명예 교수, ‘전민제화학인상’ 수상

등록일 2022.05.17. 작성자 관리자 조회 1337

대학화학회 주관 제 129회 학술발표회에서 우리대학 석원경 명예교수가 '전민제화학인상'을 수상했다. 전민제 화학인상은 화학 산업과 학문의 발전에 현저한 공헌을 한 자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오랜 기간 화학분야에서 연구와 후학양성에 힘을 쏟은 석원경 명예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석원경 명예 교수, ‘전민제화학인상’ 수상
   석원경 명예교수

 

Q. 교수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촉매, 전이금속화학, 염료감응형 태양 전지 등을 전공했으며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KAIST 화학과에서 이학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후 3년간 부산 동아대학교 화학과에서 전임강사로 지낸 후, 유학을 떠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고,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습니다. 귀국하여 1990년부터 동국대 화학과에서 교육과 연구를 하며 자연과학연구원 원장과 중앙도서관 관장을 역임했습니다. 지난 2020년 정년 퇴임을 한 후 지금은 동국대 명예 교수 그리고 한국 화학회관 이사로 있습니다.

 

Q. 최근 '전민제화학인상'을 수상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상인지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이 상을 소개하려면 먼저 대한화학회란 학술단체와 전민제 선생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대한화학회는 1946년 7월에 설립된 학회로서 화학을 연구하는 회원의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민제 선생님은 제 21대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1922년생인 전민제 선생님은 독학으로 습득한 화학공학 지식을 바탕으로 빙초산 제조를 했으며, 대한석유공사(지금의 SK에너지) 설립에 참여하였고, 전엔지니어링, 이수화학 등을 일궜으며, 국내외 수많은 국가기간 산업 시설의 설계와 용역 산업을 통해 젊은 기술자들을 길러내었습니다. 실로 대한민국 석유산업과 엔지니어링 분야의 개척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20년 돌아가신 전 선생님은 대한화학회에 1억원을 기부하면서 전민제 화학인상을 제정하여 화학회 회원으로 학술, 산업, 국가 기반 기술 발전, 사업화, 국제 교류, 화학 지식의 확산과 같은 화학 산업과 학문의 발전에 현저한 공헌을 한 자에게 상장과 상금을 수여하도록 했으며 제가 과분하게 2022년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Q. 화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더불어 화학 분야의 전공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화학은 물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연구하는 자연과학의 핵심적인 분야입니다. 자연의 질서를 연구하는 물리학과 달리 자연계에서의 물질의 변화를 연구하는 화학은 생명과학, 공학, 의학, 약학, 농학 등의 다양한 과학 기술 분야에 활용됩니다. 또한 화학은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안전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해주는 생활과학입니다. 다루는 대상 물질이 무기물이냐, 유기물이냐, 고분자 물질이냐, 생명 물질이냐에 따라 무기화학, 유기화학, 고분자화학, 생화학으로 그리고 그러한 물질을 확인하고, 성질 및 반응을 다루는 분석화학과 물리화학으로 나눕니다. 좀더 세분화 하여 나노화학, 고체화학, 재료화학, 광화학, 의약화학, 대기화학, 환경화학 등으로 나뉘어지기도 합니다.
 화학 분야는 이토록 다양하기에 배울 내용도 많습니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성실하게 공부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일하는 만큼 성과를 얻는다’라는 점에서 화학자는 묵묵하게 일하는 노동자와 같습니다. 아울러 화학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폭넓게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화학 전공자를 포함하여 모든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시간이 있을 때마다 교양을 많이 쌓아 자기계발에 정진했으면 하는 점입니다. 놀 때처럼 매사에 즐겁게 임하면 모든 일을 열심히 하게 되고 또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그 일에 필요한 창의적인 생각도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Q. 어떤 분야의 화학을 연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재직하는 동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이야기 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재직 시절 진행했던 연구로는 호흡 과정을 분자수준에서 이해하기 위해 효소와 비슷한 환경의 간단한 금속 화합물 모델을 만들고 이를 통해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연구, 새로운 산화제의 개발과 반응성 및 메커니즘 연구, 그리고 태양으로부터의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태양 전지 제작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에피소드로서 꽤 오래 전에 제가 모 방송국의 영재발굴단이란 프로그램에 우연히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9살의 화학 영재였는데 이 소년이 제가 교양서로 2017년에 출판한 [세상의 시작 118개의 원소 이야기]를 가장 감명 깊게 읽었다고 해서 그 프로그램의 연출자가 저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이 어린이와 얘기를 나누는 것을 영상에 담겠다고 해서 출연했는데, 과연 그 소년은 영재라 부를만하더군요. 자신이 궁금한 것을 끊임없이 질문을 하는데, 화학 지식은 대학생 수준이고, 원소에 관한 이해는 대학원생에 버금갈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화학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2006년 대한화학회 창립 60년을 맞이하여 국내에서 개최된 제 38회 국제화학올림피아드 행사에 참여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영어소식지 ‘Catalyzer’를 3명의 학생, 3명의 교수 그리고 편집 담당 직원과 10일간 매일 발간했는데, 참가한 외국인 학생들을 인터뷰하고,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행사 관련 소식을 취재하는 등 열정적으로 일했습니다. 몸은 고됐지만 학회 창립 60년이라는 기념비적인 의미도 있었고 한국이 세계 68개국 중 금 3개, 은 1개로 2위를 차지하는 등 행사가 성황리에 잘 마무리 되었기에 해당 행사에 참여했던 것 또한 보람찬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통해 전하고 싶으신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 드립니다.

 

과학 분야에 종사했던 사람으로써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요즘은 화학, 물리 같은 기초 학문보다 의학, 약학 등 응용 분야에 대한 학생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 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국가가 앞장서서 기초 학문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을 다양하게 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교육과 연구는 일방적으로 그들에게 지시하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창의성을 일깨워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교수가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기만 하면 교수가 생각하는 범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젊고 상상력이 풍부한 학생들은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새로운 분야를 찾아내기에 교수의 틀에 갇힌 사고를 답습하도록 가르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울러 대학에 있으면서 젊은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중심 세대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는 점은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고 이에 대해 늘 고맙게 생각합니다. 
 
짧은 대화 시간이였지만, 화학 분야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교육해 온 석원경 교수의 열정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분야에서 모든 이의 존경을 받게 된 석원경 교수처럼 해당 기사를 읽는 동국대학교 학우 모두가 학업에 정진하여 원하는 성과를 이룰 수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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