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동국대 박유헌 교수팀, ‘에틸렌옥사이드 검출 논란’ 해법 제시

등록일 2026.09.28. 조회 154

- K-라면 수출 발목 잡았던 ‘발암물질 검출’ 논란… 물질이 아니라 ‘해석’의 문제
- 검출 ‘수치’가 아닌 ‘증거의 강도’에 따라 규제 조치를 차등화하는 3단계 판단 틀 제안
- 식품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Comprehensive Reviews in Food Science and Food Safety』(IF=15.6) 게재

 

박유헌 교수, 안유진 교수

▲ 왼쪽부터 동국대 식품바이오융합공학과 박유헌 교수, 안유진 연구초빙교수


동국대학교 식품바이오융합공학과 박유헌 교수 연구팀이 식품 중 에틸렌옥사이드(EO)와 2-클로로에탄올(2-CE) 잔류 문제를 종합 분석한 논문을 식품과학 분야 최고 권위 리뷰 학술지 『Comprehensive Reviews in Food Science and Food Safety(IF=15.6)』에 게재했다고 21일(월)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21년 8월, 유럽으로 수출된 국산 라면에서 2-CE가 검출되면서 회수 조치된 ‘발암물질 검출’ 논란에서 출발했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EO 휘발성이 크기 때문에 검출되지 않고 EO가 남긴 ‘흔적 물질’인 2-CE가 검출된 사례로, 유럽연합(EU)은 2022년 2월부터 한국산 라면에 공인 시험성적서와 정부 증명서를 요구하는 관리 강화 조치를 시행하고 2023년 7월 관련 조치를 해제한 바 있다.

 

문제는 2-CE가 ‘EO 관련 화학반응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표지(marker)로 유용하지만, 오염의 발생 시점이나 경로 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라면처럼 건더기·분말스프 등 수십 가지 원료가 섞이는 가공식품에서는 추적이 한층 어려워지며, 최근에는 훈증 처리가 없어도 2-CE가 생성될 수 있다고 보고됐다.

 

연구팀은 EO 및 2-CE의 ‘해석’ 문제에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며 혼선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무엇을 실제로 측정했는가 ▲어떤 형태의 식품인가 ▲공급망 이력이 확인되는가 ▲다른 발생 경로는 없는가 등 네 가지를 따져 검출 결과를 세 단계로 등급화하는 판단 틀을 제시했다. 증거가 강한 1단계는 특정 공급자·로트를 겨냥한 정밀 조치를, 증거가 약한 3단계는 ‘예방적 조치임을 명시한’ 유통 차단을 적용하자는 것으로, 같은 수치라도 증거로서의 무게가 다르면 조치의 수위도 달라야 한다는 취지다.

 

에틸렌옥사이드(EO) 및 2-클로로에탄올(2-CE) 흔적을 해석하는 방식은 국가별로 다른 상황으로, 연구팀이 제시한 판단 틀은 식품 내 EO, 2-CE의 잔류물 정의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각국이 공유할 수 있는 ‘해석의 공통 언어’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U는 EO와 2-CE를 합산해 EO로 환산한 뒤 사실상 정량한계 수준(0.02ppm)을 기준으로 하며, 대한민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CE를 별개 물질로 보아 잠정기준 30ppm(영·유아용 식품 10ppm)을 설정했고, 미국은 두 물질에 각각 다른 허용기준을 두고 있다.

 

박유헌 교수는 “검출 한계를 더 낮추는 경쟁은 이미 충분하다. 남은 과제는 검출된 값이 무엇을 증명하고 무엇을 증명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합의”라며, “K-푸드가 세계 시장에서 겪는 통상 마찰의 상당수는 과학의 부재가 아니라 해석의 불일치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논문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최현서 주무관과 동국대 안유진 연구초빙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동국대 박유헌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