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소식

벽화로 잊지 못할 특별함을 선사합니다

등록일 2023.10.10. 조회 2008

- 벽화 봉사 동아리 ‘PAINTERS(페인터즈)’ -

 

 

고대 시대부터 그려지기 시작했던 ‘벽화’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효과를 만들어낸다. 노후화가 심하게 진행된 벽이나 구조물을 다양한 사람들의 손길로 생기 있게 변화시키고 심지어 ‘벽화 거리’라는 지역 관광 명소로 자리 잡히기도 한다. 더불어 정부 사업으로 안전한 거리를 만들기 위해 벽화 그리기를 진행하기도 한다. 서울 은평구는 밤에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귀갓길 조성을 위해 신사2동 서신초등학교 옹벽에 ‘LED벽화’ 조형물을 설치하기도 했다(신아일보).

 

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의 약자로 도시계획 및 건축설계 시 범죄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들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하는 노력이나 과정을 의미한다. 용어가 생소할 수 있지만, 위와 같이 환경 및 범죄 예방을 위해 그려진 벽화를 생각하면 된다. 누구나 한 번쯤 초등학교 근처, 쓰레기 무단투기 장소 등에 예쁘게 그려져 있는 벽화들을 본 적 있지 않은가?

 

이렇듯 우리대학에도 모두에게 눈으로 보는 즐거움과 공공의 이익을 선보이고자 활동하는 중앙 벽화 봉사 동아리 ‘PAINTERS(페인터즈)’가 있다. 이들이 선한 영향력을 행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경주원(건설환경공학 20) 학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페인터즈 단체 사진(2022.09월 청구어린이공원 벽화 활동)

▲ 페인터즈 단체 사진(2022.09월 청구어린이공원 벽화 활동)

 

Q1. 안녕하세요! 벽화봉사 중앙동아리 ‘PAINTERS’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동국대학교 중앙 벽화봉사 동아리 ‘PAINTERS(페인터즈)’ 회장 경주원입니다. 페인터즈는 수혜 기관과 적극적인 소통으로 변화를 돕는 동아리입니다. 저희는 기존 사회 구조물이라는 본래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공간에 그림을 통해 새로운 의미와 상징성을 더해, 지역 내 노후화된 환경과 이미지 개선에 이바지합니다. 도안 제작부터 벽화 완성까지 전문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하기에 부원 간 소속감을 느낄 수 있고, 벽화봉사를 통한 재능 나눔을 실천하며 지역 사회 발전에 널리 공헌하고자 합니다.

 

 

 

 

(구)일산역 지역 주민과 진행하는 벽화 활동(2022.05월)

▲ (구)일산역 지역 주민과 진행하는 벽화 활동(2022.05월)

 

Q2. 동아리인 운영 방식은 어떻게 되나요?

일반적으로 학기 중 주말에 진행되고 벽화를 그리기 위해선 도안, 도안 확인, 사전 도색, 채색 작업 과정으로 이뤄집니다. 먼저 수혜 기관과 벽화 주제 회의 후 직접 도안을 제작하고, 제작한 도안을 의뢰 기관에 제출하면 피드백이 진행된 후 도안을 완성합니다. 이후 배경 벽 칠하기 및 스케치 작업이 끝나면 도안에 따라 페인트칠 후 마감제 작업을 통해 벽화를 마무리합니다. 이처럼 동아리 운영 및 벽화 작업을 진행하는 데까지 필요한 부가 활동들을 위해 크게 기획부(도안기획, 행사기획), 홍보부, 관리부로 세분화하고 각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도록 합니다.

 

 

 

 

페인터즈 동아리방 꾸미기 벽화(2023.07월)

▲ 페인터즈 동아리방 꾸미기 벽화(2023.07월)

 

Q3. 임원진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임원진은 크게 회장단, 부장단, 차장단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회장단은 회장과 부회장이 있고, 부장단은 기획, 홍보, 관리부장(3人)이, 차장단은 부장단 산하로 기획부 내 도안기획, 행사기획부 차장과 홍보, 관리부 차장(4人)으로 구성됩니다. 회장은 조직 내 모든 활동을 책임 및 총괄하며, 부회장은 동아리 내 기금을 관리합니다. 부장단과 차장단은 기획, 홍보, 관리부 각 부서를 대표하는 임원진으로서 부서별 회의를 주관합니다.

저희는 도안부터 행사 주관까지, 즉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하는 동아리이기에 기획부의 역할이 중요해 두 부서로 나눠 역할을 수행합니다. ‘도안기획부’는 기관에서 의뢰한 벽화봉사 주제에 맞는 도안을 제작 후 여러 번에 회의와 피드백을 거쳐 벽화에 사용할 최종 도안을 완성합니다. ‘행사기획부’는 벽화 활동 외 친목 행사처럼 동아리 내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자세한 활동 계획과 일정을 준비합니다. ‘홍보부’는 새 학기 신입 부원 모집을 주관하고 홍보물 제작 및 SNS 업로드 등 각종 페인터즈 내외부 자료 제작과 활동사진 촬영을 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관리부’는 페인터즈 동아리방을 정리 및 유지하고 벽화 현장 내 활동 물품 구매 및 재고 관리를 담당합니다.

 

 

 

 

Q4. 벽화 그릴 장소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을까요?

벽화는 장소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기에 저희 활동이 지역 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에 벽화의 심미적 요소를 통해 장소 이용자들의 편안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양원, 범죄 예방을 위한 환경 설계(CPTED) 등 벽화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들을 고려해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길거리를 우선 선정 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선보이고 사회적으로 좋은 의미를 담을 수 있다면 벽화의 위치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더불어 벽이 아닌 전봇대와 빗물받이 등 사회적 구조물 어디든지 의미를 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페인터즈의 최종 목표이기도 합니다.

 

 

 

 

Q5. 벽화를 의뢰받기도 하는데, 관계자 컨택과 소통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의뢰하고자 하는 분들이 페인터즈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락해주십니다. 봉사를 진행했던 벽화 기관에서 다른 기관에 저희를 소개해주시기도 하는데 이 경우 저에게 개인적으로도 의뢰 연락이 많이 옵니다. 또한 동국대학교 참사람사회공헌센터를 통해 중구청 등 학교 주변 기관에서 연락을 주시기도 합니다.
이후 저희는 벽화 활동 기간과 시간, 참여 인원 등 일정과 재료비 및 식비 예산안을 기관과 상의해 계획을 세웁니다. 아무래도 벽화를 그리는 장소 주변에 거주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며 보게 되는 벽화이기에 주민분들의 의견이 반영된 벽화 도안 주제 회의를 중점적으로 진행합니다. 또한 지역 주민분들의 손을 직접 거친다면 작품이 주민들에게 더 애정이 가고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지역 주민 참여 활동 또한 가능한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봄날북한산요양원 벽화 도안과 실제 작업물(2023.05월)

▲ 봄날북한산요양원 벽화 도안과 실제 작업물(2023.05월)

 

Q6. 그림 도안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벽화 작업 전 그릴 장소에 사전답사를 진행해 주변 분위기나 벽 상태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확인합니다. 이후 사전답사 결과를 바탕으로 회의를 진행해 도안기획부에서 전반적인 부분을 맡아 최종 도안을 구체화하는데, 이 과정이 무척 중요합니다. 학생 봉사단체인 만큼 실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며 벽화를 잘 모르는 기관 측에서 고려하지 못하는 부분까지도 생각해 더 나은 방향으로 조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안 제작 시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보통 태블릿을 이용해 직접 그림을 그리는 편입니다. 결국에는 벽에 직접 손으로 그림을 그려내야 하기에 실제로 그려보며 벽에 들어갈 그대로의 모습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손기정체육공원둘레길 계단 및 벽화 작업(2023.11월)

▲ 손기정체육공원둘레길 계단 및 벽화 작업(2022.11월)

 

손기정체육공원둘레길 노후화된 벽을 재탄생시킨 벽화를 그리고 있다.

▲ 손기정체육공원둘레길 노후화된 벽을 재탄생시킨 벽화를 그리고 있다.

 

손기정체육공원둘레길 수리 벽화 완성 사진

▲ 손기정체육공원둘레길 수리 벽화 완성 사진

 

Q7. 가장 기억에 남는 벽화 그리기 봉사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중림동 손기정 체육공원 둘레길’ 벽화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벽화 특성상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작업하는 만큼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활동입니다. 당시 약 3주에 걸쳐 작업해놓은 벽화가 우천 예보도 없이 내린 비에 떠내려가 페인트가 전부 지워져, 다시 처음부터 벽화를 그려내야 했습니다. 원래 목표했던 기간보다 활동 일정이 늘어나는 바람에 12월 말, 영하 15도의 가장 추웠던 날씨 속에서 매일 8시간씩 벽화를 그리며 마무리 지은 활동입니다. 힘들었지만 예상치 못했던 일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고 배울 수 있었던 작업이었습니다. 작업 시작 자체는 11월부터였지만 9월부터 담당자님과의 회의 및 장소 사전답사를 진행한 활동으로, 한 학기의 대부분을 함께한 만큼 저에게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벽화입니다.

 

바다의 시작 빗물받이 캠페인 손 그림 도안

▲ 바다의 시작 빗물받이 캠페인 손 그림 도안

 

바다의 시작 빗물받이 캠페인 도안

▲ 바다의 시작 빗물받이 캠페인 도안

 

중구청 벽화 활동 단체사진(페인터즈 공식 포즈인 P를 형상화한 손 모양을 하고 있다).

▲ 중구청 벽화 활동 단체사진(페인터즈 공식 포즈인 P를 형상화한 손 모양을 하고 있다).

 

중구청 벽화 작업물

▲ 중구청 벽화 작업물

 

‘바다의 시작’ 빗물받이 캠페인과 ‘중구 내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을 위한 벽화’ 활동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 활동들은 벽화라는 일반적인 벽이 아닌 빗물받이, 전봇대에 그림을 그렸다는 점에서 독특할 뿐만 아니라 그림에 담긴 환경을 생각하는 목적이 더욱 뜻깊었습니다. 처음으로 페인터즈와 중구 주민들이 지역 내 환경개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함께 그린 벽화 및 캠페인이며, 중구청장님께서 직접 활동 장소에 방문해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지나가는 중구 주민분들도 응원해주신 벽화이기에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항상 벽화를 작업하다 보면 주민분들이 응원의 말씀을 건네주시기도 하고 고맙다며 간식을 챙겨 주시기도 합니다. 단기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닌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되는 ‘벽화’이기에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들도 많이 있지만, 따듯한 말 한마디와 진심 가득한 관심을 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봄날북한산요양원 벽화 도안과 실제 작업물

▲ 봄날북한산요양원 벽화 도안과 실제 작업물

 

Q8. 보수 작업이 아닌 벽화를 그림으로써 변화를 주는 것의 의의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작업하다 보면 그림보다는 보수·수리가 우선이라 판단되는 벽들을 접하기도 합니다. 연필로 그림을 그리려 하면 벽이 연필에 의해 깎일 정도로 노후화가 심각한 구조물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수리를 하게 되면 경제적인 문제점을 비롯해 주변 소음 등 주민들의 불편함 문제로도 이어지기에 선뜻 수리하는 것이 망설여진다는 말씀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벽화 도안 제작 전 사전답사를 하며 벽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판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벽 관리를 하지 않아 벽에 넝쿨이 자란 경우, 이를 제거하는 것이 아닌 벽화와 조화롭게 이루어질 수 있을 만한 도안을 제작하는 것입니다. 각각의 벽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려 그림으로 벽을 보수한다면 더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벽화에는 여러 가지 목적과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비록 노후화된 벽에 그림을 그리는 것일 뿐이지만, 하나의 벽화가 완성될 때까지 벽화가 가지는 고유한 의미를 잊지 않고 그에 맞는 목적을 가지며 최선을 다해 그리는 것이 벽화입니다. 여러 의미가 담겨 있는 벽화를 선물함으로써 잊지 못할 경험을 얻은 페인터즈와 벽화로 인해 기분의 전환을 느낄 수 있는 주민분들처럼 단순히 보수나 수리를 통해서는 얻을 수 없는 특별함을 벽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저희 활동의 최대 장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페인터즈 로고 및 동아리방 벽화 사진

▲ 페인터즈 로고 및 동아리방 벽화 사진

 

Q9. 벽화봉사 중앙동아리 ‘PAINTERS’에 들어오고 싶거나 지원을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 한마디 해주세요!

우스갯소리로 제가 벽화 작업을 할 때 “우리 페인터즈는 더울 때 더운 데서, 추울 때 추운 데서 일한다”라고 자주 말하곤 하는데요. 물론 틀린 말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고생한 만큼 얻어가는 경험들도 정말 보람차고 의미 있으니 페인터즈 많이 지원해주시고 활동에도 많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려 여러 사정에도 불구하고 책임감으로 봉사하러 오셔서 매번 무사히 벽화를 마칠 수 있게끔 도와준 페인터즈 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벽화 활동이 지역 내 환경개선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길을 지나가다가 벽화를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흥미를 주고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페인터즈를 향한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웹진기자 박세원(미디어커뮤니케이션 20)

동국대학교 챗봇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