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소식

미래를 향해 드론 띄우는 철학교수

등록일 2022.09.27. 작성자 관리자 조회 1539

 

이석주 교수

 

 

일반인에게도 생소한 드론을 조종하고 야외에서 라이브로 수업을 진행하는 철학교수님을 아시나요? . ‘4차 산업혁명과 드론 디자인’, ’레트로 동아시아의 건축공간과 신화’, ‘존재와 역사 명작 세미나’ 무려 3개의 강의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이석주 교수님를 만나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이석주 교수님! 여러 수업에서 어떤 시도를 하고 계신가요?

우선 ‘4차 산업혁명과 드론 디자인’에서는 제가 가지고 있는 드론 비행체를 이용한 실습을 통해학생들이 직접 드론을 조종해봅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과 연결할 컨텐츠를 논의하고 이를 드론을 이용해 현실화하는 스타트업을 기획하는 시간을 통해 이공계학생들은 물론 문과대학 학생들의 융합적 사고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레트로 동아시아의 건축공간과 신화’의 경우 제가 직접 촬영한 영상 및 사진 자료를 제공합니다. 특히 오키나와의 네 개의 열도는 물론 제주도 등의 동아시아의 다양한 건축공간, 신앙공간을 보여주고 더 나아가 민가의 모습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단면도에 평면촬영 자료들을 결합하면서 입체적으로 공간을 인지하고 기능 영역을 탐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이번 학기부터는 ‘존재와 역사 명작 세미나’에서도 두번 가량의 야외수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저는 철학의 다양한 텍스트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그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가 ‘소요’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소요를 위해선 자유롭게 노는 과정을 통해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야합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네 권의 책을 요약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는 학생들의 숨통을 틔울 시간이 전혀 없습니다. 현장강의를 통해서 딱딱한 수업 분위기도 환기하고 여러 풍경들을 통해 힐링할 수 있도록 계획 중 입니다.

 

 

 이석주 교수
제주도에서 야외 라이브 수업중인 이석주 교수.

 

 

Q. 드론을 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2017년에 시작한 ‘동아시아 3섬의 신화와 전통 주거문화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제주도, 오키나와, 타이완 등지의 건축공간을 촬영해야 했습니다. 이때 4분 가량의 촬영에 약 100만원의 금액을 청구하더라구요. 이때 비용이 너무 부담이 되어서 필요한 자료를 직접 촬영하기 위해 드론을 익힐 결심을 하였습니다.

 


Q. 드론을 이용한 수업을 하면서 겪는 고충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비용입니다.(웃음) 조이스틱을 움직이는 것에 불과한 조작은 생각보다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10분이면 다루는 모습들을 보았고 저야 그것보단 조금 더 걸렸지만 수월하게 다루었습니다. 그러나 70만원대부터 200만원 후반까지 형성된 비행체의 가격과, 업그레이드에 따라 교체 가능한 각각의 부품들, 10만원에 달하는 배터리를 지속적으로 교체하기 위한 유지비 등의 비용을감당하는 것이 버겁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학생들에게 드론을 경험하는 기회와 더 좋은 질의 촬영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제가 극복해야하는 부분입니다.

 


Q. 비용의 문제가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드론을 강의에 활용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더이상 드론은 생소한 기술이 아닙니다. 무인산업의 핵심요소이며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되는 드론 미사일, 배달업계에 도입 논의 중인 드론 배달 등 산업 각 분야의 미래와 직결되었습니다. 실제로 부산과 서울에서 열리는 드론 박람회와 같은 곳에서는 정말 많은 산업에서 현재 드론을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비교도 안되는 규모의 드론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고 당장 몇 년 후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에서 드론의 활용도가 더욱 광범위해질 것 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드론을 경험할 수 있게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순 기술의 전파에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 어떻게 접목할지, 어떤 컨텐츠를 담아낼지 다각도에서 고민해보는 시간도 제공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드론의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공중에서의 시각이 보편화 될 것입니다. 지상에서 보던 관점에서 더 확장되는 것이죠. 우리나라 산수화 속 선인들의 시점이 마치 헬리콥터를 타고 전경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현대에 와서 드론을 이용해 입체감을 쉽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리적인 변화에서 더 나아가 정신적으로도 세상의 것들을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시점의 확장을 훈련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Q. 야외 수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야외 수업은 특히 변수가 많습니다. 특히 제주 건축공간을 보여주기 위해 전통가옥이 밀집한 제주 민속촌을 돌아다닐 때 관광객들을 마주치는 것이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마이크 달린 카메라를 들고 저 혼자 얘기하고 있으니까요. (웃음)                                                                                                
수업자료가 없어져서 교육이 곤란했던 적도 있습니다. 제주 건축문화 중 우리 대문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정낭을 출입의 편의를 이유로 제거했더라구요. 제주 민속촌 외에도 강운봉 가옥의 정낭도 훼손되어있었습니다. 정낭의 긴 나무막대기를 지칭하는 정주목의 갯수가 3개가 아니라 2개에 불과했습니다. 건축공간을 제대로 보여주지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제주문화 보전을 위한 마음에 관련부서에 보수할 것을 건의한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몇십년 만에 멀미를 경험했습니다. 한라산을 따라 제주도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버스에서 고생했는데, 여러 장점들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가는 경로대로 학생들이 재탐방할 때를 고려해 금전적인 부분이나 안전한 방법을 택해야 했고 이동 과정에서의 민가의 모습이나 제주 환경 같은 또 다른 교육자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Q. 학생들에게 문이과 융합인재가 되기 위해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알려주세요.     

늘 강조하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상상, 꿈, 도발 입니다. 도전하기 위해 준비하고 심사숙고하는 것도 좋지만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순발력있게 ‘도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요즘 세대들은 HOW(어떻게)를 물어야할 때 입니다. 저는 철학을 공부하다보니까 WHY(왜)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것은 상황을 해결하면서 성찰할 때 얻어지는 것이라고 생각되더라고요. 단순하게 고전을 해석하고 이유를 묻는 것보다 기술과 미래를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제는 현실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고민하는것이 필요합니다.


제자들이 경쟁력 있는 인재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에 드론과 철학을 접목한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님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인터뷰였다. 인터뷰 후, 새로운 기술이나 학문을 습득하는 것에서 나아가 전공과의 융합을 생각해 보았고, 급변하는 사회에서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시금 고민하게 됐다. 짧은 인터뷰였지만 그만큼 나에게는 한발 더 나아가는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글을 읽은 학우 여러분들도 저랑 같은 생각이신가요? 다음에는 좀 더 좋은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웹진기자 : 강정원(경영학과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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