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이모티콘 스티커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왼쪽부터 김보현(조소 18), 주수경(중어중문 18), 신채연(광고홍보 19))
교양 수업 통해 이모티콘 스티커 상용화 성공한 우리대학 재학생
우리대학 재학생들이 ‘융합콘텐츠산업과 캐릭터’ 교양 수업을 통해 이모티콘 스티커 제작과 상용화에 성공했다. 네이버 OGQ 마켓에서는 조소 전공 김보현, 광고홍보학과 신채연, 중어중문학과 주수경 학우의 ‘호두 뚜뚜 미미의 꽃다운 일상’, ‘깨발랄 골든햄스터, 햄깨랑 함께!’, ‘복슬복슬 히피쓰’ 이모티콘 스티커를 구매할 수 있다.
1. ‘융합콘텐츠 산업과 캐릭터’ 수업을 듣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나요?
김보현: 평소 캐릭터를 그리는 것에 흥미가 있어서 캐릭터 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학기에 들을 수업을 찾던 중 ‘융합콘텐츠 산업과 캐릭터’ 수업을 발견하게 되었고, 혼자 고민하기보다 교수님께 전문적인 수업을 듣고 조언을 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수강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신채연: 제 취미는 그림 그리기입니다. 휴학 중에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낼 정도로 캐릭터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복학을 준비하면서 들을 일반교양 수업을 찾던 중 ‘융합콘텐츠 산업과 캐릭터’ 수업을 알게 되었고, ‘우와. 우리 학교에도 캐릭터 수업이 있었네’라며 관심을 두게 되었어요. 강의계획서를 읽어보니까 이모티콘 제작하는 것이 한 학기의 과제인 것 같아서 ‘수업을 들으면 내가 의무적으로라도 이모티콘을 만들어볼 수 있겠다’ 싶어서 이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주수경: 저는 원래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작년에 아이패드를 구매한 뒤 매일 그림을 그리는 취미 생활을 가졌는데요. 이런 취미는 자연스럽게 ‘이모티콘을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1학기 희망 강의 신청 기간에 강의를 둘러보다가 이모티콘을 만드는 수업이라는 설명이 흥미로워서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2. ‘융합콘텐츠 산업과 캐릭터 수업’ 강의 내용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보현: 수업은 캐릭터에 대한 이론 40%, 실기 60% 정도의 비율로 진행됩니다. 실기는 보통 과제 대체로 이뤄집니다. 강의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보니 강의는 이모티콘 제작의 전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주시기보다 예시를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강의 목표는 이모티콘 상용화에 성공하는 것이고, 모든 학생이 학기 말까지 이모티콘을 완성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열정과 시간이 필요해서 이모티콘 제작에 관심이 있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 수강하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제 전공은 조소로 평소에도 이모티콘 제작과 관련된 툴을 자주 사용해서 툴 사용이 익숙한데요. 교수님께서 툴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 일러스트 강좌를 준비해주시고,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디자인과 동세 등의 내용을 상세히 강의해주시니 입문자도 편하게 들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교수님께 따로 연락드리면 상담도 친절히 해주시니 한번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신채연: 이 수업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발굴하는 수업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캐릭터의 스토리를 만드는 법, 캐릭터 산업 사례들, 표정이나 움직임을 어떻게 그려야 자연스럽고 강조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캐릭터로 이모티콘을 만드는 것까지 알려주십니다. 저는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고, 그림 한번 그려보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수강 신청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교수님께서 엄청난 퀄리티의 결과물을 요구하시는 것도 아니고, 그림이라는 게 주관적인 감상의 영역이잖아요. 그래서 이 수업은 ‘나만의 작품 하나를 만든다’는 느낌으로 재밌게 들을 수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강의는 컴퓨터실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이론을 들은 뒤 바로 실습하고, 교수님께 바로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주수경: 저는 개인적으로 이론 수업이 더 많다고 생각했었어요. 수업은 캐릭터를 그리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물의 표정이나 신체 구조 등을 따라 그리면서 연습할 수 있어서 그림을 잘 못 그리는 분들도 쉽게 강의를 따라올 수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아이패드를 구매한 뒤 유튜브에서 드로잉 영상을 보고 따라 할 만큼 그림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 수업을 재밌게 들을 수 있었는데요. 진심으로 이모티콘을 만들고자 하지 않고, 그냥 교양이니까 대충 듣자는 생각으로 수강하시는 분들께는 이 수업이 조금 벅차겠다고 생각합니다.
3. 김보현 학우는 조소 전공, 신채연 학우는 광고홍보학, 주수경 학우는 중어중문학으로 전공이 다양한데요. 전공과 캐릭터 이모티콘 스티커 제작이 직접 관계되지 않아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혹은 전공 내용 중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었나요?
김보현: 조소 전공에서 기본적으로 ‘드로잉’을 한다는 점이 이모티콘 스티커 제작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조소과도 이제는 조각만 하는 게 아니라 디지털 아트나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모티콘 스티커 제작과 조소 전공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전공에서는 실사를 다루는 것을 기본으로 하다 보니, 이모티콘이 자꾸 캐릭터체보다는 실사체로 넘어가려고 해서 수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신채연: 저는 전공과 캐릭터 제작과의 관계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개인이 캐릭터나 드로잉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공이 광고홍보학과다 보니까 평소에 기업 마스코트 등 캐릭터 관련 콘텐츠들을 꽤 많이 찾아보는 편이었거든요. 전공 덕분에 캐릭터 제작 시 레퍼런스를 찾기 편했지만, 어떤 전공이든 관계없이 그저 ‘내 손이 뭔가를 그리고 싶다’라면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수경: 저도 캐릭터 이모티콘 스티커 제작과 전공은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수업은 정밀화를 그리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수업이기 때문에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 평소에 캐릭터나 이모티콘을 많이 사용하고 접하는 사람들이 이 수업을 재밌게 들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4. 이모티콘 스티커를 제작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쓰셨나요?
김보현: 캐릭터 디자인과 어떻게 채색할지 색감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요즘 이모이콘이 정말 다양하게 나오고, 그만큼 차별성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디자인을 가장 신경 썼습니다. 채색을 위한 브러시까지 새로 제작할 정도로요.
신채연: 저는 평소 귀여운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모티콘의 귀여움에 초점을 두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나만의 이모티콘 스티커’다 보니까 나랑 얼마나 닮았는가를 고민하며 이모티콘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그 결과 귀여운 햄스터에 제가 좋아하는 금색을 입힌 골든 햄스터 캐릭터를 구상했습니다. 리액션이 크다는 제 특징을 캐릭터에 부여해 골든 햄스터의 표정 변화와 움직임을 크게 보이도록 작업했습니다. 캐릭터의 제 특성을 반영하되 상용화를 위한 대중성은 놓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주수경: 저는 귀여우면서도 독특한 특징을 지닌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림을 그릴 당시 저는 히피 파마를 한 상태였는데요. 이런 제 특징을 제가 좋아하는 동물이라는 주제와 접목해서 히피 파마를 한 동물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복슬복슬 히피쓰’라는 캐릭터는 총 세 가지 동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색 조합을 할 때 어느 캐릭터 하나가 튀지 않고 조화롭게 보이도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5. 이모티콘 스티커 제작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있었다면 어떤 부분이 어려웠는지 일화와 함께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보현: 저는 디자인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학기 내내 디자인 하는 데만 시간을 다 썼을 정도로요. 중간에 한 번 엎고, 다시 맨 처음 시안으로 돌아갔다가, 거기서 또 계속 수정했거든요. 생소한 동물에 디자인까지 하려니 시간이 오래 걸려서 작업이 조금 빠듯하게 들어간 점이 아쉽습니다.
신채연: 아이패드 손 그림으로 이모티콘을 제작해 수정이 어려웠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저는 단계·부분별 수정이 쉬운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같은 툴을 사용하지 않고 아이패드 손 그림으로 이모티콘을 제작했는데요.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이라 하나하나 지우고 수정하기가 어려워서 수정할 때마다 ‘아 이걸 또다시 해야 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툴 사용하는 것에 도전해볼걸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모티콘을 디자인할 때 ‘글자를 넣을까 말까, 넣는다면 어떤 문구를 넣어야 할까’를 혼자 결정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주변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피드백을 받은 기억이 나는데요. 디자인 부분에서 ‘할까 말까’에 대한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게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주수경: 캐릭터들의 프로필과 구체적인 스토리를 짤 때 가장 많은 시간이 들었습니다. 수업 진행상 그림을 먼저 그린 뒤, 그것에 맞게 캐릭터들의 이름과 스토리를 구상하려니까 조금 힘든 점이 있었습니다. 혼자 하기에는 창의력이 부족해서 친구와 거의 두세 시간 동안 머리를 맞대고 스토리를 짰던 기억이 납니다.
6. 네이버 OGQ 마켓에서 이모티콘 스티커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네이버 측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요. 그 기간은 어느 정도였고, 심사에 통과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으며, 그때 심정은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김보현: 교수님께서 미리 컨택을 해주셔서 심사 기간이 단축되긴 했는데 제가 규격을 잘못 봐서 세 번 정도 수정해야 했습니다. 규격을 맞추지 않으면 마켓에 아예 올릴 수가 없더라구요. 이모티콘 스물네 개를 세 번이나 수정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니더라고요. 통과되면 개별적으로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아서 네이버 OGQ 마켓을 수시로 확인했습니다. 새벽 두세 시에 다른 작업을 하던 중 마켓에 들어가보니 갑자기 통과가 되어 있어서 놀랐어요. 그 새벽에 냅다 비명을 질러 엄마 아빠를 깨울 정도로 아주 기뻤습니다.
신채연: 교수님께서 OGQ 담당자님과 컨택을 미리 하셔서 주말 제외 이틀 정도 뒤에 심사가 통과되었습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규격을 맞춰야 하는데, 저는 사실 규격을 안 맞추고 준비하고 있어서 규격을 다시 맞추고, 이름도 사이트에 맞게 변경하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심사하는 기간 내내 언제 심사가 통과될지 모르니까 떨면서 네이버를 들락날락했습니다. 놀랐던 점은 통과됐을 때 메일이나 별도의 안내가 없다는 것입니다. 어느날 보면 그냥 올라와 있는거에요. 저한테 통과됐다는 말이나 연락도 없이. 그냥 바로 변경되어서 ‘그냥 이렇게 되는구나’ 싶어서 놀라면서 기뻤어요.
주수경: 원래는 이주 정도라고 알고 있는데, 저희는 교수님 덕분에 조금 빨리 심사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것인데 지키지 않으면 심사에서 바로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규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려놓고 규격에 맞추느라 수정에 오랜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만약 이 수업을 수강하신다면 처음부터 그 규격을 알아보고 거기에 맞춰서 그리면 더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7. 상용화 이후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고 있을까요? 앞으로도 이모티콘 관련 직업을 가지거나 네이버 OGQ 이외에도 카카오톡 이모티콘샵 등지에 입점을 시도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김보현: 네이버 OGQ 마켓은 5만 원 이상부터 정산이 가능한데요. 저는 주변 사람들한테만 홍보해서 아직 정산 가능 금액의 절반 정도밖에 채우지 못했습니다. 부모님 세대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네이버 블로그보다 카카오톡을 많이 사용하는 만큼 주변에서 카카오톡에 입점해달라는 요청이 많아요. 카카오톡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총 30개의 이모티콘이 필요해서 그림 여섯 점을 더 그려야 합니다. 또 규격도 새롭게 맞춰야 하는데, 최근까지 너무 바쁜 상태라 추가 작업을 못 하고 있습니다. 조금 여유가 생긴다면 수정 작업을 마친 뒤 카카오톡에도 입점하려고 합니다.
신채연: 상용화된 뒤 친구들에게 알리니까 그때 홍보에 힘입어 엄청나게 팔렸거든요. 그런데 제가 가격을 천 원에 올리다 보니까. 최소 정산 금액인 오만 원을 채우기 위해선 못 해도 오십 명에게 이모티콘을 팔아야 하는 상황인 거예요. 지금은 한 절반 정도 채워서 이걸 정산을 받을 수 있을까 싶긴 한데. 제가 출시한 이모티콘을 친구들 블로그에서 볼 수 있으니까 뿌듯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이모티콘 제작이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기도 하구요. 이모티콘 승인은 열심히 좋아하는 이모티콘을 계속 그려보자는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림을 그리며 카카오톡에도 입점을 시도해볼 계획입니다.
주수경: 저도 지인들 위주로 판매하고 있어서 수익 창출은 크게 기대를 안 하지만. 친구들이 제가 만든 스티커를 사용할 때 귀엽고 뿌듯하고 그런 마음이 듭니다. 저는 현재 인스타에 일주일에 그림 한두 점은 꼭 업로드하고 있는데요. 그걸로 팔로우를 열심히 늘려보고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기면 나중에 꼭 카톡 이모티콘에 입점하고 싶습니다.
8. 스토어 입점으로 이모티콘 작가를 꿈꾸는 우리대학 학우님들께 조언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보현: 한 번에 완벽한 이모티콘을 만들고 싶어서 오히려 더 헤맸던 사람으로서 ‘일단 제출하세요’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냥 그려보고, 제출을 한번 해보고, 계속 시도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한 번에 확 성공할 순 없으니까 시도를 여러 번 해보고 그걸로 경험을 쌓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해보세요. 크게 어렵진 않더라고요. 요즘 많이 하시다 보니까 진입장벽도 많이 낮아졌고.
신채연: 저는 꾸준히 그림을 그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순간 그림을 놓아버리거나 완성도에 집착하다 보면 쉽게 지치거든요. 이모티콘을 제작할 때 한번에 너무 좋은 퀄리티로 올리기보다 가볍게 여러 번 올리는 게 그림은 오히려 더 좋아요. 그리고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 자신만의 아카이빙 공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그린 그림을 모아놓으니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주수경: 저도 저만의 스티커를 만들기 전에는 이모티콘을 만들고 제출하는 과정이 어려우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면 굉장히 간단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요새 이모티콘 만들기가 버킷리스트이신 분들이 많은데 충분히 누구나 할 수 있으니 꼭 한번 도전해보시라고 응원해드리고 싶어요.
인스타그램 @with_ham77h과 @_hippeace에서 ‘깨발랄골든햄스터, 햄깨랑 함께!’의 신채연 학우는와 ‘복슬복슬 히피쓰’의 주수경 학우의 드로잉을 확인할 수 있다.
글 : 웹진기자 중어중문학과 18 장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