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연구원 구은정 교수, ‘Gender, Work & Organization ’ 저널에 논문 게재
여성학분야 최고 저널중 하나인 ‘Gender, Work & Organization ’ 저널이 우리대학 사회과학연구원 구은정 교수의 연구 논문 「A Pluralistic insight on care value: Exuding from sharing gift of unpaid work at home (가사노동을 선물로 나눌 때 발산되는 돌봄 가치: 다원주의적 관점에서)」을 게재했다.
구교수의 논문은 “시장영역에서 돈을 벌기 위해 하는 돌봄을 복지정책으로 제공되는 돌봄과 비교했을 때, 집에서 가족 간에 나누는 돌봄의 가치는 어떻게 다른가?” 라는 연구 질문에 대한 답이며, 그동안 논의되지 못했던 사적영역에서 돌봄을 나누며 향유하는 친밀한 관계의 가치를 학문적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였다는 의의가 있다.
여성주의 관점에서 그동안 사적영역은 젠더불평등의 영역으로 평등을 위한 분투의 영역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 사적영역은, 돈을 벌기 위해서, 또는 복지 정책의 일환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염려와 사랑으로 돌봄을 나누는 공간으로 논의했다. 시장영역에서는 임금이란 외적 동기로 돌봄노동을 한다.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돌봄을 제공하는 것은 정의 사회 실현이라는 외적 가치가 우선된다. 이와 비교해, 사적영역(집)에서 돌봄은 상대에 대한 애정·관심·염려 등 내적 동기가 우선되는 차이를 분명히 밝혔다. 외적 동기(가치)가 우선되지 않는다는 것은, 애정 사랑은 시장에서 구매할 수도 없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강제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애정 사랑을 주고받는 것은 언제나 ‘선물’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긍정심리학에 따를 때, 뜻하지 않는 선물을 받았을 때 고마움을 느끼고 그 고마움을 갚으려는 의지가 발산된다. 그리고 이런 고마움을 서로 주고받으며, 애정, 사랑, 연결감을 느끼고, 개인은 육체적, 정서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지고 번영하는 삶을 누리게 된다. 이 이론을 적용해, 개인의 삶에서 사적영역은 애정, 사랑, 연결감을 나누는 목적과 가치를 지닌 영역으로 논의한다.
위와 같은 이 논문의 논의는 사적영역의 돌봄을 낭만화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베이비시터, 간병인 등 돌봄을 제공하는 일이 마치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자발적으로 하는 일로 치부되며, 근로계약보다 더 많이 노동하기를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인식 틀을 해체했다는 의의가 있다.
또한, 애정 사랑 등 돌봄을 나누는 내적 동기는 시장에서 구매할 수도, 정의를 위해 강제할 수도 없다는 것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이 했던 돌봄을 낭만화하는 것을 거부한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타인을 돌보는 것을 여성에서 규범으로 역할로 부여했을 때, 돌봄은 내적 동기가 아니라 외적 동기가 우선되기 때문에, 친밀한 관계를 나누는 가치를 발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적영역에서 발산되는 돌봄의 고유한 가치의 인정과 젠더평등의 양립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가까운 사람과 나누는 ‘친밀한 관계의 가치’를 돌봄 가치로 규정해, 1인가구가 증가하고 외로움이란 어휘가 주제어가 된 후기근대사회에서 놓치고 있었던 사적영역의 가치, 사적인 삶을 재인식할 수 있는 이론을 제공했다는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