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Université Paris Diderot
▶ 출발 전 준비할 것들
1)
비자
- 행정 처리가 느리고 일도 잘 못하는 프랑스입니다. 그래서 파견학교로부터 메일을 받자마자
준비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캠퍼스 프랑스, 대사관 영사과
두 곳을 예약방문해야하기 때문에 번거롭습니다. 그나마 교환학생은 신분이 보장되기 때문에 절차상의 귀찮은
과정만 거치면 별 문제없이 처리됩니다.
유명한 사항이지만 대사관 직원이 몹시 불친절합니다. 저는 프랑스 직원을 상대해서 괜찮았는데 옆에서 한국 직원 태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짜증납니다. 서비스직에 바라는 친절함은 기대하지 않으시는 게 마음 편합니다. 추가로 대사관에서 택배로 여권을 보내주는데, 대사관에 넘기기 전에 송장 번호를 따로 적어두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비행기표
- 캐세이패시픽으로 홍콩에서 20시간 정도 레이오버하는 일정으로 예약했습니다. 캐세이패시픽의위탁수하물 규정이 각각 23kg 미만 캐리어 2개(도합 40kg 미만)여서 넉넉하게 짐을 가져갔습니다. 다만 캐세이패시픽은 웬만한 국적기보다는
훨씬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저렴한 항공사는 아닙니다. 물론 그만큼 편안한 비행을 할 수 있긴
합니다. 대한항공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학기 종강 전에 왕복 티켓을 구매했는데 출국 이틀 전에 간신히 비자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4월 중순에 학기가 끝나서 시간이 많이 남아 예정보다 보름 일찍 귀국했습니다.
3)
짐싸기
- 저는 12월 말에 가서 7월에 돌아왔습니다. 저는 이민가방에 웬만한 건 다 넣어 갔습니다. 이불이나 베개, 밥솥 등 다 들고 갔는데 다른 친구들은 보통 와서 사는 것 같습니다. 구겨져도
되는 의류는 압축팩 이용을 추천드립니다.
사실 파리는 돈만 있으면 웬만한 한식 다 먹습니다. 한국보다 비싸긴 하지만, 한인마트와 중국마트가 있어서 못 사먹을 정도로 비싸지도 않고 음식도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저는 음식을 안 가리는 편이라 한식은 거의 안 먹긴 했는데, 음식 가리시는 분들은 챙겨오시되 이곳에서도 웬만한 음식은 다 판다는 걸 염두에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소주는 그 돈 주고 사먹기 아깝다고 생각해서 20팩 좀 넘게 가져왔는데 이건 괜찮은 것 같습니다. 또 양말, 수건은 프랑스보다 한국이 훨씬 낫습니다. 저는 조제약도 한 뭉치 들고왔는데, 쓸일은 없었지만 이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4)
보험
- 보험은 파견 학교에서 가입할 수 있다고 들어서 그냥 왔는데, 막상 오니까 지난 학기부터
기존의 보험 상품이 사라지고, 사회보험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학교에서 연결해준 보험사로 가입했습니다. 프랑스에서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은 무료이긴 한데 OFII를 받은
이후에나 가입할 수 있어서 1학기만 파견가는 저는 따로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5) 기타
- 프랑스 행정의 시작은 은행 계좌 여는 것부터입니다. 프랑스는 자국 은행 계좌로만 할 수 있는 사항이 좀 있어서(CAF 등) 빨리 만드는 것을 권합니다. 은행 계좌를 만들려면 거주 확인증이 필요한데, 저는 2월달부터 기숙사에 살아서 학교에 따로 서류를 요청했습니다. 저는 Vaugirard 기숙사에 살았는데 LCL Porte de Versaille 지점을 이용했고, 제 담당 직원은 영어도 잘하고 매우 친절했습니다. LCL의 유일한 단점은 웹이나 어플에서 프랑스어만 지원하는 부분인 것 같은데, 사용하는 메뉴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 도착 및 수업
1)
픽업
- 존재하지 않습니다.
2) 오리엔테이션
- 저는 SILC를 등록해서 수업 끝나고 친구들이랑 다같이 갔습니다. 이때 학생증을 받습니다.
3)
수강신청
- 한국에서 미리 수강신청을 하긴 하는데, 그거 아무 의미 없습니다. 저는 프랑스 기준으로 두 번째 학기였고, 제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웬만한 강의는 인원이 다 차 있는 상태였습니다. 수강신청은 학과 사무실에 직접 방문해서 신청하는 방식인데, 빈 자리가 얼마나 있는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예비 안을 많이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저는 화수목 주3으로 30 ECT 꽉 채워 신청했는데, 2주정도 지나고 한 과목 자체 드랍해서 25 ECT 챙겨 왔습니다.
4)
동아리
- 제가 활동한 게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5)
수업관련 (난이도, 튜터링, 공부방법 등)
- 저는 영문과 수업을 들어서 외국인을 위한 불어 수업을 제외한 모든 수업을 영어로 들었습니다. 영어
수업이라 수강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영문과 수업이라 수강 학생 대부분이 프랑스 학생이었고, 중요 개념이나 안내 사항은 불어로 공지되는데 친구한테 물어보거나 교수님께 따로 여쭤보면 잘 알려줍니다.
6)
기타
- 다른 유럽과 달리 unexcused absent는 두 번입니다.
▶ 파견도시 및 학교생활
1)
날씨, 옷
- 12월부터 7월까지 파리에 있었는데, 파리
겨울은 한국처럼 춥지 않습니다. 가장 추운 시기도 패딩 없이 롱코트로 겨울을 보냈고, 그 시기 끝나면 후리스나 깔깔이 정도 입었습니다.
파리의 여름은 6월 말부터 8월 중순정도라고 하는데, 올해 6월은 비정상적으로 더웠습니다. 저는 한여름 옷은 안 챙겨왔는데, 올해처럼 여름 세일이 6월 말에 일찍 시작하면 그냥 여기서 사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USB형 선풍기를 챙겨갔는데, 기숙사에 에어컨이 없어서 이거 없었으면 많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2)
기숙사 및 밀플랜 (시설, 금액 등)
- 15구 Vaugirard에 위치한 CROUS 기숙사를
매달 417유로에 이용했습니다. 15구는 파리에서 가장 부자동네
중 하나여서 물가가 비싸고, 그나마 안전한 편입니다. 학교는
1월에 개강했는데 기숙사는 2월부터 6월까지 배정받았습니다. 다른 기숙사는 1월에 입주가 가능한 것 같은데 저희 기숙사는 2월부터 입주여서 1월은 Ivry sur Seine에 방을 구해서 지냈습니다.
식당은 학교 식당(CROUS)을 이용했는데, 본인이 담는 만큼 가격이 나와서 3-4유로 정도 나옵니다. 파리 물가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잘 나오는 편이라 괜찮은 것 같습니다. 식당 이외에도 카페테리아가 잘 되어있어서 바게뜨 등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3)
학교 (전반적인 분위기, 위치 등)
- 파리에서 흔치 않은 캠퍼스 다운 캠퍼스입니다. 파리에서 유일하게 한국어과가 있고, 그래서 한국에 호의적인 친구들이 많습니다. 학교 위치는 13구로 미테랑 도서관 옆입니다. 차이나타운과 인접해있어 물가가 비싼
편은 아닙니다. RER C, 14호선, 트램 3a가 다니기 때문에 대중교통도 편리합니다.
4)
교통
- 파리에서 1학기만 있어서 나비고를 이용했습니다. 처음
나비고를 구매할 때에는 거주확인증이 없어서 보증금을 내야하지만, 거주 확인증 발급 이후에는 거주자용으로
무료 발급 가능합니다. 파리가 유럽에서는 대도시라고 하지만 강남 3구
합친 사이즈라 어딜가도 다 가깝습니다. 자전거 좋아하시면 velib라고
따릉이 비슷한 게 있어서 저렴하게 이용 가능합니다.
5)
물가
- 교통비는 나비고가 한 달에 75유로라 한국보다 저렴합니다. 음식 같은 경우에는 집에서 다 해먹으면 한국이랑 비슷한 듯합니다. 다만
밖에서 사 먹으면 어마어마하게 비쌉니다. 그리고 각종 서비스 비용이 매우 비쌉니다.
파리 생활비가 비싸기는 하지만, 그래도 학생이면 기숙사나 학생 식당 등을 이용해서 그나마 싸게 생활 가능한 것 같습니다.
6) 여행
- 프랑스는 서유럽 기준으로는 여행 다니기 편한 위치입니다. 다만 파리가 프랑스 북부에
위치해 있어서, 육로로 이용하기에는 시간이 좀 걸리긴 합니다. 저는
그리스,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스페인 두 번 다녀왔습니다. 여행하면
돈 많이 든다고 하는데, 부지런하게 알아보면 스위스 교통비 정도 이외에는 제 경험상 다 아낄 수 있습니다.
해외 여행도 좋지만, 프랑스 여행 알차게 다니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나비고 있으면 île de France가 커버되는데, 좋은 곳 많습니다. 면허 있으신 분은 차 렌트해서 남부 돌아다니는 것도 괜찮습니다. 유럽은 대도시가 아니면 대중교통이 한국처럼 편하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혼자 다니는 게 아니라면 비용도 저렴하고, 구석구석 다닐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운전하고 다녔는데, 한국보다 운전 매너도 좋고 할만 합니다.
기차를 타게되면 Ouigo(TGV) 추천드립니다. TGV 속도인데 훨씬 저렴합니다. 다만 한국 카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프랑스 계좌 만든 후에 사용하셔야 합니다.
7)
기타활동 (친구사귀기, 학내 프로그램 등)
- 앞에서 언급했듯이, 요즘 한국에 관심을 갖는 친구가 많습니다. 저는 영문과 수업을 들어서 수강 학생 대부분이 프랑스 학생이었고, 어렵지
않게 친구를 사귀었습니다. 공적인 영역에서의 프랑스 사람은 불친절하고 답답한 경우가 많은데, 사적으로는 친근하고 좋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언어가 익숙지 않아
불편한 일이 많은데, 제가 혼자 백날 떠드는 것보다 친구 데리고 가는 게 효과적입니다. 프랑스 현지 친구들과 주로 어울리다보니 친구 집도 자주 놀러다니고. 관광객이
안 다니는 쉴만한 동네나 놀거리도 많이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저는 한국어과 수업을 전혀 듣지 않아서 개강 전 OT에서 만난 한국인 이외에는 만날 일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정규 학기 전에 SILC 수업을 들어서 그 때 만난 외국 친구들과 친해졌고, 프랑스 이외의 다른 나라로 여행갈 때 그 친구한테 갔습니다.
▶ 파견 소감 및 교환학생 지원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해외 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언어입니다. 파리는 불어 못해도 생활은 가능하지만, 언어가 능숙하면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기본적인 생활 불어는 구사할 수 있는 상태로 파견 오시길 권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서구권에서 산 적이 있어, 음식이나 문화적 차이에 대한 거부감이 덜했는데, 이 부분에서 힘들어하는 분들도 은근히 있습니다.
그리고 파리는 ‘편리함’ 측면에서 결코 살기 좋은 도시가 아닙니다. 행정 처리도 매우 느리고 거리가 깔끔하지도, 치안이 좋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물가도 비쌉니다. 파리로 교환학생을 파견 온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면 파리라는 도시에 대한 환상에 빠져 이곳을 결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솔직히 일반적인 교환학생 생활을 즐기기에는 파리보다 더 좋은 곳이 많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유럽 친구들 사이에서는 파리가 선호하는 도시가 아니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파리로 교환학생 파견을 결정하신다면, 다른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도 파리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저는 미술관을 좋아해서 딱히 할 거 없을 때 부담없이 미술관을 찾았고, 한국에서는 만날 수 없는 작가들의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를 찾았습니다. Gay Pride나 등 각종 축제나 행사도 갔는데, 이런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파리에 살면 여기저기 자주 돌아다닐 것 같지만, 막상 주변을 보면 관광지나 미술관 안 가는 사람들 정말 많은데,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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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기간2019. 1 ~ 201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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