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교류팀

[유럽]

[스페인] Universitat Autonoma de Barcelona

등록일 2019.01.19. 조회 750

 

▶ 출발 전 준비할 것들

     1)    비자

스페인 비자는 준비할 서류가 많고 그 과정도 까다롭기 때문에 대사관에 가기 전에 재차 확인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의 경우 아포스티유가 붙어있는 서류의 복사본을 준비하지 못해서 또 다시 예약을 잡고 대사관에 방문해야 했습니다. 저는 비자 신청을 출국 3개월 전에 했고, 수령하기까지 한 달 남짓 걸린 것으로 기억합니다.

2)    비행기표

스페인에 갈 때는 항공편으로 핀에어를 이용했고, 핀란드 헬싱키에서 한 번 경유했습니다. 교환학생 확정이 되고 난 뒤 곧바로 예매했고 가격은 70만원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위탁수화물이 2개까지 가능했고 비행 시간 동안 별다른 불편함은 없이 잘 도착했습니다. 다만, 제가 탔던 비행기에 알 수 없는 문제가 생겨 이륙시간이 두 시간 넘게 늦어졌는데, 비행기가 사용한 지 얼마 안 된 것이라 종종 그런 문제가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경유시간이 4시간 정도 있었는데, 조금만 더 늦었어도 경유 비행기를 타지 못할 뻔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경유를 하게 되신다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경유시간을 조금 넉넉하게 잡아도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3)    짐싸기

저는 같이 온 교환학생들에 비해 짐을 과하게 많이 싸 들고 왔습니다. 가방은 이민가방(확장하면 제 허리까지 옵니다)20인치 캐리어 하나, 짐가방 하나, 백팩 하나를 가져갔습니다. 여름옷과 겨울옷을 각각 15벌씩 챙겨왔고, 밥솥과 전기장판, 스팀 다리미, 고데기와 그 외의 잡다한 물건들을 거르지 않고 다 가방에 담아오는 바람에 인천공항에서 위탁 수화물을 부칠 때 추가요금으로 10만원을 내야 했습니다. 물론 과하게 챙겨온 만큼 굳이 여기서 사지 않고도 집에서 가져온 것들로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지만, 설령 이것들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해도 제 스페인 생활에 큰 지장은 없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ex. 건전지, 다리미).

가지고 오셔야 할 물건들로는 옷과 밥솥, 전기장판(겨울학기에 오신다면), 상비약, 숟가락과 젓가락, 옷걸이, 삼선슬리퍼, 노트북 정도가 있습니다. 한국음식이 그리우실 수 있으니 고추장과 쌈장, 간장, 참기름, 김 정도는 챙겨오시면 좋습니다. 아시아 식품점과 한인 마트가 있지만 가격이 한국에 비해 정말 비싸요. 참고로 밥솥과 전기장판, 옷걸이 등은 한국에 돌아가실 때 파실 수 있습니다(네이버 카페 스짱에 가입해 보세요).

4)    보험

학교에서 추천해준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저는 당시 개인적인 일로 시간이 없어서 가장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을 들었지만, 친구에게 들은 바로는 찾아보면 더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보험사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번 학기 교환학생들은 모두 특별한 일 없이 무탈하게 학기를 마친 걸로 알고 있지만, 교환학생 기간 중 자신의 신상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보험을 드는 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비자 받을 때도 꼭 필요한 서류 중 하나이고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어떤 보험사의 어떤 상품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추천드릴 수는 없을 것 같고 본인이 결정할 때 신중하게 생각해 보셔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기타

 

▶ 도착 및 수업

1)    픽업

제가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기숙사까지 교통수단을 타면 두 시간 가량이 걸리는데 처음이라 길을 잃을까 걱정이 돼서 함께 온 친구와 같이 학교 픽업차량을 신청했습니다. 출구로 나오면 픽업차량 기사 분이 이름 적힌 표지판 들고 기다리고 계세요. 기숙사까지 40분 정도 걸려 도착해서 오피스 바로 앞에 내려주셨습니다. 가격은 60유로였고, 두 명이라서 한 사람당 30유로씩 냈습니다.  

2)    오리엔테이션

학과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저는 참여하지는 않았습니다. 크게 중요한 내용은 UAB 측에서 메일로 보내줍니다. 도착하기 전에 학교에 대해 검색해보면서 크게 중요한 정보들은 미리 알아두었기 때문에 오리엔테이션에 필수적으로 참석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3)    수강신청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수강신청을 한 번 했고, 온라인 수강신청 시 예약(cita)해 두었던 시간에 학교 오피스로 직접 찾아가서 한 번 더 수강신청을 확인 받았습니다. 학과마다 온라인 수강신청이 열리는 곳도, 안 열리는 곳도 있는 것 같은데 저의 경우 Faculty of Arts and Humanities(La Facultad de Filosofia y Letres) 소속이었고 출국 전 한국에서 1차적으로 수강신청을 할 수 있었습니다.

UAB9월 초에 수강신청을 한 뒤 10월 중순까지 거의 한 달 가량 수업 정정의 기회가 있습니다. 저는 수업을 정정해보지 않아서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가 없지만 각 학과별 오피스에 방문해서 문의하시면 될 것 같아요. 스페인어에 서투신 분들을 위해 영어 강의도 꽤 많이 열려 있고(제가 인문대라서 그런 걸 수도 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까탈루냐 지방에 속하기 때문에 까탈란어로 수업하는 강의도 굉장히 많습니다. 수강신청 하실 때 어떤 언어로 수업하는 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신청해 주세요.

4)    동아리

체감상 학교에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게시판에 붙어있는 동아리 홍보 전단을 몇 번 보기는 했지만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는 못해서 아무 동아리에도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들어서 유럽권에서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은데, 동아리 활동인지는 모르겠지만 K-Pop 관련 모임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게시판에서 라면 동아리 전단지를 본 적도 있습니다.

딴뎀(tandem)이라는 언어 교환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한국에 관심 있는 스페인 학생들이 많아서 한국어-스페인어/영어-스페인어 교류 모임이 몇 번 있었는데 확실히 이런 자리가 있으면 스페인 친구들을 더 많이 사귈 수 있고, 스페인어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5)    수업관련 (난이도, 튜터링, 공부방법 등)

저는 영어 문법 수업을 들었는데, 1학년을 위한 수업이라서 강의 내용이나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영어의 난이도 자체가 엄청나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매 수업마다 과제가 있고, 중간/기말 시험의 성적 비중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성실하게 수업을 따라가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올려주시는 수업자료들로 꾸준히 복습하시고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주시는 exercise문제를 여러 번 풀어보시면 중간/기말 시험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    기타

저는 스페인어를 정말 기초적인 수준으로밖에 알지 못하고 갔기 때문에 어학원 수업이 필수적이었습니다. 학교에도 어학원이 있고 학교 밖 시내에도 어학원이 있는 걸로 아는데, 저는 기숙사에 살기 때문에 거리상 학교 내에 있는 어학원에 다니는 것이 편해서 UAB 어학원을 다녔습니다. 수강료는 380유로였고 원래 등록하기 전 레벨테스트를 보는데 저는 레벨 1이었기 때문에 테스트를 보지 않고 등록을 해주셨습니다.

어학원 수업은 스페인어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거의 처음 접하는 저에게 수업 방식이 친절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교수님이 하는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고 수업이 진행되는 두 시간 내내 헤맸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스페인어를 스페인어로 가르치는 방식이 어쩌면 학생들에게는 가장 효율적으로, 가장 쉽게 스페인어를 배울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수님이 반복하는 말들이 귀에 익어가면서 점점 수업 내용이 들리기 시작하고, 밖에 나가서도 어렵지 않은 대화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이만큼 향상된 것만으로도 저는 만족스러워요. 하지만 더 전문적으로 스페인어를 배우고 가실 분에게는 학교 어학원보다는 시내에 있는 어학원을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역시 스페인어 실력을 단기간에 향상시키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현지 친구를 사귀는 것이겠지요.)

 

▶ 파견도시 및 학교생활

1)    날씨,

제가 스페인에 도착한 9월 초에 이곳은 참 많이 더웠습니다. 더위는 10월까지 이어졌는데 그래도 한국 여름의 더위보다는 버틸 만 했던 걸로 기억해요. 11월부터는 조금씩 가을 날씨로 바뀌어 선선해지다가 12월 중순부터 1월인 지금은 쌀쌀한 편이에요. 요새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기는 했는데 해가 있는 낮에는 평균 9-10도정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한국에 비하면 훨씬 따뜻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신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해가 지는 5시 이후로는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고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셔야 돼요. 유럽의 감기 바이러스는 한국 감기 바이러스와 달라서 감기에 걸리면 스페인 약국에서 약을 사먹으셔야 효과가 있습니다.

여름에는 얇은 옷 입고 바다 갈 때는 선글라스와 선크림 꼭 챙겨 다녔습니다. 12월부터는 밖에 나갈 때 히트텍 위에 니트 입고 후리스 입었고, 최근 들어 날씨가 추워져서 후리스 대신 롱패딩 입습니다. 롱패딩을 가져오면서 처음에는 너무 유난인가 싶었는데, 교환학생 기간 중 겨울에 유럽권의 다른 나라들을 여행 다니면서 롱패딩을 챙겨 온 게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몇 번씩이나 들었습니다. 겨울학기에 오시는 분들은 만약 여유가 되신다면 챙겨오시는 걸 추천 드려요.

 

2)    기숙사 및 밀플랜 (시설, 금액 등)

저는 3인실 기숙사를 썼고, 거실에 부엌과 화장실 하나, 방 두 개가 딸려 있는 집 형식으로 되어있었습니다. 한 방은 1인실이고 한 방은 2인실이었는데, 저는 2인실을 썼고 한 달 기숙사비는 345유로 정도 했습니다. 기숙사 보증금은 1차 한 달치 기숙사비+2150유로 정도이고 1+2차 보증금을 처음에 한 번에 낼 수 있습니다. 1차 보증금만 낸 사람들은 처음에 오피스에서 기숙사 카드키 받을 때 2차 보증금을 내야 합니다. 이 보증금은 기숙사 나갈 때 오피스에서 방 검사 한 뒤에 돌려주는데, 방이 많이 더럽거나 훼손된 곳이 있으면 보증금이 깎입니다.

기숙사 시설은 그렇게 좋지도 않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나쁘지도 않아서 한 학기 동안 별다른 불편함 없이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 기숙사 동이 A동부터 K(?)까지 꽤 많이 있는데 동마다 시설에 차이가 조금씩 나는 것 같아요. 기숙사 안에는 슈퍼마켓도 있고 문구점, 탁구장, 풋볼장, 축구장, 포켓볼장, 독서실, 수영장, 헬스장이 있습니다. 항공권 프린트 할 때는 기숙사 문구점 자주 이용했고, 여름에는 수영장도 한 번 이용해 봤는데 좋았습니다. 겨울이 되면 야외수영장은 운영하지 않고 실내수영장만 한다고 해요.

기숙사 생활은 사실 룸메이트를 잘 만나느냐 아니느냐에 따라서 평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주거공간을 함께 써야 하다 보니 마주칠 일이 많고, 서로 배려해야 할 것들도 정말 많아요. 저는 방을 공유하는 룸메이트와 거실을 공유하는 룸메이트가 있었는데 둘 다 좋은 사람들이라서 크게 스트레스 받을 일 없이 6개월 동안 잘 지냈습니다. 혹시 방을 배정받은 후 마음에 들지 않거나 룸메이트와 잘 맞지 않는 경우 최대한 빠르게 오피스에 문의하면 방을 바꿔준다고 듣기는 했는데 절차는 잘 모르겠습니다.

3)    학교 (전반적인 분위기, 위치 등)

학교 규모가 굉장히 커서 처음에는 학과 사무실이나 강의실을 찾으려고 한참을 헤맸습니다. 각 단과대마다 도서관도 하나씩 있고, 곳곳에 학생들이 앉아서 공부하거나 쉴 수 있는 공간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현지 학생들과 교환학생들, 에라스무스들이 다양하게 섞여 있는 환경이라서 크게 낯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고, 학생들이 굉장히 학업에 충실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몇몇 학생들은 수업과 아르바이트를 겸하면서 학교를 다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스페인 학생들이 정말 부지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까지는 기숙사에서 걸어 내려가면 7분 정도 걸리고(인문대 건물) 걸어서 이케아도 갈 수 있습니다 (20분 소요). 학교의 위치가 중심부가 아니라서, 소위 시내라고 할 수 있는 까탈루냐 광장에는 페로까릴을 타고 40분 정도 가야 합니다. 기숙사에서 공항까지는 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여행을 다니기에도 불편한 위치입니다. 이 때문에 기숙사에 살던 학생들이 학기가 끝나면 시내에 집을 구해 이사를 가기도 합니다.

4)    교통

스페인의 교통편으로는 페로까릴, 메트로, 렌페, 버스, 공항버스, 택시, 우버 등이 있고 제가 실제로 많이 이용했던 교통수단은 페로까릴과 메트로, 버스 입니다. 교통권으로는 T-Jove, T-30, T-10 등 여러 종류가 있고 저는 처음 왔을 때 3개월 무제한 이용권인 T-Jove(142유로)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3개월이 지나고부터는 10번 사용 할 수 있는 T-10을 사서 쓰고 있습니다. 20191월부터 기숙사가 있는 Bellaterra역은 1존으로 분류돼서 T-10가격이 원래는20유로였는데 10유로로 낮아졌어요. 환승은 75분 내에 하나의 교통수단에서 다른 종류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번호가 다른 노선을 이용할 때 적용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ex. 페로까릴->버스/ 47번 버스->55번 버스/메트로 L2->메트로L6)

5)    물가

스페인은 물가가 싸다고 듣고 왔는데, 막상 와보니까 관광도시인 바르셀로나 물가는 한국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싼 편인 것 같습니다. 특히 레스토랑의 경우 음식의 양이 많은 것도 아닌데 가격은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외식은 특별한 날에만 하고 평소에는 기숙사에서 직접 만들어 먹었습니다. 다행히도 식 재료 가격이 저렴해서 메르까도나에서 2주일 치 장을 봐도 20유로 남짓한 금액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만들어서 먹으면 식비는 많이 들지 않는 편인 것 같습니다.

6)    여행

저는 학기 중에 여행을 짧게 여러 번 다녔습니다. 10월부터 1월까지 격주에 한 번씩은 꼭 여행을 다녔던 것 같아요. 겨울의 유럽은 우기라서 비가 많이 오고 하늘이 우중충하고 엄청 춥습니다. 2학기에 교환학생을 오시는 분들은 꼭 9- 11월 사이의 맑은 날씨에 여행을 많이 다녀오세요. 하지만 12월부터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되어 마켓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시고 싶으신 분들은 12-1월에 베를린, , 프라하에 가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정말 정말 춥지만요). 유럽에서는 1225일과 11일을 가족과 함께 보내기 때문에 레스토랑이나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습니다. 이 기간을 피해서 여행계획을 짜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9월에 바르셀로나를 탐방하느라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지 못한 것이 참 후회가 됩니다. 바르셀로나는 연중 화창한 날씨이기 때문에 조금 더 천천히 둘러봐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따뜻할 때 동유럽, 서유럽 가시고 한창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스페인 남부를 여행해 보세요.

7)    기타활동 (친구사기기, 학내 프로그램 등)

딴뎀 프로그램을 통해서 스페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습니다. 학교 측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자리를 만들어 주고 교환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요리대회 등)을 개최해주기 때문에 스페인 학생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만 있다면 언제든지 친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스페인 학생들 중 K-POP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 영향으로 한국 학생들과 친해지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한국 교환학생들과 스페인 학생들이 K-POP을 매개로 친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문화의 영향력을 실감했습니다.

▶ 파견 소감 및 교환학생 지원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수학계획서를 다 쓰고 보니 기숙사에 막 도착해 짐을 풀고 침대에 누워서 설레는 마음에 한참을 잠 못 들던 교환학생 첫날이 떠오르네요. 바르셀로나에 온 뒤 일주일 동안은 이게 다 깨버리면 끝인 꿈은 아닌지 반신반의 하면서 지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벌써 한 학기가 끝났다니. 곧 정들었던 룸메이트들과 작별하고 기숙사를 떠나 한국에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또다시 꿈처럼 느껴져서, 이번에는 이게 꿈이 맞기를 바라며 하루하루를 아쉽게 보내고 있어요. 시간은 금이라는데, 금보다는 모래 같아요. 손에서 빠져나가는 줄도 모르는 채 너무 엉성하게 쥐고 있었던 건 아닌지 지금 와서야 후회가 됩니다.

저와 같이 동국대에서 UAB로 교환학생을 온 친구들이 많았는데 제각기 다 다른 의미의 5개월을 보내고 가는 것 같아요. 정말 알차게 공부하고 스페인어도 많이 늘어서 돌아가는 친구가 있고, 이 시간을 다시 없을 휴식이라 생각하고 마음껏 자유와 휴식을 누리다가 돌아가는 친구도 있고. 저는 굳이 따지자면 후자의 쪽에 속하지만, 알차게 한 학기를 보낸 친구들을 정말로 동경하고 부러워하고 있어요.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저는 제가 선택한 시간을 살았으니까요.

교환학생을 오게 될 많은 분들이 전자와 후자 중 어떤 쪽에 가깝게 학기를 보내실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오래 고민하지 말라는 거예요. 저는 되도록이면 오기 전 한국에서 자신만의 목표 하나쯤은 가지고 오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게 스페인어 실력 향상이든, 스페인 친구와의 교제든, 아니면 그냥 충분한 휴식이든. 어떤 목표가 옳고 그른지는 아무도 단정지을 수 없어요. 자신만의 목표가 올바른지 잘못된 건지 오래 고민하지 말고, 일단은 이곳에서 살아 보는 겁니다. 한국으로부터 까마득하게 먼 타국 땅 바르셀로나에서.

처음에는 이곳에 적응하기 바빠서, 이곳 저곳 둘러보기 바빠서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어버릴 지 몰라요. 정신을 차리고 나면 두 달 정도 지나 있을 거예요. 저는 그랬어요(저만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고 나면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알게 되고, 괜히 마음이 분주해질 거예요. 그 때는 처음에 자기가 가지고 온 목표를 떠올리는 거예요. 그리고 그때부터는 차분하게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겁니다. 이상하게도 저한테 있어서는 그 목표라는 게 어떤 상황에서도 제가 덜 불안할 수 있게 붙잡아주더라고요. 마치 이정표처럼. 그것만 보고 걸어가면 되는 것처럼.

마지막에 결국 그 목표가 이뤄졌는지는 수치상으로 확인할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어요. 제가 가지고 온 목표는 행복해지는 거였고, 저는 5개월 전보다 정말 많이 행복해졌습니다. 목표를 이룬 거죠.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오래 고민하지 않고 저는 제가 그 목표를 이뤘다고 판단했어요. 왜냐면 이 글을 쓰면서 제가 이곳 바르셀로나를 많이 사랑하게 되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거든요. 자신이 사랑하는 도시에 살면서 행복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이제 곧 바르셀로나에 교환학생 오실 분들께 이곳은 정말 아름다운 도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사계절 날씨 좋고 여유롭고 정열적인 도시. 제 글만으로는 느껴지지 않겠지만, 직접 살다 보면 분명 이곳의 매력을 알게 되실 거예요. 여러분들에게 이곳의 삶이 어떤 기억을 가져다 줄 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틀림없는 한 가지 사실은 제가 응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저에게 있어서 그랬던 것만큼, 제 다음으로 오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바르셀로나가 사랑 받는 도시가 되기를.

 

소속대학문과대학


수학기간2018.9~2019.2


수학대학Universitat Autonoma de Barcelona


주전공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동국대학교 챗봇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