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세금사업의 위험성

등록일 2020.06.05. 조회 601

뉴딜 핵심은 세금 일자리 사업
美 횡단철도 국영회사는 실패
라이트 형제 비행기 개발 성공

별별 아이디어 다 짜낸 머스크
세금은 창의와 도전 정신 저해
민간 사업에 정부 개입 말아야

문재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한국판 뉴딜에 국가 미래를 걸겠다고 했다. 정부 주도의 다양한 사업으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국가 발전을 선도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정부 사업에는 국민의 세금이 많이 들어간다. 정부의 세금 사업은 과연 성공할까? 불행하게도 각국의 경험은 대부분 실패한다고 답했다. 정부는 거의 언제나 형편없는 경영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사례를 본다.

남북전쟁 이후에 미국은 대륙횡단 철도 건설에 착수했다. 유니언퍼시픽, 센트럴퍼시픽, 노선 퍼시픽이라는 3개의 국영기업을 설립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3개 회사는 창립 초기부터 금융 스캔들에 빠졌다. 방만 경영으로 여러 차례 파산했다. 정치자금 뒷거래가 그치지 않았다. 부실공사가 허다했다.

예컨대 유니언퍼시픽은 수천만 달러의 정부 지원을 받고도 험악한 지역인 최북단 대륙횡단 철도 건설에 실패했다. 세금으로 실패한 일에 제임스 힐이 그레이트노선(Great Northern)이라는 민간기업을 만들어 철도 공사에 뛰어들었다. 힐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연방정부의 막대한 지원으로도 실패한 공사를 성공시킨 민간기업인 힐은 ‘제국 건설자’라는 칭호를 얻었다.

왜일까? 국영기업의 건설비는 철도 1마일마다 정부가 세금으로 지불했다. 길이가 길수록 정부지원금은 많아진다. 철도를 똑바로 건설할 이유가 없다. 공사를 빨리 끝낼 필요도 없다. 튼튼하게 공사할 이유도 없다. 해이해진 정신만큼이나 안전 문제도 많이 발생했다. 반면에 개인 기업가 힐은 자기 돈을 사용했다.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얻으려면 최단거리로 튼튼하고 똑바로 세워야 했다. 낭비하면 자기 돈을 날린다. 국가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일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다했다. 힐은 말했다. “나의 성공 비결은 간단하다. 열심히 일하는 것, 지적으로 일하는 것, 더 일하는 것이다!”

비행기 이야기는 훨씬 더 뚜렷하다. 20세기가 열리면서 유럽과 미국은 하늘을 나는 문제에 몰두했다. 비행물체는 군사적·상업적으로 매우 커다란 이점을 줄 것으로 여겨졌다. 미국 정부가 먼저 움직였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 그리고 정치인들은 정부가 직접 나서서 최고의 전문가를 뽑아서 필요한 돈을 대주자고 했다. 최고 물리학자인 새뮤얼 P 랭글리 박사가 발탁됐다. 그는 공기역학 책도 저술한 뛰어난 발명가였다. 연방정부는 랭글리에게 자금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랭글리의 실험 비행은 포토맥강에서 진행됐다. 첫 번째 실험은 실패했다. 두 번째도 실패하자 미국 정부는 물론이고 랭글리 스스로도 포기했다. 많은 사람이 인간은 땅에서 놀아야지 하늘을 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인간이 하늘을 나는 꿈을 달성하려면 백만 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썼다.

그런데 랭글리가 실패한 지 불과 9일 뒤에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키티호크 사막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자전거 정비공인 라이트 형제 오빌과 윌버가 자전거 수리로 번, 자기 돈 2000달러를 가지고 백만 년이 걸릴 일을 해냈다. 하늘을 난 것이다. 실험을 거듭한 라이트 형제는 5년 만에 군사용 항공기를 개발해 연방정부에 납품했다. 당시 유력 일간지인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다음과 같이 결론 내렸다. 민간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을 국가가 세금으로 하는 것을 당장 종식해야 한다. 경제발전은 정치인들이 세금으로 선심을 쓸 때 이뤄지는 게 아니라, 개인이 자기 돈으로 최선을 다할 때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미국의 혁신 기업가인 일론 머스크는 국영기업인 나사(미 항공우주국)를 제치고 상업용 우주여행의 첫발을 내디뎠다. 머스크는 효율은 높이고 비용은 줄이기 위해 밤잠을 안 자며 별별 아이디어를 다 쏟아냈다. 원래 세금 사업은 창의와 도전이라는 기업가 정신을 저해한다. 국가사업은 세금을 퍼부어 나약하고 의존적이며 염치없는 국민을 만들 위험성도 제기된다. 우주 불변의 진리 중 하나가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는 부처님의 연기론(緣起論)이다. 과거의 이치도 현재를 통해서 미래로 연결된다. 각국의 정부 주도 세금 사업 실패 경험은 값진 것이다. 민간이 할 수 있는 일에 정부가 세금으로 개입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동국대학교 챗봇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