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ESCI-UPF
▶ 출발 전 준비할 것들
1) 비자
저는 3학기 중 2학기를 신청해서 ESCI에서 보내준 공식적인 체류기간이 6개월이 넘어버리는 바람에 장기비자를 신청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은 정말…..눈물이 납니다. 유럽 중에서 스페인이 비자 발급받기 가장 까다로운 나라라고 하네요. 준비해야하는 서류가 굉장히 많고 또 직접 작성해야 하는 서류도 있는데 토씨 하나 틀려서는 안됩니다. 비자 서류 중에 거주지 증명서라는 게 있는데 아직 숙소를 구하기 전이라면 환불 가능한 싼 호텔 30일 넘게 장기숙박 예약하고 그거 증명서 가져가신 다음에 대사관에서 비자 나오면 취소하시고 환불받으면 됩니다. 그리고 특히 장기비자는 스페인에 도착해서도 추가적인 서류를 준비해서 여권사무소에 가야 하는데 이게 또 일정 잡기가 웬만한 수강신청 저리가라입니다. 1분에 한 번씩 새로고침 해서 자리 하나 날 때마다 초스피드로 클릭해야 합니다. 바르셀로나가 근교까지 하면 좀 큰 도시라 어떤 곳은 기차 타고 1시간 넘게 가야하기 때문에 저는 시내에 있는 단 한 곳을 노려서 저 짓을 한 달 동안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출국 전에 숙소 먼저 구하시려는 분들은 집주인께 꼭 엠빠드로 되는 지부터 확인하세요!
2) 비행기표
저는 스탑오버 여행을 하고 싶어서 카타르 항공 예매해서 카타르 1박 하고 왔습니다. 카타르항공을 이용하면 카타르항공 홈페이지에서 시티투어랑 5성급 호텔을 엄청나게 싼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가 종식되면 카타르 스탑오버 여행 추천합니다!
3) 짐 싸기
저는 최대한 가서 버릴 옷들, 신발들 위주로 챙겨갔고 웬만한 건 거기에도 다 살 수 있었기 때문에 캐리어 2개로 왔습니다. 그러나 전기장판은 필수템이 아닌 생존템이구요, 생각보다 젓가락도 많이 없기 때문에 하나 챙기시는 거 추천 드려요. 화장품도 피부 예민하신 분들이라면 평소에 쓰는 것들 대용량으로 가져가는 게 마음 편합니다. 특히 스페인은 클렌징 폼이랑 오일보다 클렌징 젤이나 워터를 많이 쓰기 때문에 뽀득뽀득한 세수를 선호하시는 분들이라면 챙겨 가시길 바랍니다. 그 밖에 정말 필요한 자잘한 생필품들은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잡화점이 동네마다 몇개 있는데 거기서 사시는 거 추천 드려요. 그리고 밥솥은 아마존에서 제일 싸게 올라오는 거 하나 사 놓으면 밥 걱정없이 먹을 수 있고요, 이불은 보통 집 주인이 주거나 온라인은 아마존, 오프라인은 프라이마크에서 많이 사곤 하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스페인은 특히나 세관이 엄청나게 까다로운 나라라서 택배로 부치는 거는 정말 비추합니다. 같이 갔던 제 친구는 인형 하나 가지고 세관에 걸렸습니다. 한식 같은 경우에는 한인 마트가 몇 군데 있어서 보통은 그 곳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평소에 좋아하는 조금 특별한 라면 종류나 소스가 있다면 가지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옷은 얇게 겹겹이 껴입으면서 날씨가 풀릴수록 하나씩 벗는 게 좋습니다. 얇은 긴 팔, 경량 패딩, 후리스, 가디건, 후드 집업 이런 종류들 추천합니다. 바르셀로나 물은 석회수여서 샴푸나 바디워시가 석회수에 맞춰서 나온다고 하니 샴푸는 샘플 하나 가져가신 다음에 다 쓰면 그 곳에서 구매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4) 보험
저는 지인 통해서 한화손해보험으로 들었습니다!
5) 기타
스페인 미용실은 정말 비싸니까 미리 머리 하시고 오는 게 좋고요 남성 분들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미용실이 딱 한 군데 있는데 거기 가시는 거 추천합니다. 동양 사람들과 서양 사람들의 모질이 달라서 아무 곳에나 갔다가는 큰 낭패를 본다고 합니다. 그 외 나머지 정보들은 네이버에 스짱이라는 카페에 아주 잘 나와있으니 가시기 전에 꼭 가입하는 거 추천 드려요.
▶ 도착 및 수업
1) 픽업
학교에서 이어준 버디가 픽업하는 경우가 아주 가끔 있다고 들었는데 보통은 그냥 혼자서 숙소까지 이동합니다. 입국하면 바로 택시타는 곳이 보이니 그 곳에서 택시 타고 숙소로 바로 이동하는 게 가장 편합니다.
2) 오리엔테이션
개강 며칠 전에 교환학생 대상으로 오티를 진행하는데 거기서 보험 증명서랑 여권을 제출해서 확인절차를 밟고, 본교 도서관 출입증이랑 교환학생 매뉴얼, 파일 철 등 여러가지를 나눠줍니다. 그리고 본교 투어랑 시티 워킹 투어를 해주는 데 그 때 아니면 본교에 갈 기회가 많이 없으니 한 번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3) 수강신청
수강신청은 미리 한국에서 신청을 하고 갑니다. 수업은 4ECTS랑 6ECTS로 나뉘는데 4ECTS는 본교 학생들과 같이 섞여서 듣고 6ECTS는 교환학생들 전용 수업입니다. 근데 두 학기 동안 채워야 하는 학점이 보통 30ECTS이기 때문에 보통 6ECT를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와 제 교환동기들도 모두 6ECTS 수업으로 채웠습니다. 수강신청 전에 꼭 과사나 학과장 교수님께 전공인정 문의하는 게 좋습니다. 광고홍보학과인 저 같은 경우는 제가 생각치도 못한 과목에서 전공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게 많았고,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과목에서 인정이 안 되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개강하고 수강정정기간이 되어서야 문의를 했기 때문에 급하게 정정을 시도했지만 대기가 안 빠져서 망했습니다. 만약 두 학기를 가시는 분이라면 한 학기에 몰아서 듣고 다른 학기에는 한 과목 정도만 들으면서 남은 시간에 여행 다니시는 거 추천합니다. 만약 월 수 오전 수업이라면 학기 중에도 수 오후~일 저녁까지 최대 4박 5일 여행이 가능합니다. 물론 저도 1학기에 4과목을 몰아서 듣고 2학기에 1과목만 들으면서 여행을 다니려고 했지만 어떻게 딱 1학기 기말고사 기간에 코로나로 불가피하게 교환생활을 마쳐야 했기 때문에 정말 그냥 공부만 하다 왔습니다.
4) 동아리
동아리는 따로 없습니다.
5) 수업관련 (난이도, 튜터링, 공부방법 등)
수업은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 ESCI 자체가 바르셀로나 시가 마케팅 전문가들을 육성하기 위해 UPF와 협업하여 세운 학원 같은 학교이기 때문에 애초에 교양과목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두 전공 과목이고, 교수님들도 이 학교 소속이 아닌 초빙되신 분들입니다. 난이도는 광고홍보학과 기준 영어 전공수업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팀플이 거의 매시간마다 있어서 발표는 무조건 합니다. 그래서 딱히 출석을 안 불러도 안 오면 티가 많이 나고 조원들에게 눈치가 보입니다.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될 것 같다고 느낀 게, 한 번은 제한 시간 내에 기사를 읽고 문제를 풀어서 제출하는 수행평가가 있었는데, 저는 남들보다 읽는 속도가 느려서 문제를 다 풀지도 못하고 낸 기억이 납니다.
6) 기타
제가 다닌 학기에는 특히 미국과 캐나다에서 온 교환학생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거의 70퍼센트가 미국인이었고 25퍼센트가 유럽인, 그리고 나머지 5퍼센트가 동양인인 우리들이었습니다. ESCI와 교환 관계를 맺은 한국 대학교는 동국대밖에 없기 때문에 한국인은 당연히 없고, 일본인 친구가 한두명 정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업을 듣다 보면 다른 친구들은 영어를 아주 자유자재로 쓰기 때문에 기가 죽을 수 있고, 팀플 회의할 때도 우물쭈물하다가 구석에서 우주 먼지가 되는 일도 허다합니다. 그러나 그들도 일개 대학생인지라, 자세히 귀를 기울여보면 헛소리를 할 때도 있고 삽질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저 영어를 잘하는 것일 뿐, 우리보다 잘난 게 아니기 때문에 절대 기죽지 말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게 훨씬 이득입니다. 걔들도 우리가 찌그러져 있으면서 아무 말도 안 하고 리액션만 하거나 이러면 더 우리를 무시하는데 오히려 자신 있는 태도로 나가면 점점 내 말을 존중해주고, 잘 못해도 우쭈쭈해주고 그럽니다. 만약에 영어가 서툴다고 무시하고 이러면 피피티 솜씨로 혼쭐을 내주세요.
▶ 파견도시 및 학교생활
1) 날씨, 옷
날씨는 정말 좋습니다. 한겨울인 12월과 1월에도 우리나라 초겨울이나 쌀쌀한 봄 날씨 정도입니다. 코트 정도가 딱 적당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도 자주 안 와서 우산을 핀 기억이 거의 없네요. 옷은 최소한으로 가지고 가서 거기서 날씨에 맞게 한 두 개씩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의는 보통 이 나라 사람들이 우리보다 다리가 길어서 잠옷 바지 하나 사려고 했더니 스몰 사이즈도 제 겨드랑이까지 와서 좀 당황스러웠지만 슬랙스 같은 경우에는 짧은 기장으로 나오는 거 잘 찾아서 사시면 맞는 거 종종 있습니다.
2) 기숙사 및 밀플랜 (시설, 금액 등)
ESCI는 기숙사가 따로 없습니다. 바르셀로나 학생 연합 기숙사가 있긴 한데 매우 비쌉니다. 그래서 보통은 플랫이라고 쉐어하우스를 구하는데 이데알리스타라는 어플을 가장 많이 씁니다. 이데알리스타에서 좋은 매물을 봤다면 꼭 왓츠앱으로 연락하세요. 그게 가장 답장이 잘 옵니다. 가끔 스짱에 한국 분들이 올리는 매물도 있으니 확인해보세요. 연락이 닿았다면 약속 날짜를 잡고 집을 보러 간 다음 맘에 들면 계약을 하는 겁니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의 다른 도시들보다 물가가 조금 더 비싸기 때문에 괜찮은 플랫을 구하려면 한 달에500에서 550유로 정도 잡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집 주인이랑 같이 안 사는 거 정말 정말 추천 드립니다. 저는 처음에 한국인 주인인 플랫으로 싸게 구했다가 사소한 이유로 대판 싸우고 집 주인 없는 다른 플랫으로 이사했는데 거기가 훨씬 좋았습니다. 만약 집주인과 함께 살면 어쨌든 내가 을이기 때문에 주인의 공간에 내가 끼어 산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집주인이랑 사는 집은 집주인이 나에게 내 공간을 조금 떼어 주는 느낌이라면, 세입자들만 있는 집은 집의 모든 공간을 정확히 n등분하는 느낌이기 때문에 거실도 마음 편히 사용할 수 있고 주방 수납공간이랑 냉장고 칸도 더 넓게 쓸 수 있습니다.
6) 학교 (전반적인 분위기, 위치 등)
학교는 시내에 있기 때문에 위치는 매우 좋은 편입니다. 그런데 학교 자체는 학교라고 하기에는 건물 달랑 하나라서 캠퍼스 느낌은 절대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이 본교 학생들과는 마주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스페인어로 대화할 일도 없고요 영어만 씁니다. 점심은 도시락을 가지고 오거나 근처에서 사 먹는데 거의 근처에서 사 먹는다고 보면 됩니다. 시내 근처에 위치해 있다 보니 학교 근처에 맛집 찾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3) 교통
보통 지하철이나 버스 많이 타고 다닙니다. 근데 대중교통에 소매치기 많으니까 조심 또 조심하세요. 특히 동양인들은 딱 봐도 외국인이기 때문에 더 많이 당한다고 합니다. 저는 안 당했지만 주변에 당했거나 당할 뻔한 일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4) 물가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쌉니다. 식당 물가는 비싸고 마트 물가는 저렴하기 때문에 집에서 요리하는 일이 많아질 겁니다. 그리고 1월에서 2월에 레바하스라고 스페인 전국에 연말결산 세일이 있기 때문에 아주 싼 값에 좋은 쇼핑을 할 수 있습니다. 자라나 마시모두띠 같은 곳에서 2만원에 아우터를 건지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5) 여행
코로나로 인한 긴급출국 바로 그 다음 주부터가 제 본격적인 여행 일정 시작이었는데…...그랬는데….. 본의 아니게 스페인 온 후 처음으로 간 다른 나라가 다시 한국이었답니다. 그래도 팁을 드리자면, 국제 학생증 발급해서 최대한 활용하고, 바르셀로나 근교도 예쁜 곳 많으니까 주말에 틈틈이 당일치기로 갔다 오는 거 추천합니다.
6) 기타활동 (친구사기기, 학내 프로그램 등)
▶ 파견 소감 및 교환학생 지원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저는 예상했던 것과 달리 여행도 제대로 못 가보고 일찍 교환학생 생활을 마쳐야 했지만, 다시 한번 교환학생을 가고 싶을 만큼 3개월이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같이 갔던 언니 오빠 친구도 너무 좋은 사람들이었고 한국에서는 해보지 못할 경험들을 해볼 수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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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기간2020.1 ~ 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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