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Fontys ACI
안녕하세요. 저는 네덜란드 Tilburg에서 2018년 2학기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불교학부 송주희입니다. 제 글이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분들, 고려 중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출발 전 준비할 것들
1) 비자
한국에서 비자를 따로 신청 및 발급받지 않습니다. 네덜란드 도착 후에 ‘거주허가증(residence permit)’을 받는데, 이것이 네덜란드에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학교 측에서 언제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려주고, 메일로도 안내를 받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다만, 잃어버리지 않게 주의하세요ㅠㅠ 저는 귀국 2달 앞두고 분실했는데, 재발급 비용이 15만원 정도 합니다. 그리고 재발급 받는 기간도 1달 정도 걸려서 저는 발급받지 않고 지냈지만, 영국이나 아일랜드처럼 입국 심사가 빡센 나라로 여행을 갈 때 문제가 될 수 있어요. 그러니 분실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2) 비행기표
저는 2018년 5월에 왕복 티켓으로 구매했고 100만원 정도 했습니다. 8월에 출국할 때는 대한항공 직항, 2019년 1월에 입국할 때는 에어프랑스로 1번 경유했습니다. 저는 기숙사 계약이 끝나는대로 여행하지 않고 돌아오려고 왕복 티켓을 끊었습니다. 귀국 날짜 변동이 없을 경우 왕복티켓이 저렴하니 계획 잘 세우시길 바라요!
3) 짐싸기
저는 원래 10월 쯤에 겨울 옷을 집에서 택배로 받으려고 겨울 옷은 거의 챙기지 않고 짐을 쌌어요. 그런데 네덜란드에서 지내면서 옷을 사기도 했고, 굳이 필요한 물건이 없어서 따로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름, 가을 옷과 생활용품, 의약품만 챙겼습니다. 옷은 너무 많이 챙기실 필요 없어요. 네덜란드도 의류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해서 사 입는 게 나아요. 그리고 저는 생리대, 일회용 렌즈와 같은 소모성 제품 때문에 짐이 늘어났었는데, 생리대도 현지에서 사도 괜찮아요. 그리고 한식은 고추장, 햇반, 라면 정도만 챙겼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 아시아 마켓에도 고추장, 된장, 간장, 라면, 불닭볶음면 다 팔아요. 차라리 조미김이나 블록국, 카레 같은 간편식품 챙겨오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4) 보험
보험은 네덜란드 학교 측에서 꼭 들으라고 하는 Insuretostudy라는 보험만 신청하시면 돼요. 이것만 신청하시면 한국 보험 굳이 또 들 필요 없어요. 저도 현대해상과 Insuretostudy다 들까 하다가 네덜란드 학교에서 들으라고 하는 보험만 신청하고 갔어요.
5) 기타
영어공부 최대한 많이 하고 오세요! 특히 회화공부가 중요한 것 같아요ㅠㅠ 그래야 외국인 친구들 사귀기도, 수업 따라가기도 어렵지 않아요. 저는 영어가 많이 부족한 상태로 가서 초반에 힘들었습니다. ㅜㅜ
▶ 도착 및 수업
1) 픽업
픽업은 student housing holland 라는 숙소 업체에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으로 나와주었어요. 그리고 숙소까지 데려다 줍니다.
2) 오리엔테이션
OT는 학교에서 공지해줍니다. 특히 폰티스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지사항을 올리니, 자주 체크해주시는 게 좋아요. 학교에서 한 학기 일정, 성적 산출 방식, 수강신청 등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3) 수강신청
폰티스의 한 학기는 period 1과 2로 나뉘어요. 그리고 각 period에 최소 3개의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수강신청은 한국에서 하고 가고, 네덜란드에서 수강 취소 및 추가를 할 수 있습니다. 수강 정정은 크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다만, 수업 드랍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새로운 과목을 추가할 경우 자리가 없으면 안 될 수도 있어요!
4) 동아리
동아리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가 없었습니다. 학교 측에서도 동아리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5) 수업관련 (난이도, 튜터링, 공부방법 등)
수업은 전부 영어로 진행이 됩니다. 그리고 팀플과 발표가 많아요. 수업은 크게 어렵진 않지만, 과제 및 시험이 생각보다 까다로운 경우가 종종 있어요. 마지막에 시험을 보거나 과제 제출을 해서 성적을 내는데요, 통과하지 못하면 재시험을 보거나 과제를 제재출 해야 합니다. 수업이 어렵다기 보다는 팀플, 과제제출 및 시험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마냥 여유롭지는 않아요!
▶ 파견도시 및 학교생활
1) 날씨, 옷
8월, 9월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땀이 날 정도로 더워요. 그리고 10월 까지도 날씨가 좋은 날이 많아요! 그렇지만 10월에는 조금 쌀쌀하고, 11월이 되면서 추워지고 비도 많이 와요.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해가 쨍쨍하다 갑자기 비오고 바람부는 다채로운 날씨를 하루 안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해가 나고 하늘이 맑을 때 얼른 밖에 나갔다와야 해요! 그리고 12월, 1월에는 패딩 필요하구요, 특히 자전거를 타면 바람 때문에 많이 추우니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2) 기숙사 및 밀플랜 (시설, 금액 등)
기숙사는 따로 없구요, student housing holland 라는 숙소 업체를 소개해줍니다. 방은 3가지 타입으로 나뉘구요, 가격도 달라요. 저는 gold 방에 배정돼서 한달에 525유로 냈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방을 구하시면 훨씬 싼 가격에 구하실 수 있습니다. 직접 방을 구했던 다른 학교 친구들은 한 달에 40만원 정도만 내고 생활했었습니다. 물론 이 업체에서 한달에 2~3번씩 청소를 하러 오고, 자전거도 대여해주며 헬스장 카드도 줍니다. 그렇지만 청소에 대한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았구요(저희 집 뿐만 아니라 다른 집 친구들도요) 자전거를 새로 사는 비용도 그리 크지 않아요. 생활하는 내내 이 업체가 비싸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그러니, 이 업체만 알아보시지 말고 다른 방법을 통해서 직접 집을 구하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직접 구했다는 친구는 한국에서 네덜란드 집 구인 업체를 통해 알아봤다고 했습니다.
3) 학교 (전반적인 분위기, 위치 등)
Fontys는 네덜란드의 Tilburg 라는 소도시에 있는 학교입니다. Tilburg는 작지만 있을 거 다 있는 도시에요. 조금만 나가면 운하와 공원, 센트럼이 있어서 살기엔 좋은 동네입니다. 틸버그 구석구석을 돌아다녀보는 것도 추천해요!
학교까지의 거리는 집에 따라 다른데요, 저희 집에서는 자전거 타고 10분 정도 걸렸어요. 저희 집이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축에 속했습니다. 학교는 작아서 학교 안에서 이동하는 것은 별다른 어려움이 없습니다.
4) 교통
Tilburg 안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교통카드를 이용할 일이 거의 없을 거에요. 하지만 공항에 가거나, 아인트호벤, 유트렉 같은 옆 도시에 갈 경우에는 기차를 타야해요. 네덜란드는 교통비가 비싸지만, NS에 개인용 교통카드(personal OV chip)를 신청하시면 40% 할인된 가격으로 기차를 탈 수 있어요.
5) 물가
네덜란드의 마트 물가는 굉장히 저렴해요! 삼겹살 2줄에 2000원 정도 할 정도로 쌉니다. 그래서 매일 식재료를 사 요리를 해 먹는 일이 소중한 일상이자 낙이었어요. 그리고 생활용품이나 의류 물가도 한국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여느 유럽이 그렇듯 외식 물가는 비싸요. 그러니 요리 많이 해드시길 바라요.
6) 여행
유럽 교환학생의 가장 큰 장점은 여행이라고 생각해요! 네덜란드에서 벨기에, 독일, 파리는 버스나 기차를 타고 갈 수도 있어요. 물론 비행기 표도 싸구요. Fontys는 period 1과 2 사이, 그리고 2가 끝난 후 일주일 가량의 방학아닌 방학이 있으니 이 기간 이용해서 여행 잘 다녀오시길 바라요. 그리고 주말과 공강을 이용해서도 언제든지 여행을 갈 수 있으니, 마음껏 떠나시길 바라요!
▶ 파견 소감 및 교환학생 지원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저는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에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많이 망설였었습니다. 곧 4학년이기도 했고, 다른 친구들이 취업 준비에 바쁠 때 저는 놀러가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나기도 했어요. 비용도 만만치 않을텐데 교환학생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걸까 의심도 들었구요. 그렇지만 외국 생활 경험이 전혀 없었던 제게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열망과 궁금증이 다른 불안감들보다 컸고, 그래서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처음에는 영어도 못하고 사람, 환경 등 모든 것이 낯설어 힘들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니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었어요. 가족과 친구들만 내 옆에 있다면 여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별일없고, 한가로운 나라였습니다. 물론, 인종차별을 당하는 날에는 기분이 상했고 아플 때 병원도 제때 못가서 서러웠으며 운송업체(DHL)의 실수로 제 친구가 노트북을 잃어버렸음에도 모르쇠 일관하는 그들 때문에 화도 났습니다. 역시 외국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외국인으로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다는 것을 몸으로 실감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의 눈으로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 생활 환경, 그리고 사람들을 보며 이들은 왜 우리와 다른지, 이들에게 삶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여지껏 살아왔던 곳과 이 곳을 비교했을 때 왜 다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서도요. 무엇이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어떤 것이 나의 가치관과 기준에 맞고 안맞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환경에 뚝 떨어졌을 때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보며 나에 대해서 스스로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여러가지 이유를 대며 꾸며왔던, 혹은 싫어도 바꿔야 했던 내 자신이 아니라 진짜 내 속마음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에게는 어떤 것이 소중한지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를 아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아직 전부를 알지는 못했지만, 네덜란드에서의 시간이 나를 더 알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유럽에 대한 환상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교환학생을 갔어요.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는 생각으로, 외국 생활도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으로 외국에 나갔습니다. 겪어보니,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는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아요. 이 사람들도 다 같은 사람이구나, 우리와 비슷하구나 하는 면도 있는 반면,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들만큼 다른 생활방식과 사고방식도 존재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오히려 유럽에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좋은 곳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람들의 여유로움, 따뜻함, 자연의 아름다움, 예술과 미가 공존하는 유럽 곳곳의 도시과 풍경을 보며 낭만이 가득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푸른 나무과 하늘, 예쁜 집들을 보며 왜 유럽에 미술가들이 많은지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저라도 이런 곳에 살면 매일 그림을 그리고 싶겠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았거든요.
교환학생 가시는 분들 모두 각자의 추억과 경험을 쌓고 오시길 바라요. 저는 교환학생으로 지냈던 5개월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어요. 그 시간들을 통해 제가 많이 성장했고, 어쩌면 제 인생의 큰 반환점이 된 것 같기도 해요. 무엇보다 한국에서 힘들 때마다 꺼내볼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 와서 기쁩니다. 그리고 교환학생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여건이 된다면 꼭 다녀오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좋은 싫든, 각자에게 정말 큰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속대학불교대학
수학기간2018. 8~ 2019. 1
수학대학Fontys ACI
주전공불교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