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코로나 위기, 공포보다 자신감으로 맞서자

등록일 2020.04.02. 조회 623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과 더불어 경제 대공황의 두려움이 몰려오고 있다. 세계 증시가 요동치고 있고 유가도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우리의 항공업, 여행업, 소매업 등도 직격탄을 맞아 영세 상인 등의 삶이 위협을 받고 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에 이어 100조원 긴급자금 지원을 단행했다.

또 소득 하위 70% 가구에 대한 긴급재난지원금은 자영업자 등의 어려운 삶을 고려할 때 시의적절하지만 정책의 연계가 필요할 것 같다. 소득 상실 계층에 대한 지원은 심화시키되 직장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고용 유지 지원으로 돌렸으면 한다. 한미 통화스왑에 이어 한일 통화스왑도 곧 체결했으면 한다. 지금은 위기이고 공조가 필요하다. 서로를 용서하고 협력해야 할 때다.

그리고 경제 회복에 매진하자. 이 위기가 지나간 후 세계 각국의 경제 지형은 크게 달라져 있을 것만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삶이 새로운 트렌드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이 사스를 계기로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업체가 급성장한 것처럼 우리도 이런 분야의 발전이 예견된다. 지난 2월 택배업·운수창고업의 고용이 10만명 늘어나고, 온라인 매출액도 27.4%나 증가했다(3월 경제동향, 기획재정부). 재택근무, 교수님들의 인터넷 강의도 성업이다. 기술적으로는 오래전부터 가능했으나 우리의 고정관념과 습관 때문에 지연돼온 것이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제조업 종사자가 22개월 만에 증가한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반도체 호황 때문인데, 앞으로 산업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원격진료, 빅데이터 등 발전에는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우리 기업에 기회가 될 것 같고, 5G 등에 대한 적극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의 바이러스 진단키트는 세계가 선망하는 제품이 돼가고 있다. 위기가 기회인지 모른다. 새로운 산업 진출을 유도하기 위한 규제 완화를 계속 추진해가야 한다.

그리고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코로나19 공포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기승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정은 호전되고 있다. 완치자 수가 새로운 확진자 수를 훨씬 넘어서고 있으며 대부분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긴 줄에서 인내심 있게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 재활용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이 성숙해져 있다는 생각이 들고, 우리 의료 수준과 시스템으로 코로나19를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제부터 일상생활 속의 대응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업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완화해 경제활동을 보장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국내적으로도 격리, 폐쇄 등 바이러스 차단 방식은 공포감 등으로 경제활동에 많은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의료기관 폐쇄는 중증 환자 등을 위태롭게 한다.

그리고 개학을 계속 연기할 수도 없다. 확진자가 186명에 불과했던 메르스 때와는 다르다. 기저질환자나 고령자, 증증 환자에 대한 위생 관리와 치료에 보다 집중하자. 코로나19에 대한 과도한 공포에서 벗어나야 경제가 살아난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인지 모른다.

김상규 동국대 석좌교수·전 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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