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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여기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국제기구 진출 특강 여는 박경서 석좌교수

박경서 교수 

2015년 8월, 우리대학에서 세상이 주목하는 인연이 시작됐다. 대한민국 초대 인권대사를 지낸 박경서 씨가 다르마 칼리지 석좌교수로 임용된 것이다. 한국의 1세대 국제기관단체인이 지니는 화제성 자체도 있었지만, WCC(World Council of Churches, 세계교회협의회) 아시아 정책위원회 의장을 지낸 이가 불교 종립대학의 강단에 선다는 사실도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임용 이후 박경서 교수는 종교를 넘어 인권과 평화라는 인류보편적 가치를 학생들 마음에 심기 위해 활발히 강연에 나섰다. 작년부터는 국제기구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면담해왔는데, 올해는 그 규모를 늘려 한 학기 4차례의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4월 17일(월)에 열린 특강을 찾아가 박경서 교수를 만났다.

[매달 한차례 열리는 ‘콜로키움’]
4월 강의는 유엔 기구에 대한 상세한 이해와 평화∙인권의 개념 등의 내용으로 채워졌다. 박 교수는 UN의 조직과 발전역사, 운영원리를 먼저 설명했다. UN, 회원국가, NGO라는 세 개의 기둥이 함께 움직이는 운영원리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때때로 오해를 사기도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UN이 정한 인권의 기본 원칙을 짚었다. UN은 인권을 ‘정의’하지 않는데, 이는 시대의 변화발전에 맞춰 그 개념이 더욱 깊어지고 넓어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한다. 대신 인권이 추구해야 할 기본 원칙은 설정해 두었는데 「인권은 천부적이다, 인권은 불가양적이다, 인권은 만인이 누리는 가치다」가 바로 그것이다.

이날 특강에는 10여 명의 학생들이 자리했다. 첫 시간에 얼굴을 익혔는지 박경서 교수는 학생들과 하나하나 눈을 맞추며 인사를 건넸다. 각자 어떤 국제기구를 궁금해 하는지도 일일이 물어보는 모습이었다. 특강이 지향하는 수업형태는 서구의 대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콜로키움’이다. 콜로키움은 하나의 주제를 놓고 공동으로 토의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을 말한다. 박경서 교수는 대형 강의가 아닌 소수의 콜로키움을 통해 개별 맞춤형 상담을 진행한다. 구체적이고 상세한 로드맵도 제시한다.

“국제기구 진출을 목표로 한다면 석사학위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 채용과정에서 전공 자체보다는 현장경험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KOICA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봉사활동도 하고 이후 인턴으로 경력을 쌓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어와 함께 UN공용어 5개(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아랍어, 중국어) 중 하나를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국제기구 채용은 필기시험이 없고 면접만 있는데, 면접 기회가 왔을 때 자신만의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박경서 교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청춘 되어주기를]
강단에 선 여든의 교수는 수십 년이 지난 일의 정확한 연도, 수치, 과정을 기억해내는 등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활력 넘치는 모습이었다. ‘기억력과 건강을 유지하는 복(福)’ 그리고 이를 자라나는 후배들을 위해 써야 한다는 사명(使命)이 그로 하여금 우렁찬 목소리를 내게 했다. 커리어 설정 멘토를 자청한 그가 청년들에게 힘을 주어 강조하는 말이 바로 “방황하는 젊은이 일수록 더 좋은 결실을 맺는다”는 명제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라는 의미입니다. 일찍이 하나의 길을 정하고 매진하는 것도 좋지만 자칫 매진이 아닌 함몰, 즉 본인의 잠재력이나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을 모두 매몰해버리는 일이 될 수 있으니까요. ‘다섯 갈래의 길이 놓여있다’고 생각하세요. 이 가능성을 모두 품고, 시험하면서 나아가다 보면 구색과 상황이 맞춰지는 상황이 올 거예요. 그 때 한두 가지를 선택해도 늦지 않아요. 여러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과정에서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 역사의 한 가운데에 서야 했던 2017년의 젊은이들에게는 그리스어로 ‘기회’를 뜻하는 ‘카이로스’를 꺼내들었다. ‘위기는 기회다’ 위험이 있는 역사적 순간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를 바라다는 의미였다.

“군사독재 시절에 안 좋은 사건에 휘말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프로그램 책임자로 꽤나 힘든 시간을 보냈죠. 그런데 이 위기를 겪으면서 저는 가난한 사람들 편에 서야만 전 세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도 굳히게 되었어요. 교수를 그만두고 국제기구 진출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였죠. 삶을 완전히 바꿔놓은 결정이 된 건데, 오늘날의 청년들도 위기를 기회로 여기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한창 성장통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외신도 극찬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젊은이였다는 사실에 자긍심을 가지면서 말이죠.”

이번 학기에는 5월 22일(월)과 6월 19일(월), 두 차례 특강이 남아있다. 30년간 세계무대를 경험한 멘토가 동국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생생한 국제무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제2의 반기문∙강경화(현 UN 정책특별보자관)를 꿈꾼다면 특강의 문을 두드려 봐도 좋을 듯하다.


조진영 웹진기자(신문방송학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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