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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내년 예산안 ‘나눠먹기 구태’ 절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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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내년 예산안 ‘나눠먹기 구태’ 절대 안 된다

9월 1일 시작된 문재인정부 첫 번째 정기국회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이제 남은 건 예산처리다. 12월 2일이 법정시한이다. 처리시한은 며칠 남지 않았는데 여야 간 이견이 많아 제때 처리될지 알 수 없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정부안이 12월1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고 이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내년 예산안이 최종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예산도 국회가 정부 예산 수정안을 제출하는 형식으로 처리된 전례가 있다.

429조원 예산 중 170여 개 사업이 쟁점이다. 예산으로 치면 25조원 정도다. 예결위 예산조정소위가 막판까지 조율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50명의 예결위에서도 안 되고 15명의 예산소위에서도 타결이 안 되니 ‘예결위원장, 여야 간사, 기재부 차관과 예산실장’으로 ‘조정 소소위’를 구성해 타결을 시도한다. 우리 국회의 오랜 관행이다.

동시에 ‘소소위’가 원활하게 활동하도록 돕기 위해 3당 정책위 의장과 원내 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2+2+2 협의’도 함께 진행된다.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 등 예산부수법안과 3당이 각각 우선 처리했으면 하는 법안을 함께 논의해 예산처리의 물꼬를 틀 수 있기 때문이다. 3당의 정책과 국회 지도부 협상과정에서 정부여당이 중요하게 여기는 예산과 야권이 중요시하는 예산을 서로 맞바꿀 수도 있다. 이때 ‘쪽지 예산’이 횡행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좋게 보면 여야 간 타협이지만 ‘원칙 없는 누더기 예산’이 될 위험성이 있다. 사전 검토가 충분하지 못해 결국 예산낭비가 되거나 선심성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언론과 국회입법보조 기구, 그리고 시민사회의 감시가 필요한 대목이다.

국회의장도 “2+2+2 회담을 통해 예산 쟁점현안에 대해 신속히 합의를 이뤄 법정기한인 12월 2일 내 예산안 처리로 이어지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전망은 어둡다. 4300억원의 공무원 증원, 1조1000억원의 아동수당, 3조원의 최저임금 보조, 1조7000억원의 기초연금 인상 등이 걸림돌이다. 돈도 돈이지만 여야 정체성과 연결된 사안들이다.

여당은 예산안 원안통과가 원칙이다. 여당 원내대표는 “이번 예산은 문재인정부 1기의 예산으로서 지난해 촛불을 들고 나온 민심의 열망과 요구가 반영된 예산”이라며 “야당이 잘 살펴주는 것이 국민의 여망 속에 탄생한 문재인정부가 일하도록 도울 수 있는 길”이라고 한다. 반면 야권은 “오늘을 위해 내일을 희생시키는 나쁜 예산”이라며 대폭 삭감을 다짐했다. 나아가 “여당이 많은 것을 양보해줘야 한다”며 “문재인정부 1기 예산이라는 이유로 엉뚱한 예산을 눈감고 넘어간다면 국회가 제 직능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여당이 예산안 처리를 위해 협조를 기대하는 국민의당조차 공무원 증원과 일자리 안정기금에는 부정적이다. 벌써부터 바른정당과 함께 예산안 수정 동의안을 공동발의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막판에 몰려 예산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졸속심사, 부실심사, 나눠먹기 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다. 현재 내년 예산안에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올해보다 20% 삭감된 상태다. 적어도 올해 수준은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지방선거가 내년에 있는데 이럴 수는 없다는 말이다. ‘영남 홀대론’이니 ‘호남 홀대론’이니 하는 말이 나오는 건 결국 SOC 예산을 늘리자는 얘기다. 상임위 심사과정에서 국토교통위가 17조7159억원의 정부 SOC 예산을 20조838억원으로 2조3679억원 늘려 놓은 건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

선거를 앞둔 의원들에게 지역구 예산은 중요하다. 자신을 뽑아 준 지역에 대한 현직의원의 ‘자랑스러운’ 업적이다. 사람들도 우리 지역에 얼마나 많은 예산을 가져왔는지를 통해 의원의 영향력과 능력을 가늠하는 게 현실이다. 의원들에게 ‘예산 따오기 활동’을 하지 말라는 건 무리한 요구일지 모른다. 하지만 하더라도 명분 있게 해야 한다. 국민대표로서의 역할과 지역대표로서의 역할을 조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양자가 충돌한다면 국익을 우선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게 대의제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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