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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청년수당이 불붙일 지자체 간 복지 전쟁

곽채기 동국대 사회과학대학장·행정학 ☞ 언론사 기사 바로보기
[조선일보]청년수당이 불붙일 지자체 간 복지 전쟁

노인수당, 육아수당 등 '직접적 이전지출' 형태의 복지사업은 수당을 받게 되는 국민에게는 매력적이다. 선출직 정치인들이 이런 선택적 복지 항목 늘리기에 정성을 쏟는 것은 혜택을 받는 국민이 환영하고 그만큼 정치적 지지 기반 확대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정치적 선택 과정을 거치는 예산 결정은 다양한 메뉴의 복지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전지출 방식의 복지 프로그램은 수혜자의 시각에서 다다익선(多多益善)일 수 있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세금에서 지출되는 것일 뿐 아니라 정부 재정 운영의 경직성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존재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청년 세대도 새로운 복지 프로그램 개발의 타깃이 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대학생 반값 등록금에 이어 이번에는 청년수당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청년 실업이 심화되면서 일부 지자체가 청년 구직자를 위해 매월 일정 금액을 청년수당으로 지급하는 사업을 들고나왔다.

현재 서울시를 포함하여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청년수당의 정착 여부는 우리나라의 향후 복지 제도 발전과 구조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앙정부의 표준화된 복지 시스템과는 별개로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선택적 복지 항목을 가동할 수 있는지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서울시와 같이 재정 여력이 있는 지자체만 추진할 수 있는 선택적 복지 서비스가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제도화될 경우, 지자체의 재정력에 따라 시민에게 제공되는 복지 서비스 수준의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되며 혜택을 받는 지자체 주민(청년)과 그렇지 못한 지자체 주민 간의 지역적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이다. 특정 복지 서비스 혜택을 기대하고 특정 지역으로 해당 서비스 수요자가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복지 서비스의 국가적 표준화라는 기본 원칙을 존중하면서 지역별 차별화를 어느 정도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또한 특정 복지 수요 계층을 대상으로 한 선택적 복지 서비스를 지자체가 재량껏 개발하는 활동을 제한 없이 허용할 경우, 지자체 간 복지 서비스 확충 경쟁이 촉발될 것은 자명하다. 청년수당처럼 수혜 대상 집단이 분명하고, 정치적 선택이 집단화될 수 있는 프로그램은 그럴 가능성이 더욱 높다. 그렇게 되면 지방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건전성이 훼손될 것이다. 특히, 지자체의 재정 압박이 심해지고 있고, 저성장으로 인해 지방재정 확충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복지 서비스 개발→재정지출 수요 증가→지방재정 압박 심화 및 재정 위기 발생→중앙정부에 대한 추가적인 재원 이전 요구'의 악순환 구조가 형성될 위험성이 높다.

서울시 등이 주도하는 청년수당 도입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와 정치적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청년 실업 해소는 국가적 차원의 해결 과제이지 결코 지역적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 실업 해소와 연계된 청년수당 프로그램 개발을 지역적 어젠다로 정의하고, 이를 지자체가 주도하는 것은 효과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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