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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통진당 세력 위장 총선 출마…우롱당한 대한민국 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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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통진당 세력 위장 총선 출마…우롱당한 대한민국 헌법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을 위헌정당으로 해산하고 그 소속 국회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는 정당은 결코 헌법으로 보호할 수 없음을 천명하고, 앞으로도 이와 같이 유사한 목적과 활동을 행사하는 정당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헌법적 명령을 명백히 한 것이다.

통진당 해산 1년 반이 지났지만, 간판만 내렸을 뿐 통진당에서 반헌법적 활동을 주도한 핵심세력과 잔당세력들은 아직 건재하며 20대 총선에 대거 출마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헌법재판소에서 통진당을 폭력혁명으로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정당이라고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사법처리 받은 사람은 한명도 없다. 사법당국(검찰, 경찰)의 직무유기가 현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자유민주연구원과 바른사회시민회의는 4일 프레스센터에서 통진당세력 총선 출마의 반헌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대한 입법 보완 등 관련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긴급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는 토론 자리에서 “헌재의 결정으로 위헌 정당이 해산되어도, 현행 실정법에는 위헌정당 소속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내지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 선출직 공무원의 신분이나 자격에 대하여 명문의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회는 헌재 결정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위헌정당 소속 의원들의 자격상실에 관하여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대의제 민주주의 정신을 살려 통진당 위헌정당 해산이후 소속 의원이나 당원들에 대하여 일정한 제한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 글은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의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구 통진당세력 총선 출마의 반헌법성과 그 대책에 관한 토론문

Ⅰ. 문제의 제기

근대 시민혁명 이후 등장한 입헌주의는 지배계급에 의한 자의적 권력행사를 통제하기 위하여 등장하였다. 그 이후 정치적 권력은 규범적 헌법의 통제 아래에 놓이면 서, 헌법은 국가권력의 존재형태와 그 행사의 출발점이며 정당성의 원천이 되었다. 시이예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제3의 계급인 시민계급은 헌법제정권력으로 국가 작용의 전면에 등장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모든 시민이 정치의 전면에 나설 수 없다는 헌법현실로 인하여, 대의제 민주주의는 차선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만 시민은 선거제도를 통하여 그들의 대표를 선출하고 위임계약을 통하여 통제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정당은 그런 와중에 이익집단의 정치세력화에 편승하여 등장하였다.

19세기를 거치면서 정당은 국민의 정치참여를 위한 수단으로 다듬어졌고, 그 결과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사적 정치결사체임에도 그 공적 기능을 인정하여 헌법으로 편입하였다. 우리나라 헌법 제8조도 그런 역사적 전개과정을 거친 정치적 결사체의 산물이다. 누구나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헌법현실로 인하여 정당의 기능과 역할은 나날이 확대되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현실에서 독점적 폐해도 나타났다.

독일의 나치스는 정당 폐해의 역사적 실례이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연방공화국이 헌법을 제정하면서 위헌정당해산심판을 헌법재판의 하나로 신설하게 된 원인을 제공 하였다. 이 이후 상당수의 국가는 정당해산심판제도를 도입하였고, 우리나라도 1960년에 이어 1987년 개정헌법에서 헌법재판의 하나로 정당해산심판을 규정하였다.

1988년 헌법재판소가 설립되어 가동에 들어가면서 위헌법률심판이나 헌법소원심판과 같은 헌법소송이 물밀 듯이 청구되었다. 그렇지만 20년이 넘도록 정당해산심판은 한 건도 헌법재판소에 청구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3년 정부는 통합진보당에 대하 여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였고, 약 1년에 걸친 공방 끝에 통진당은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였다는 사유로 위헌정당이 되었고 해산되었다. 헌법재판소는 통진당 해산과 함께 소속 국회의원에 대하여 자격상실을 선언하였다. 그런데 위헌정당의 강제해산에 수반되는 소속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의 자격상실은 실정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어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정당해산심판을 만들었던 독일의 경우 1952년 사회주의제국당(SRP)에 대한 위헌결정을 하면서 소속 연방의원과 주의원에 대하여 자격상실을 함께 결정하였다. 독일도 당시 소속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아 논란을 야기하였지만, 위헌 정당의 의원들이 의원직을 유지한다면 실질적으로는 그 정당이 존속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아 상실을 결정하였고, 그 이후 이에 관하여 실정법에 명문의 규정을 두어 논란을 종식시켰다.

우리 헌법재판소도 통진당 해산결정 당시 소속 국회의원직을 상실시키면서 독일과 같은 논리를 전개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독일의 경우 연방의원 뿐만 아니라 주의원 등 선거를 통하여 선출된 의원들에 대하여 그 직을 상실시켰지만, 우리나라는 지방의원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헌재의 결정에서 지방의원이 제외되면서 구 통진당 소속 지방의원의 자격에 대한 논란이 야기되었다. 이에 선관위는 “비례대표 지방의회 의원이 소속 정당의 합당· 해산 또는 제명 이외의 사유로 당적을 이탈한 때에서는 퇴직된다”라고 규정한 공직 선거법 제192조 제4항에 근거하여 비례대표 지방의원에 대해서만 퇴직 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여기서도 지역구로 선출된 지방의원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헌재와 선관위의 태도 및 법규정의 미비로 2015년 전주지법에서는 구 통진당 비례 대표 지방의원이 낸 퇴직 처분 취소소송에서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려지기도 하였다.

Ⅱ. 구 통진당세력의 총선 출마 문제

헌재는 2014년 통진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해산결정을 하였다. 이와 함께 구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의 자격도 상실시켰다. 정당 법 제2조는 정당에 대하여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라고 규정하였다.

이렇게 정당은 국가의 최고규범인 헌법과 정당법을 통하여 법적 지위를 보장받고 있다. 정당의 법적 성격에 대하여 과거 사법부는 사법상의 사단이라고 하였고, 헌재는 법인격없는 사단 이라고 하였다. 정당의 발전과정을 보면 정치적 사적 결사체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현대 법치국가에서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이며, 정치적 세력으로 선거를 통하여 국회에 진출함으로써 국정에 참여하여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정치적 단체이다.

정당이 선거에 참여하여 국회의원을 배출하면 국정에 참여하게 된다.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정당의 활동이 보장되는 것은 정당이 헌법질서를 준수한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헌법은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준수하지 않는 정당에 대하여 강제해산 제도를 규정하여 헌법을 스스로 보장하고 있다.

통진당 해산사건에서 보듯이 정당의 활동은 정당구성원들의 활동에 다름 아니다. 특히 정당의 핵심구성원인 소속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의 활동이 정당활동을 규정짓는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 헌재나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소속 의원들의 자격을 상실시킨 것은 그들이 정당의 필수기관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권한쟁의심판에서 헌재는 국회의원을 하나의 헌법기관 내지 국가기관으로 인정하여 당사자능력을 부여하였다. 즉 위헌정당 소속의 의원직 상실은 법리상 당연한 귀결이라 보아야 한다.

헌재의 결정으로 위헌 정당이 해산되면 그 정당의 대표자 및 간부는 해산된 정당의 강령 또는 기본 정책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정당을 창당하지 못하고, 이는 정당법 제40조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현행 실정법에는 위헌정당 소속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내지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 선출직 공무원의 신분이나 자격에 대하여 명문의 규정이 없다.

국회는 헌재 결정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위헌정당 소속 의원들의 자격상실에 관하여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은 지역구든 비례대표이든 주권자인 전체 국민을 대표한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정신을 살려 위헌정당 해산이후 소속 의원이나 당원들에 대하여 일정한 제한을 법제화해야 한다. 이것이 대의제 민주주의에 합치된다고 본다.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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