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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원 칼럼(유럽)] 4화-전시와 함께한 런던에서의 수업 마무리

어느덧 런던에서의 수업은 끝을 향해있었고 계절도 바뀌어 겨울옷을 한국으로 보내야 할 시기가 와버렸다. 여전히 비는 자주 오지만 해가 많이 길어진 덕분에 밤에도 활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듯 보인다.

활동량이 가장 많았던 수업 Arts Practice in Educational, Cultural and Community settings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다. 이름도 긴만큼 새롭고 다양한 경험들이 가장 많았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그 동안 수업에서 다루었던 재료들을 사용해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주제를 작업으로 진행한 뒤 학년별 전시로 끝맺음을 짓는다. 수업 중 방문했던 미술관중 V&A Museum에서 한국 작가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는데,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었다. 전시는 한국의 도자예술 아티스트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 중 모두가 눈여겨 본 김주리 작가의 작품은 우리나라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나타난 한식에 양식이 더해진 주택건물을 소재로 한 작품이었다. 한국인 학생이 혼자였던 터라 교수님께서 간단한 질문을 하셨다. “이런 형태의 집이 지금도 남아있니?” 내 시선 속 한국은 아파트 고층빌딩이 대부분이었기에 단독주택은 사라져 가는 추세라고 대답했다. 신기하게도 교수님께서 한국미술에 관심이 많으셔서 오히려 한국작가에 대한 소개와 간단한 역사를 배우는 특별한 시간이 됐다. 덕분에 다른 학생들도 한국에 흥미를 느끼는 듯 해서 괜시리 뿌듯했다.
  
▲런던 대표갤러리 중 하나에 전시된 김주리 작가의 작품

V&A Museum 뿐만 아니라, Tate, National gallery 등 영국은 거의 모든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들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고흐나 모네의 그림들, 고전부터 현대미술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장소는 흔치않지만 이곳에서 그런 갤러리들은 사람들의 쉼터가 될 만큼 접근성이 용이하다. 혼자 관광객들에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같은 장소를 찾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나는 날씨가 좋을 때마다 작은 갤러리들 문을 두드리는 것에 취미가 생겼다. 번화가 골목골목에 숨겨진 작은 사설 갤러리들은 직접 노크를 하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런던에서 갤러리들만 표시되어있는 지도. 중심가의 작은 갤러리에서 받았다.

골드스미스 교내에서도 재학생들의 전시는 잦다. 예술전공자들이 많아서인지 학교 곳곳에서 여러 장르의 전시가 진행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워낙 글로벌한 학교인지라 외국인 학생들의 작업은 주로 그들 고향이나 어린 시절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았다.

▲교내 전시중 인도풍 패턴이 돋보였던 학생의 작품

나 또한 타지에 머물러서인지는 몰라도 평소에는 잘 다루지 않던 한국의 미와 역사에 대해 찾기 시작했다. 숨겨진 나의 애국자 면모를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결국 한국 도자예술 전시에서 영감을 받아 도자기를 택했다. 학교에 있는 재료나 장비들은 시간약속을 하면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는데 재료가 풍부해서였는지 실험적인 기법도 시도해보았다. 비교적 빨리 끝낼 수 있었기에 일본인 친구인 마이의 스크린 프린트를 도와주기로 했다.

▲겉모양은 기와집으로, 색은 알록달록한 내 작품. 가마에 구우면 어떤 색이 나올지 모르지만 일단 칠을 했다.

▲가마에 구운 뒤 결과물

▲앞치마를 입고 열심히 프린팅 작업을 진행 중인 일본인 친구 마이

실기수업은 부끄럼이 많은 나도 친구들과 빠르게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서로 도와 작품이 완성되고 나면, 벽에 못 박고 위치를 정하는 디스플레이도 자신의 몫이다. 사실 동국대학교에서도 매 전시마다 같은 과정을 밟는데 다 같이 한날 한시에 모이는 것과 달리 이곳은 좀더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분위기였다. 그렇게 혼자 있게 된 아무도 없는 갤러리에 첫 번째로 작품을 걸게 되었다. 다행히 조교인 Rose가 옆에서 도와줘서 외롭지 않게 설치할 수 있었다. 그동안 어떻게 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왔는지 기록한 드로잉북과 작품 설명을 함께 놓아 사람들이 보게끔 하였다. 다음날이 오픈식이였으나 사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 점이 너무 아쉬웠다. 선후배들도 참석하고 지인들을 부르기도 해서 사람들이 참 많았다고 한다. 전시로 학기를 마무리해서 좋았던 점은 다른 학생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고 우리의 노고라면 노고였을 한학기의 과정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게끔 하여 더욱 뿌듯했다는 것이다.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나 보석 같은 하루하루를 보낸 교실을 떠나려니 발걸음이 무거웠다.

 

웹진기자 해외통신원(15학번 서양화전공 원선진/Goldsmiths College, University of London 교환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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