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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윤리가 만들어낼 따뜻하고 알찬 사회를 꿈꾸는 ‘작은윤리실천연구회’

불교학부 허남결 교수 인터뷰

‘윤리’란 무엇일까?
이 질문에 선뜻 답을 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딱딱하고 어려운 개념을 떠올릴 것이다. 학생들의 경우, 고등학교 시절 윤리와 사상을 공부하며 외웠던 옛 성인(聖人)들의 말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도 있다. 분명 우리 삶에 필요한 존재라는 걸 알지만 거리감이 느껴지는 ‘윤리’. 불교학부 허남결 교수는 이를 두고 “결코 복잡하거나 책에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 생활 속에서 이것만은 안 해야지 혹은 꼭 해야지, 라는 다짐 그 자체가 윤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 학기에 한 번씩 윤리를 전공하는 대학원생, 다양한 전공을 가르치는 여러 학교의 교수들과 함께 ‘작은윤리실천연구회’의 소식지를 만들며 사람들이 윤리를 한층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작은윤리실천연구회’는 일상에서 느낀 갈증에서 비롯되어]
‘작은윤리실천연구회’는 윤리학을 전공한 허남결 교수가 ‘우리 생활 속 작은 윤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번 해보면 어떨까’하는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어느덧 소식지는 9년 넘게 발행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윤리는 다 안다고 생각해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거나 나쁜 짓 하면 안 된다는 거 다 알죠. 하지만 타인이 잘 실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합리화시키고는 해요. 자연스레 상식적이거나 윤리적인 생각은 깊이 있게 하지 않으려 하고요.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문화, 품성 면에서는 아직 채워나가야 할 점이 많은 거죠.”라고 말했다.

[아주 작은 생각부터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문화 필요]
허남결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불성 사나운 일들은 결국 아주 작은 생각부터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하지 않은 데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보니 아닌 것에 대해서는 용기 내어서 아니라고 하기도 어렵고요.”라고 했다. 필자도 공감이 가는 대목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자유로운 생각을 이야기하면 맞거나 틀렸다고 규정짓는 환경 때문에 말을 하고 싶어도 속으로 삭히던 게 어느덧 습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허남결 교수는 “그래서 소식지 윤리(실천)연구회보 앞에 ‘작은’을 붙였어요. 실천도 괄호에 넣었고요. 공자처럼 큰 이야기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일상생활에서 모두 아는 작은 부분이지만 무심코 넘기던 부분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이를 저희의 다양한 목소리로 환기시켜주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그 생각이 이것만은 지켜야겠다는 다짐을 통해서 좋은 방향의 실천으로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겨 있어요.”라고 했다.

[최근엔 ‘미투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다음 회보에는 ‘갑질’에 대해 다룰 생각]
허남결 교수는 앞선 말들을 반영하듯 윤리의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의 시의적 문제를 주로 다룬다. 가장 최근에 발행된 2018년 3월 10일 회보에서는 ‘미투 운동’을 다뤘다. ‘다양한 양식으로 드러나는 성폭행 행위 이면에 담긴 의미를 숙고하고, 미투(Me Too)라는 용어에 어떤 의의가 있는지’에 대한 토론, 존 스튜어트 밀의 저서『여성의 종속』에 대한 소개가 담겨 있었다. 다음 회보에서는 오랜 시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갑질’에 대해 다룰 생각이라고 했다. ‘작은윤리(실천)연구회보’는 매 학기 600부 가량 교수들과 교직원들에게 배부하고 있다. 자비로 충당하는 만큼 발행할 수 있는 양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매달 1천 원 씩 힘을 보태주는 분들도 있는데 소식지 발행과 작은 윤리 실천의 현장을 방문할 때 사용된다고 했다. 허남결 교수는 그 이상의 금액은 작은 윤리 실천의 의미를 해칠 수 있어 사양한다고 했다.

[공감대를 넓히다 보면 더 알차고 따뜻한 사회 만들 수 있을 것]
그는 최종 목표에 대해 “저는 세상에 불현듯 큰 위인이 나온다는 건 환상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사람들의 아주 작은 발상이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 아니겠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갖고 있는 심성은 여리고 착하다고 생각해요. 공감대를 넓혀 가면 지금보다 훨씬 더 알차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기회가 되면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홈페이지도 개설할 예정이라고 했다.

소식지를 전달하고 난 뒤 사람들로부터 잘 읽었다거나 공감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주제를 생각한다는 허남결 교수의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생각과 말에만 그치지 않고 ‘작은윤리실천여연구회’의 주체자가 되어 꾸준히 실천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그가 진정으로 더 나은 사회를 꿈꾼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력을 작은 실천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누구보다 큰 실천이었다. 부디 그의 바람대로 작은 윤리들이 모여 따뜻하고 알찬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거나, 소식지를 읽어보고 싶다면 small.ethics@gmil.com으로 문의하면 된다.

웹진기자 오수진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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