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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을 빛낸 동국대의 자원봉사자들을 만나다

이정현, 김애리, 이주연, 김서현, 장수연 학생 인터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겨울의 꿈처럼 아름다웠던 올림픽에서 세계의 선수들이 강원도 평창에서 펼친 감동적인 경기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그 꿈을 완성시키는 데 가장 든든한 바탕이 되었던 건 1만 5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은 경기장 곳곳에서 올림픽이 진행될 수 있도록 힘썼다. 영국의 BBC는 평창올림픽 최고의 스타로 자원봉사자를 꼽았고,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은 대회 폐막식 연설에서 한국어로 “자원봉사자 여러분들의 헌신에 감사합니다”라는 특별한 인사를 남겼다. 자랑스러운 자원봉사자 중엔 우리 동국대학교의 학생들도 있었다. 동국대학교를 대표하여 평창동계올림픽을 빛낸 다섯 명의 학생을 직접 만나 보았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정현 : 영어통번역학전공 16학번 이정현입니다.
애리 : 국제통상학전공 14학번 김애리입니다.
주연 : 영어영문학전공 15학번 이주연입니다.
서현 : 불교학부 김서현 17학번입니다.
수연 : 영어통번역학전공 장수연 16학번입니다.

-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어떤 업무를 담당하셨나요?
정현 :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의전’을 맡았어요. 의전 대상은 올림픽패밀리라운지의 올림픽 패밀리들이었어요. 올림픽패밀리는 주로 세계 각국의 VIP분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애리 : 평창 휘닉스 파크에서 ‘도핑 컨트롤’을 담당했어요. 제가 직접 도핑 테스트를 하는 건 아니었고 하루에 통지할 인원을 보고받으면 해당 선수들에게 통지해서 도핑 검사실로 안내하는 일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코치나 선수들을 감시하고 통역을 했어요.
주연 : 평창 메달 플라자에서 ‘의전’을 했어요. 의전 대상은 메달을 수여하는 IOC 위원들이었어요. 선수들의 시상식 차례가 되면 IOC 위원들을 안내하는 일이었어요.
서현 : 알펜시아 올림픽 파크의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EVS’를 했어요. ‘EVS’는 event service의 약자인데요, 관객분들이 경기장에 들어올 때부터 셔틀을 탈 때까지 안내를 하는 일이었어요. 올림픽파크에서 내리면 바이애슬론 경기장까지 거리가 꽤 멀거든요. 환영 인사와 길 안내, 여러 주의 사항들을 말했어요.
수연 : 평창 휘닉스 파크에서 ‘의전’을 했어요. 올림픽패밀리라운지 뿐만 아니라 휘닉스 파크에서도 메달 수여식이 진행되어서 그때에도 의전을 했어요.

(자원봉사자의 업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된 평창올림픽 자원봉사) 

-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활동에 지원하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정현 : 저는 고등학교 때 인천 아시아 게임에서 통역 봉사를 했었어요. 그때의 기억이 정말 좋았어서 이번 평창 올림픽 때도 해보고 싶었어요.
애리 : 올림픽은 우리 역사에 남을 세계적인 행사잖아요. 참여 자체로 뿌듯할 것 같아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훗날 제게도 아이가 생긴다면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았고요.
주연 : 원래 올림픽 보는 걸 굉장히 좋아했어요! 때마침 방학 기간이고 시간도 한가해서 제가 좋아하는 걸 해보고자 지원하게 되었어요.
서현 : 올림픽이 워낙 큰 국제 행사이다 보니까 사실 살아 있을 때 자국에서 열리기 힘든 경기잖아요. 그래서 꼭 해보고 싶었어요. 운이 좋게도 선발이 되었는데 처음엔 제가 지원했던 의전에 배정을 받았어요. 그래서 17년도에 두세 번 정도 의전 교육까지 받았죠. 그런데 최종 직무를 EVS로 배정받았어요. 솔직히 처음에 최종 직무를 봤을 때엔 그만둬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어요. 잘 알려지지 않은 종목이기도 했고 설상 종목이라 엄청 춥다고 해서요. 하지만 막상 가면 재미있을 거라는 믿음 하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 믿음은 옳았고요. (웃음)
수연 : 올림픽은 정말 세계적인 축제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봉사활동은 일정 기간 동안의 시간이 필요한데 대학생 때 아니면 참여하기가 어렵겠더라고요. 나중에 일을 하면 시간을 따로 내기가 힘드니까요.

(평창올림픽을 성공에 이끌기 위해서 자원봉사자들의 수많은 노력이 있었다)

- 자원봉사활동 중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으신가요?
정현 : 올림픽패밀리존에는 여러 나라의 국왕, 왕세자, 공주들이 많이 왔어요. 하루는 모나코 국왕이 왔었어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레이스 켈리의 아들이시잖아요.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그래서 부탁을 드려서 함께 사진을 찍게 되었어요. 그 자체만으로도 좋았는데 제게 모나코를 좋아해 줘서 고맙다며 직접 뱃지를 주셨어요.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요.
애리 : 휘닉스 스노우파크에서 우리나라 이상호 선수가 은메달을 따던 순간이 잊혀지질 않아요. 두 선수가 빨간색 코스랑 파란색 코스를 나눠 타는 경기였는데 파란색 코스가 상대적으로 불리해서 늘 빨간색 코스를 타는 선수가 이기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상호 선수가 준결승에서 파란색 라인을 탔는데도 역전을 했어요. 결승전에서도 파란색 코스를 타게 되었지만 무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요. 근무 중이었지만 경기를 눈앞에서 보는 기쁨에 정말 행복했어요. 설상 종목이 유럽이나 북미쪽에서 강한 거에 비해 우리나라엔 잘 알려져 있지 않다보니 감동이 더 컸던 거 같아요.
주연 : 메달 플라자에 있다 보니 뭉클한 시상식 현장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시상식 리허설을 위해 저희가 종종 시상대 위에 올라서고는 했어요. 시상대 위에 올라서면 제가 우승한 선수가 된 것처럼 신기했어요.
서현 : 제가 담당했던 바이에슬론 경기는 외국인 관중분들이 많이 오셨어요. 근무 초반엔 한국어와 영어로만 인사를 하다가 나중엔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까지 하게 되었어요. 핀뱃지 교환하는 재미도 쏠쏠했고요. 그리고 숙소를 6명이 썼는데 저를 포함한 2명만 한국인이고 4명은 외국분들이었어요. 많이 친해져서 함께 K팝 노래를 부르거나 한국 음식들 먹으면서 직접 문화 전파를 하니까 뿌듯했어요.
수연 : 야간 근무를 서는 날이었는데 에어리얼 스키 경기에서 러시아 선수가 심하게 넘어졌어요. 에어리얼 스키는 설상 위의 서커스라고 불릴만큼 멋진 동시에 위험하기도 하거든요. 그때 국가별로 앉아있는 관중들이 다함께 걱정하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어요!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한 마음으로 선수가 다치질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거든요. 

- 가장 보람찼던 순간/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정현 : 앞서 말했듯이 올림픽패밀리라운지 의전은 VIP분들을 상대하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그 안에도 레벨이 나뉘어져 있어서 VIP마다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달랐어요. 하지만 VIP분들은 늘 최고의 대접을 받는 데 익숙한 분들이잖아요. 몇몇 분들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좌석에 안내를 받으면 납득하지 못하시더라고요. 제 영어 발음을 갖고 꼬투리를 잡거나 갑질을 하는 분들을 상대할 때는 좀 힘들었어요. 그래도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제가 힘들어 보인다고 핀뱃지를 주시거나 따뜻한 말로 고맙다고 해주신 분들이 계신 덕분이었어요.
애리 : 본격적으로 도핑 컨트롤 근무를 시작하기 전부터 적어도 휘닉스 파크 안에선 도핑에 걸리는 선수가 한 명도 나오면 안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올림픽 기간 동안 휘닉스 파크 안에선 도핑에 걸린 선수가 한 명도 없어서 뿌듯했어요. 힘든 건 없었어요.
주연 : 올림픽이 진행되는 내내 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 도로 곳곳이 막혔어요. IOC 위원분들도 메달플라자까지 제시간에 못 오실 때가 종종 있었어요. 그때 저희가 유연하게 안내를 한 덕에 시상식 문제 없이 제대로 진행되는 걸 볼 때 보람찼어요. 그리고 덕분에 시상식을 잘 마쳤다며 고맙다고 해주실 때 힘이 났죠.
서현 : 경기장마다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제한적이다 보니까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어요. 워낙 추운 날씨이다 보니까 왜 기다려야하냐면서 화를 내실 때면 좀 힘이 빠졌어요. 그대로 퇴장하실 때 인사하면 밝게 받아주시면서 너무 추운데 고생 많다고 손난로를 손에 꼭 쥐어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끝까지 웃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수연 : 휘닉스 파크가 언덕에 있다 보니까 상당히 경사져있었어요. 올림픽패밀리라운지는 그 언덕의 중간부에 있었고요. 그쪽으로 안내할 때면 왜 여기로 데려가냐면서 짜증을 내는 분들이 계셨어요. 하지만 경사가 심해서 죄송하다고 하면 ‘그게 네 잘못은 아니지 않냐’면서 핀뱃지를 주고 가는 분들도 계셨기에 끝까지 힘을 낼 수 있었어요. 가장 힘들었던 건 야간근무를 선 다음 날 곧장 아침 근무를 서야 할 때였어요. 야간 근무를 서면 보통 1시에 끝나서 숙소에 가면 새벽 2시 30분이었어요. 그런데 다음 날 아침 경기 근무면 정말 일찍 일어나야 했거든요.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선수와의 기념촬영은 덤!)

-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봉사활동을 하기 전과 후에 변화가 있나요?
정현 : 확실히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어요. 세계 각지의 다양한 사람을 한 번에 만난다는 게 쉽지 않은 경험이잖아요. 그분들을 위해 일하는 것도요. 그렇다 보니 제가 한 걸음 더 발전한 것 같아요.
애리 : 솔직히 봉사 활동을 많이 해보지 않아서 올림픽 전엔 걱정도 했어요. 원래 지원했던 게 도핑테스트도 아닌데 돈을 한 푼도 안 받으면서 과연 애정을 갖고 일할 수 있을까, 싶었죠.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정말 돈 주고도 못 사는 경험을 한 것 같아요.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면 급여나 물질적인 걸 떠나서 더 많이 배울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다양한 국적을 가진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요.
주연 : 평창동계올림픽에 가기 전에는 주변에서 이번 봉사 환경이나 여건이 좋지 않다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 고민을 했어요.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막상 가보니까 평창에 가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계적인 대회에 내가 직접 참여해서 일조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힘든 것보다 뿌듯한 게 더 많이 남더라고요. 휴무 날에는 경기도 보러 갈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서현 : 이젠 외국 사람들을 봐도 좀 더 쉽게 말을 걸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이 저를 보고 되게 밝아졌다는 소리를 했어요.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수연 : 평창 올림픽에 머무는 동안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이나 정신은 굉장히 편안했어요. 함께 지내는 사람들과도 즐거웠고 무엇보다 올림픽 그 자체만 생각하면 되었으니까요. 애써 다른 것들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걱정이 없었어요. 학교에 다닐 때면 신경 쓸 것들이 많잖아요.
애리 : 맞아요. 정신적으로 맑아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올림픽 자체에만 집중해서 일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 평생을 하라고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또 휘니스 파크의 슬로프는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얗잖아요? 그것도 한몫을 한 것 같아요.(웃음)

- 끝으로 ‘내게 평창올림픽은 OOO이다’를 한 문장으로 표현해주신다면요? 
주연 : 내게 평창올림픽은 ‘안 했으면 후회할 경험’이다.
애리 : 내게 평창올림픽은 ‘잊지 못할 순간’이다. 
정현 : 내게 평창올림픽은 ‘좋은 경험’이다.
서현 : 내게 평창올림픽은 ‘글로벌 인재로서의 도움닫기’이다.
수연 : 내게 평창올림픽은 ‘학창 시절 때 같은 느낌’이다.

사진 촬영과 함께 진행된 인터뷰 당일,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부득이하게 비 내리는 야외에서 촬영을 해야 했지만 학생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추운 날씨에서도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갖고 일했을 동국대의 학생들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소중하고도 멋진 경험을 바탕으로 각자의 자리에서도 빛나는 사람으로 거듭나길 응원해본다.

 


오수진 웹진 기자 (국어국문.문예창작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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