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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1-02 / 조회수 : 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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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인터뷰] “지성인 양성은 기본, 사회진출까지 돕는 게 대학의 구실”
[한겨레] 2016년 9월 12일자

동국대학교 한태식(보광) 총장 인터뷰
개교 110주년 맞으며 변화 시도
인성 갖춘 학생 선발 뜻으로
‘학교장 추천 전형’ 늘리고
범죄학 전반 다룰 경찰사법대 출범

일·학습 병행사업 통해 취업 지원
대학이 졸업 뒤 먹고살 길 열어줘야
평가지수 위해 수업 망가져선 안돼


동국대학교 한태식(보광) 총장 
8월29일 동국대 총장실에서 만난 한태식(보광) 총장은 “고교 성적이 높지 않더라도 학교가 원하는 인성 등을 갖춘 학생들이 수시모집에 많이 지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국대학교를 향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학교는 지난해 한태식(보광) 총장 부임 이후 변화가 많았다. 1906년 개교해 올해 110주년을 맞는 학교는 경찰행정학과를 경찰사법대학으로 승격했고, 재학생 모두 소프트웨어 과목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는 제도 등을 만들었다. 얼마 전에는 평생교육단과대학단 사업도 통과됐다. 재학생뿐 아니라 동국대 진학을 생각하는 예비 수험생과 학부모들도 관심을 기울일 만한 내용이다. 한편 학교 안에서는 총장 논문 표절 문제, 단식 농성을 해오던 학생이 무기정학을 받은 일 등으로 논란도 일었다. 지난 8월29일 동국대 총장실에서 한 총장을 만나 입시, 교육과정, 취업, 학내에 불거진 논란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봤다.

-2017학년도 수시모집이 시작됐다. 올해 수시에서 어떤 학생들이 지원했으면 하나?

“학교 교육 모토가 ‘참사람’, ‘열린 교육’이다. 참사람이란 ‘진실한, 의리 있는, 자기 소신을 가진’ 사람이다. 불교 건학이념이 있는 학교라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학생인지도 중요하게 본다. 고교 성적이 높지 않더라도, 학교가 원하는 인성을 갖춘 학생들을 수시에서 많이 선발하려고 한다. 학교장 추천 선발 인원을 크게 늘린 것도 이런 이유다.”

-올해 경찰행정학과를 경찰사법대학으로 승격했던데 배경이 뭔가?

“경찰행정학과는 50년 역사를 지닌 학과로,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됐다. 그런데 국가에서 경찰대학을 만들어 경찰 간부를 양성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단순히 경찰 간부만을 양성하는 학과가 아니라 범죄 과학수사와 테러 방지, 교정, 경찰행정 등 4개 분야의 융합 인재를 양성하자는 뜻을 모았다. 경찰사법대학이 나온 이유다.”

-지난 5월 발표한 ‘2018학년도 입학전형 주요사항’을 보면 전체 모집 정원의 50%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고, 대신 학생부교과전형을 폐지하기로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학생부교과전형도 내신 성적만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다양한 활동에 대한 평가가 어렵다. 학생들의 다양성을 입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폐지하게 됐다. 고교를 신뢰하자는 차원에서도 폐지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렇게 해야만 고교 수업이 더 정상화되고 사교육 의존도 낮아진다고 본다.”

-앞으로 학령인구가 많이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해 대학들이 학과 구조조정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동국대는 어떤가? “인위적으로 학과 구조조정 등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단과대학별로 학과 구조조정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권유는 하고 있다. 단과대학별로 학과 평가를 철저히 하면서 관련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구조조정의 첫발은 학과 통폐합이 아니라 교수 채용이라고 본다. 예컨대 얼마 전 한국화 교수를 채용할 때 한국화 전공자로서 영상매체 활용이 가능한 사람을 선발했다. 지난해 기계로봇과 교수를 채용할 때도 수술용 로봇을 개발한 사람을 선발했다. 이렇게 응용 융합 및 융통성에 적합한 교수를 뽑아야 학문이 변화하더라도 따라갈 수 있다고 본다.”

-올해부터 재학생이면 누구나 소프트웨어 과목 수강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이런 제도를 만든 이유가 뭔가?

“18년 전 ‘전자불전불교문화콘텐츠연구소’를 만들면서 아이티(IT)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17년 동안 연구소장을 하면서 정부 예산을 100억원 이상 받았다. 불교만으로는 정부 예산을 신청했을 때는 한 푼도 받지 못했지만, 불교문화 콘텐츠로 변경하면서 정부 예산을 받게 된 것이다.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인문계열에서도 소프트웨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올해부터 전교생한테 의무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게 했다. 지난 4월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으로 선정되어 향후 6년간 최대 106억원의 자금도 받았다.”

-학교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으로 ‘다르마칼리지’라는 것도 유명하던데.

“불교에서 ‘진리’라는 뜻의 ‘다르마’를 붙여 만든 1학년 교양 필수 과정이다. 우리 학교에 입학하면 1학년 때 인성교육 차원에서 명작 고전 100권 읽기를 해야 한다. 또 일주일에 한 시간씩 ‘자아와 명상 수업’을 통해 명상 시간을 갖는다. 오로지 앉아서 명상하며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예를 들어 ‘오늘은 어머니를 가장 슬프게 했을 때를 생각하면서 명상하자’고 하면 우는 학생들이 많다.”

-취업이 대학의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대학과 취업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학이라는 곳이 과거에는 지성인을 키워주는 것으로 끝이 났었다. 하지만 지성인으로 키워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먹고살 길을 마련해주지 못한다면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소송을 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본다. 이런 마음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취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재학생 취업을 돕기 위해 장기현장실습형(IPP) 일·학습병행제 사업을 통해 6개월씩 기업체에서 근무하게 하고, 이를 학점으로 인정해 졸업에 지장이 없게 하고 있다. 기업체에서 근무 학생을 마음에 들어 하면 바로 취업하게 지원한다. 또 학생들한테 기업가 정신을 심어주고 재학 시절 창업 경험을 해보도록 돕고 있다.”

-언론의 대학 평가가 대학 서열화를 초래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해온 거로 알고 있다.

“대학은 당연히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평가지수를 높이기 위해서 학교 교육이 망가져서는 안 된다. 한 예로 국제화 평가지수를 높이기 위해 우리 학교 강의의 26%를 영어로 한 적이 있다. 과목 수로는 700과목이나 됐다. 이때 불교학과 학생들이 ‘영어 때문에 도(道) 못 깨닫겠다’는 현수막을 써 붙였다. 우리말로 해도 불교가 어렵다고 하는데 그것을 영어로 했으니 얼마나 어려웠겠나. 평가에 연연해서, 그 지표에 맞추기 위해서 교육이 부실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지난해 총장의 논문 표절 문제로 논란이 많았는데.

“논문 문제에서 100% 완벽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동안 발표한 논문만 150여 편, 저술 번역이 20권이다. 그러다 보니 부주의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내 연구 분야는 정토학이고, 이걸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근세 불교 내용 중 백용성 스님 부분에서 자기표절 문제가 불거져 곤란했었는데 그분의 생애를 4번에 걸쳐 언급하다 보니 중복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는 모두 주석으로 밝혔다. 또 27년 전 발표한 박사 논문 중 반야심경, 산법에 대한 언급도 표절 논란이 있었는데 이 두 가지는 불교학에서 누구나 다 인용하는 게 관례다.”

-표절을 비롯해 학내 문제로 단식 농성을 하던 학생이 무기정학을 받은 것 때문에 논란도 일었다.

“학생 징계는 총장의 논문 표절 문제를 제기하면서 단식 투쟁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지난해 총학생회 선거 때 1만3천명의 학생 개인 정보가 담긴 명단을 가져갔다가 반납하지 않고 무단 파기해서 처한 조치다. 학칙과 학생준칙에 따라 징계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단식 투쟁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평생교육단과대학단 사업(이하 평단사업)을 두고서도 교수협의회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교수협의회 회장이나 총학생회장도 대학평의원회에 들어와 이견 없이 심의·통과시켰다. 학생회운영위원회에서도 7월31일 성명서를 통해 평단사업이 학내 구성원에게 해가 되지 않고 이로울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화여대 문제가 생기니까 반대하는 것은 진실하지 못하다고 본다. 이화여대는 야간 학과 운영 경험이 없지만, 우리는 그동안 꾸준히 야간 학과를 운영했었다. 지금도 국제통상학부에서 고졸 재직자를 선발하고 있다. 평단사업 하기에 우리 학교만큼 위치가 좋은 곳도 없다고 본다. 고교 시절 사정이 있어서 대학 진학을 놓친 사람들을 거두어주는 것이 불교 정신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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